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제르소의 힐킥 시도가 헛발질로 무산되는 순간

70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제르소의 힐킥 시도가 헛발질로 무산되는 순간 ⓒ 심재철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 울산 현대를 홈으로 불러들인 9위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전반전을 거의 버리는 카드로 허비했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후반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웬만한 축구팬들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이었으니 강팀 울산이 그대로 두고 볼 리 없었다. 시작 후 10분도 안 되어 골을 터뜨리고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총공세를 펼 때는 좀처럼 빈틈을 내주지 않으며 든든한 수비벽을 세운 것이다. 아무리 실력 차이가 나더라도 1골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뜻이 실현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게임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가 25일(화)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3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을 1-0으로 이기고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홍명보 감독, 최단 기간 50승 기록

지난 토요일 게임을 뛰고 며칠 쉬지도 못했으니 양팀은 핵심 선수들 일부를 빼고 뛸 것을 결정했다.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중원의 핵 신진호와 유능한 수비수 델브리지가 아예 선수 명단에도 올라오지 않았고 간판 공격수 에르난데스와 제르소, 수비수 김동민은 후보 선수였다. 울산 현대도 간판 골잡이 루빅손을 아예 데리고 오지 않았고 주민규는 후보 선수였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이 게임을 끝내고 포항(30일 오후 3시, 스틸야드)으로 떠나야 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해도 전반전은 5326명 홈팬들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했다. 울산 수비에 막힌 천성훈의 슛(38분)이 거의 유일한 공격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반전을 버리는 카드처럼 날려버린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달리 울산 현대는 이 흐름을 예상한 듯 가둬 놓고 두들기기 시작해서 비교적 쉽게 결승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강윤구가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도 마크맨이 전혀 없었고 마틴 아담의 헤더 슛(9분 30초) 골 순간에도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 김연수가 뒤늦게 따라붙어 팔을 휘저을 뿐이었다.
 
 27분, 울산 현대 설영우의 얼리 크로스를 인천 유나이티드 민성준 골키퍼가 다리로 막아내는 순간

27분, 울산 현대 설영우의 얼리 크로스를 인천 유나이티드 민성준 골키퍼가 다리로 막아내는 순간 ⓒ 심재철

 
전반 39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FC 왼쪽 날개 공격수로 역할을 바꿔 나온 김도혁의 아찔한 패스 미스로 울산 현대가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를 잡기도 했다. 보야니치가 노마크 왼발 대각선 슛을 노렸지만 그 공은 민성준이 몸을 날린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문 왼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예상했던 것처럼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두 팀 모두 핵심 선수들 둘이 한꺼번에 들어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에르난데스와 제르소가, 울산 현대는 이청용과 엄원상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전반전과 거의 반대 양상이 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이 게임 슛 기록 대부분을 쏟아냈고, 울산 현대가 이를 막아내기 위해 겹수비 라인을 비교적 촘촘하게 세웠다.

64분에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첫 번째 유효슛이 울산 현대 골문으로 날아들었다. 여름의 프리킥을 수비수 오반석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조현우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듬직하게 쳐낸 것이다. 85분에는 민경현의 왼쪽 오른발 크로스가 미드필더 이동수의 머리로 정확하게 날아와 또 하나의 유효슛 기록을 남겼는데 아쉽게도 조현우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 잡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제르소의 뒤꿈치 슛(70분)과 에르난데스의 반원 안쪽 직접 프리킥(83분) 기회도 있었지만 실제로 골에 근접하지는 못했다. 박병진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리고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중 일부가 초록 그라운드에 드러누울 정도로 힘을 다 썼지만 자기들보다 한 수 위의 팀을 상대로 후반전만 겨냥해서는 실속을 챙기기 힘들다는 것을 절감할 뿐이었다.
 
 83분, 인천 유나이티드 에르난데스의 직접 프리킥 순간

83분, 인천 유나이티드 에르난데스의 직접 프리킥 순간 ⓒ 심재철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은 이 승리로 2021년 3월 1일 감독 부임(울산 5-0 강원 FC) 이후 최단 기간(786일) 50승을 거두는 뜻 깊은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 강원 FC를 이끌고 있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800일 기록을 2주 앞당긴 것이다.

리그 9위 자리마저 위태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오는 30일 오후 3시 2위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기 위해 스틸야드로 찾아가야 하며, 1위 울산 현대는 같은 날 오후 7시 5위 광주 FC를 호랑이굴로 불러들인다.

2023 K리그1 결과(4월 25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0-1 울산 현대  [득점 : 마틴 아담(9분 30초,도움-강윤구)]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김도혁(46분↔제르소), 천성훈(46분↔에르난데스), 김보섭(83분↔김민석)
MF : 민경현(89분↔정동윤), 이동수, 여름(72분↔문지환), 김준엽
DF : 오반석, 권한진, 김연수
GK : 민성준

울산 현대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마틴 아담
AMF : 바코(77분↔조현택), 에사카 아타루(46분↔엄원상), 강윤구(46분↔이청용)
DMF : 이규성(89분↔박용우), 보야니치(65분↔김민혁)
DF :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설영우
GK :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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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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