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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낙동강 변 둔치에 여름꽃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 안동 낙동강과 금계국 안동시 낙동강 변 둔치에 여름꽃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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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사이에 안동시 낙동강 변에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노란색 황금물결이 강물과 함께 출렁이면서 여름 초입에 닥친 무더위가 한결 누그러진다. 게다가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 강변길 자전거 타기가 수월하다.

황금색 금계국은 안동시 낙동강 변 길 양쪽 30km 구간에 활짝 피었다. 노란 금계국과 파란 잔디, 이름 모를 풀이 어우러져 말 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또 금계국과 함께 데이지도 활짝 피어 진노랑 금계국과 하얀 데이지 꽃이 대비가 된다.  
    
안동 낙동강 변에 황금빛 금계국과 하얀 데이지가 대비를 이루고 피었다.
▲ 금계국과 데이지 안동 낙동강 변에 황금빛 금계국과 하얀 데이지가 대비를 이루고 피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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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은 여름꽃이다. 국화과로 6월부터 8월까지 황금색 꽃을 피우고 30~60cm 줄기를 갖고 있어 바람에 흔들리며 산책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꽃말은 '상쾌한 기분'이다. 데이지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흰색의 '설상화'와 노란색의 '두상화'가 있다고 한다. 꽃말은 '평화'와 '순진', '미인'이다.

원산지가 북아메리카 남부인 금계국은 얼마 전부터 지역마다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된다. 대부분 안동시 낙동강 변처럼 강변이나, 도로 화단 등에서 금계국을 쉽게 볼 수 있다. 산책 나온 시민이나 운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면서 반응도 좋다.    

그런데 금계국 주변에 있어야 할 꿀벌이 보이지 않아 좀 이상하다. 큰 꽃을 둘러싸고 '윙윙' 거리며 날던 꿀벌이 없다. 어쩌다 한두 마리가 보일 뿐 군무를 펼치면서 내는 '윙윙'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꿀벌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사실인 모양이다.
 
금계국이 만개했지만 꿀벌은 거의 실종상태이다. 어쩌다 한두 마리만 보인다.
▲ 금계국과 꿀벌 실종 금계국이 만개했지만 꿀벌은 거의 실종상태이다. 어쩌다 한두 마리만 보인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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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박사는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농작물 1/3 정도가 곤충의 꽃가루 수분을 통해서 생산되며 그중 80%가 꿀벌의 수분 작용으로 농작물이 수확된다고 한다. 꿀벌은 그만큼 우리에게 소중한 곤충이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한해 사이 많은 꿀벌이 사라졌다고 한다. 응애류와 같은 해충이나 농약, 새로운 병원균 발생, 이상기온 등 기후변화로 꿀벌이 사라져 봄 개화기에 수분용 곤충을 구하지 못해 과수농가의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수십만 포기의 금계국이 핀 안동시 낙동강 변도 마찬가지다. 꿀벌이 보이지 않는다. 황금빛 금계국이 바람에 흔들리며 유혹해도 꿀벌이 오지 않는다. '꿀벌은 금계국을 싫어하나?' 할 정도로 꿀벌을 찾기가 힘들다. 어쩌다 한두 마리가 보이는 수준이니 어쩌나?
 
안동시 낙동강 철교밑 자전거길에도 금계국이 만개했다.
▲ 안동 낙동강 철교와 금계국 안동시 낙동강 철교밑 자전거길에도 금계국이 만개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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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벌의 날인 5월 20일을 앞두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함께 발표한 보고서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을 찾아보니 더욱 심각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 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꿀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벌은 아까시나무, 밤나무, 유채 등 다양한 밀원식물의 꽃꿀과 꽃가루를 섭취해 면역력을 강화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천연 꿀의 약 70%의 원천이 되는 아까시나무의 노령화 등으로 인해 한국의 밀원 면적은 지난 50여 년간 약 32.5만 ha가 사라졌다. 밀원식물의 급감은 꿀벌의 영양 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꿀벌은 기생충인 응애, 농약 및 살충제, 말벌 등 피해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그 결과 최근 141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는 등 꿀벌 군집 붕괴 현상(CCD)이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밀원 면적 30만 ha로 확대 ▲국유림·공유림 내 다양한 밀원 조성 ▲사유림 내 생태계 서비스 제공 조림의 직접 지불 확대 ▲생활권 화분 매개 서식지 확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 설립을 꿀벌 폐사의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
▲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보고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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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와 안동대가 제안한 밀원 면적 30만 ha는 축구장 42만8500개라고 한다. 꿀벌 집단 폐사를 막으려면 이와 같은 크기의 꽃밭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 곳에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다양한 방법을 찾아 밀원 화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봉 산업법상 밀원식물은 매실나무와 동백나무 등 목본 25종과 유채와 해바라기 등 초본 15종이다. 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변이나 자투리 정원, 도시 옥상 공간, 베란다 등에도 꽃을 많이 심어야 한다.

특히 꽃향유, 금잔화, 과 꽃, 기생초, 구절초 등이 권장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도심 속 공원이나 건물 지붕, 버스 정류장 등에도 정원을 조성해 밀원식물을 심어 꿀벌을 보호한다고 한다.
 
안동시 낙동강 변에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 낙동강 금계국 안동시 낙동강 변에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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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 금계국이 황금 물결을 이루면서 사람들에게는 좋은 안식처와 볼거리가 되고 있다. 한 마디로 눈이 시원하고 꽃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낀다. 하지만 꿀벌이 보이지 않는 현실은 우리를 암울하게 한다.

지금부터라도 꿀벌을 살리는 다양한 방안을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도 찾아야 한다. 유채꽃은 물론 봄, 여름, 가을 등 계절마다 많은 꽃을 피울 수 있는 식물을 심는 것은 물론 해충을 잡고, 이상기후를 막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도 공개합니다.


태그:#안동 금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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