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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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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55)씨는 장애인 인권 운동가다. 장애인 인권센터인 화성장애인누릴인권센터 대표인 이경희씨를 지난 22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안경 너머 또랑또랑한 눈빛의 그는 담담히 기자에게 인권운동을 하기까지 인생사를 풀어냈다. 녹음을 하는 기자에게 몇 번이고 되물었다. "이런 내용까지 기사화되는 건 아니죠?" 

이경희 대표는 3세 때 고열로 찾아간 병원에서 예방접종 주사를 맞혀 지체장애를 갖게 됐다. 그는 25세가 되기까지 학교도 못 가고 집에만 있었다. 어느 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게 된 노틀담 장애인 기술 교육원에 가게 된 것이 그의 첫 독립이었다. 

"초중고를 다니지 못해 배움에 한이 많았다"던 그는 화성장애인야학에서 중고등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현재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대학 공부가 쉽지 않지만 재밌어요. 두 딸도 현재 대학생인데, 저까지 포함하면 우리 집에는 대학생만 3명이죠. 둘째 아이가 초등학생 때 엄마가 장애인이라고 왕따를 당했어요. 그때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며 인권교육을 진행하길 요청했어요."

이경희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 진학할 때마다 학교에 가서 장애인 인권교육을 했다. 그는 "아이들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졌어요. 물론 바로 인식 개선이 되기 쉽지 않다는 걸 느꼈죠. 아이들만 교육하는 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부모 대상 교육도 진행돼야 한다고 학교에 건의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이나 인권 교육 등은 1회 차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 그다. 

"연 1회의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바로 달라지지 않아요. 그런데 유치원은 달랐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학부모 대상 인식개선 교육이 적어도 년 2회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경희 대표에 따르면 현재 장애 발생률은 중도 장애가 거의 90%에 달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이 변화돼야 하는 이유다. 화성 야학에서 교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 이동권, 인식개선, 인권 활동을 펼치던 그에게 화성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도시다. 

2009년, 화성시 동탄으로 이사 온 그가 서울까지 인권강사과정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편의시설 조사일도 하면서 다니다가 2012도 쯤에 우연히 장애인 야학을 알게 됐다. 검정고시 보려고 준비하던 차에 야학을 알게 됐고, 야학에서 공부를 하다가 교장도 맡게 됐다. 

"화성시 장애인 인구는 3만 명이 넘는데, 이동약자 이동권이나, 보행권 등이 좋은 편은 아니에요"라고 말한 그는 최근 화성시 교통약자 이동센터 운영상 허점도 지적하며 공론화했다. 

그가 퇴근할 때 밤 10시경 화성시 장애인 콜택시를 불렀으나, 24시간 운영한다던 콜택시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페이스북 및 성명서 발표와 언론의 기사화 끝에 그는 화성도시공사로부터 공식적 사과와 유관기관 및 행정과의 간담회를 이끌어냈다.

화성시는 계획 신도시가 많음에도 여전히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교통약자에겐 넘어야 할 장애물이 곳곳에 있다. 그가 장애인야학 교장을 그만두고 화성장애인누릴인권센터 대표로 집중하는 이유다. 

"저는 25년 만에 처음 나왔는데, 50세가 넘어서 사회에 처음 나온 장애인 분도 만났어요.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서 더 인권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어요. 사회는 이토록 눈부시게 발전하고 달라지는데, 장애인 인식이나 인권은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게 화가 나고 억울해요." 

이경희 대표가 화성장애인누릴인권센터를 중심으로 해야 할 일은 크고 거대하다. 비상근 사무국장 1인과 대표 1인의 사무국이지만 그가 그리는 미래는 찬란하다. 

"화성장애인누릴인권센터는 보다 지역에 집중하고 화성시에 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사회적 차별이 없는 도시가 되는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우선 장애인 인권 감수성 교육과 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장애인에게 전문적 일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장애, 혹은 장애인의 장애를 팔아서 후원을 받고 사업을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장애인이 사업 이용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화성지역에는 장애인 단체가 9개 이상입니다. 그 안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제대로 자신의 권리를 누리고 있는지 또 아직도 집안에서만 있지는 않은지 그 9개의 단체 대표님들은 더 세심하게 지역의 장애를 겪고 살아가는 시민들의 인권을, 권리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니버설 디자인 모니터링을 중점으로 할 계획입니다. 화성은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가 최초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화성시는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인만큼 더욱더 모든 시설을 정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빠른 발전만큼 시민의식 수준도 향상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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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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