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_황금가면 김동률 황금가면 앨범커버

▲ 김동률_황금가면 김동률 황금가면 앨범커버 ⓒ 뮤직팜


김동률이 4년 만에 '황금가면'으로 돌아왔다. 김동률식 발라드를 기대했던 대중들에게 낯선 곡이지만 김동률은 이 곡을 통해 그만의 방식으로 '2023년'을 위로하고 응원한다.  

'황금가면'은 곡의 구성이나 방식이 익숙한 김동률 음악과는 다르다. 개인 앨범에서 보여줬던 음악 색보다는 이적과 함께 했던 '카니발'의 음악이 생각나는 곡이다. 약 4년간의 침묵을 끝내는 곡으로 익숙한 발라드가 아닌 색다른 곡을 선택한 것 자체가 김동률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김동률의 색다른 시도의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가 있었다. '황금가면'이 공개된 날 4년 만의 침묵을 깨고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소회를 밝힌 김동률은 '이 시기를 겪지 않았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곡'이라며 의욕을 상실하고 무엇을 노래해야 할지 모르는 시기에 이 곡을 제작하며 스스로도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황금가면'은 기승전결이 확실한 곡의 구성 답게 뮤직비디오를 함께 감상하면 곡의 메시지가 더욱 분명해진다. 조우진이 주인공으로 열연한 황금가면의 뮤직비디오는 '뉴노멀'의 시기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의 애환을 휼륭한 음악과 연출로 표현했다. 

이 곡의 핵심 소재인 '황금가면'은 1990년대까지 유년시절을 보냈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파워레인저 같은 '슈퍼전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1절에서는 악당들을 무찌르는 '황금가면'을 쓴 히어로들을 따라했던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2절과 브릿지에서는 그러지 못한 현실 속에서 '낡은 가면'을 다시 보며 황금가면의 마음 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자고 선언한다. 

노래는 시대를 반영한다. 최근 유튜브에서 일본 시티팝의 대표곡인 마츠바라 미키의 'Stay with me'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들은 이 곡을 들으며 경험해보지 못한 일본의 경제적 황금기인 1980년대를 떠올린다. 

유래없는 팬데믹을 끝내고 맞이하는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다. 어깨가 쳐지는 일이 유독 많은 2023년 직장인들에게 김동률은 우리는 황금 가면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가 품고 있는 야망을 이뤄낼 수 있다고 응원한다.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중단된 행보의 시작점을 음악으로 찍고 싶었다는 김동률의 재개의 첫 걸음은 누구의 컴백보다 시의적절한 소식이지 않을까.
황금가면 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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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축구, 음악을 사랑하는 회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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