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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사실상 핵공유' 발언과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의 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사실상 핵공유' 발언과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의 말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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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워싱턴 선언' 이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리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시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획기적'이라고 강조한 '워싱턴 선언'이 나온 직후에 나온 발언이라 대부분의 언론은 '사실상 핵공유'라는 말에 의미를 뒀다. 그러나 미국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 정부가 워싱턴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하는 데 동의하느냐'라는 한국 특파원의 질문에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은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사실상 핵공유로 보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에드 케이건 국장은 "핵공유에 대한 정의는 핵무기 통제와 관련이 있다"며 "'워싱턴선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통령실이 핵공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말할 순 없지만 우리 정의로는 핵공유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에드 케이건 국장의 발언이 한국 언론에 보도된 이후,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와중에 백악관 측에서 반박성 발언이 나온 것이라 대통령실의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당은 "사실상 핵공유, 대한민국 국민 보호할 절대무기"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 대통령께서 연일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는 단연 워싱턴 선언 채택이다. 기존 확장억제에 비해 훨씬 더 진일보한 것으로 한미군사동맹이 핵동맹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워싱턴선언은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미국이 타국과 핵공유 관계를 맺은 것은 1966년 나토가 처음이고 이번 대한민국이 두 번째다. 그러나 1968년 NPT 출범 이후로 기준을 한다고 하면 대한민국이 첫 번째 국가이다. 워싱턴 선언은 북핵 위협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할 절대무기가 될 것이다" (신원식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워싱턴선언의 핵심은 3핵이다. 핵협의그룹 설립과 핵문서 공개, 핵잠수함 한반도 전개 강화 가시성 증대다. 특히 핵문서는 사실상 최초의 '핵공유선언문'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여당 인사들은 '사실상 핵공유'라며 '워싱턴 선언'을 획기적이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할 절대무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러나 에드 케이건 선임국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답변을 회피하거나 한 발 물러섰다. 

한국과 다른 외신의 '워싱턴 선언' 평가
 
워싱턴선언 관련 CNN 보도
 워싱턴선언 관련 CNN 보도
ⓒ CNN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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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이 '사실상 핵공유'를 비중 있게 다루고 여당이 외교성과를 자축하는 동안 해외 언론은 '워싱턴 선언'을 우리와 다르게 평가했다.  

미국 CNN은 "백악관은 한국을 안심시킬 방법을 찾는 데 수개월을 썼다"며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피하고 싶어했다"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싱턴 선언이) 한국을 안심시킬 수는 있지만,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미국은 한국이 독자적인 핵능력(핵무장)을 획득하려는 외도할 위험을 선제적으로 잘 제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은 핵 사용 의사결정에 한국 참여를 허용했지만, 전기차, 반도체 수출 규제는 양보하지 않아 한국 기업은 힘든 입장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워싱턴 선언'이 '사실상 핵공유'라고 주장했지만 외신은 한국의 자제 핵무장을 막는 수단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은 귀국 이후 또다시 '독자 핵무장' 여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사실상 핵공유, #김태효, #윤석열, #외신, #환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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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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