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던 대전 하나 시티즌이었다.
 
11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3라운드 대전 하나 시티즌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는 양 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두며 각각 승점 1점을 얻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몰아쳤던 대전, 하창래의 퇴장까지
 
전반 시작과 동시에 대전은 포항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주세종이 지난 인천과의 경기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며 전력 공백이 우려됐던 대전이었지만 난적 포항을 상대로 시종일관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정을 떠난 포항은 대전에 밀리며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특히 포항 전술의 핵심인 김종우-오베르단이 대전의 투톱 신상은-티아고에 막히며 중원에서 경기를 풀지 못했던 포항이었다.
 
결국 전반 32분 포항에게 대형사고가 터지게 된다. 캡틴 하창래가 퇴장을 당한 것이었다. 수비진영에서 집중력을 잃었던 하창래는 돌진하던 이현식을 잡았고 VAR 끝에 퇴장을 당했다. 
 
하창래 퇴장 이후 경기는 대전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모든 진영에서 중심을 잃은 포항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버티기 시작했다.
 
포항은 전반 하창래의 퇴장 이후 육탄방어로 대전의 공세를 막아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제카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수비 진영으로 깊숙하게 눌러앉아 대전의 공격을 막아냈다. 결국 대전은 육탄 방어를 펼친 포항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며 전반을 마무리 지었다.
 
효과적으로 대전을 막았던 포항

후반 시작과 함께 대전은 선발로 나섰던 신상은을 벤치로 부르고 지난 경기 멀티골을 작렬시킨 김인균을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포항 역시 선발로 나섰던 완덴손을 빼고 신광훈을 투입하며 수비적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포항은 전반과 동일하게 최전방에 위치한 제카를 제외하고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깊숙하게 내려 앉은 4-4-1 전형을 취하며 대전의 공격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중원에서 강력한 수비력으로 대전의 공격을 저지한 오베르단-김종우가 시종일관 대전의 이진현과 이현식을 괴롭히며 중원에서 풀어 나오려는 대전의 공격을 방해했고 이는 확실하게 성공한 모습을 보여줬다.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고영준과 정재희 역시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대전의 공격에 대응했다.
 
김기동 감독은 후반 63분 고영준과 정재희를 부르고 김인성과 김승대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대전이 득점을 위해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자 뒷공간 활용 능력이 출중한 김인성과 김승대를 투입함으로 인해 공격과 수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비책을 꺼낸 셈이다.
 
이 비책은 완벽하게 먹혀들었다. 중원 장악력을 잃은 대전은 측면과 수비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허비했고 득점을 위해 유강현, 김인균, 공민현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기동 감독의 비책에 대전은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며 결국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경기 종료 직후 대전 월드컵 경기장은 야유와 격려의 박수로 가득찼다. 경기 종료 바로 직후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야유 세례가 있었긴 했으나 이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대전 서포터즈는 선수들에게 "괜찮다 다음에 이기면 된다"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포항 서포터즈 역시 최선을 다해 승점 1점을 획득한 포항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에게 큰 박수와 함께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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