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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10일 오후 국방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관련 사항 보고를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병주 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2023.8.10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10일 오후 국방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관련 사항 보고를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병주 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2023.8.1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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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10일 자신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특정인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문자를 보내 해병대 수사단의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조사 결과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신 차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대전 출장 중 이동통신사 기지국에 가서 3일 치(7월 30일~8월 2일) 휴대전화 문자 수발신 내역을 발급 받았다"면서 김 사령관과 문자를 송수신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차관은 "필요하다면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김 사령관과 세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조사 결과를 수정해 다시 보고하라거나 혐의자나 혐의 사실을 빼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신 차관은 김 사령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종섭 장관이 해외출장을 가니, 갔다 온 다음에 (보고서를 민간 경찰에)이첩하라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령관에게 세 차례 전화한 이유에 대해서는 "장관 지시가 전달됐으면 그 지시에 대한 이행이나 복명이 있어야 하는데 정상적이지 않아서 확인하는 차원에서 세 번 전화했다"고 부연했다.

신 차관은 '해병대 수사단 보고를 결재했다가 하루 만에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이유'에 대해선 "(고 채 상병과) 함께 수색하던 초급 간부들조차도 수사 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장관이) 신중한 검토를 지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해병대 1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관련기사: 민주·정의 "해병대원 순직 수사에 대통령실 개입? 밝혀내겠다" https://omn.kr/255oj).

박 대령이 지목한 외압 의혹 당사자는 국방부 차관

앞서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을 조사했던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사고 조사 결과 보고서와 관련해 특정 인물을 혐의자 명단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 보낸 사람으로 신 차관을 지목한 바 있다.

박 대령 측은 김 사령관이 신 차관이 보내온 것이라며 "장관 귀국시 (보고서를) 수정해 다시 보고해라, 혐의자 및 혐의사실을 빼라, 죄명을 빼라, 해병대는 왜 말을 하면 안 듣냐"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여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 7월 19일 경북 예천에서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이를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은 같은 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채 상병 소속 부대인 해병 1사단장 등 8명에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해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해병대 수사단장 박 대령은 다음 날 내려진 국방부의 '이첩 보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지난 2일 자체 조사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이에 군은 박 대령이 명령을 어겼다며 수사단장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장관의 보고서 이첩 보류 지시에 대해 "장관이 각 군의 구체적인 사건을 직접 통제는 못 하지만 해병대 사령관을 통해 지시할 권한은 있다"면서 "수사단장은 사령관의 지휘를 받아야 할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대령 측은 법률적으로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군사법원법은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 국방부 장관은 각 군 참모총장과 국방부 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하고, 각 군 참모총장은 소속 검찰단장만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태그:#고 채수근 상병, #해병대 수사단, #신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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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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