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랭킹 1위의 클래스를 입증한 경기였다. 홈 팬들의 성원에 '대표팀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금메달로 화답했다.

박지원은 11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 출전, 2분17초7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서 열린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서 금메달을 따낸 박지원이 1위를 확정한 이후 환호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서 열린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서 금메달을 따낸 박지원이 1위를 확정한 이후 환호하고 있다.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남자 1500m 최강자다웠던 박지원

올 시즌 월드컵 1~6차 대회서 박지원은 계주 종목을 포함해 무려 1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는데, 특히 1500m서 금메달 5개과 은메달 1개을 획득했다. 무려 5번이나 정상에 오를 정도로 기분 좋은 기억이 많은 종목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홍경환(고양시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결승에 오르지 못한 반면 준결승에서 조 선두로 레이스를 마친 박지원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레이스 시작 이후 그가 맨 앞으로 치고 나가자 남은 선수들도 하나 둘 앞으로 나왔고, 박지원은 한때 5위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9바퀴를 남기고 다시 속도를 올리더니 앞으로 나온 이후에는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다. 밀린 게 아니라 박지원의 '완급조절'이었다. 6바퀴를 남긴 시점부터는 선두 자리를 탈환해 '지키기'에 돌입했다.

2위권에서 추격하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 등의 맹렬한 추격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박지원은 점점 속도를 올렸다. 선두를 지키며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온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이날 오전 남자 500m 패자부활전 출전을 포기하는 대신 자신의 주종목에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박지원은 대회 마지막날인 12일 남자 1000m, 남자계주 5000m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서 열린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서 최민정과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서 열린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서 최민정과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아쉬움 남긴 대표팀, 3일차서 만회할까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여자 1500m 결승에서 관심이 모아진 것은 최민정(성남시청)과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의 경쟁이었다. 경기 초반 최민정은 앞쪽에 있던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선수들이 9바퀴 남기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 그 사이 최민정이 6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나와 2위에 등극했다.

문제는 선두 스휠팅이었다. 최민정은 뒤쪽에 있는 선수들을 경계하면서도 선두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고, 2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추월을 시도해봤지만 순위가 바뀌지 않았다. 결승선에서 인코스를 노려 날을 쭉 내밀었으나 빈틈을 허용하지 않은 스휠팅(2분31초349)이 정상에 올랐다. 뒤이어 들어온 최민정은 2분31초448의 기록으로 은메달에 만족했다.

월드컵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남녀 모두 500m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남자부의 경우 준결승에 올랐던 홍경환, 이준서가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부에서는 심석희(서울시청), 최민정, 김길리(성남시청)가 준준결승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남녀 계주의 경우 나란히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먼저 치러진 여자계주 3000m 준결승서 헝가리, 이탈리아, 일본과 경기를 치른 한국(심석희, 김길리, 최민정, 김건희)은 경기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지켰다. 5바퀴를 남기고 김건희(단국대)가 격차를 벌려 이탈리아의 추격을 따돌렸다. 최종 기록은 4분09초268이었다.

홍경환, 이동현(의정부광동고), 임용진(고양시청), 박지원이 출전한 남자계주 5000m에서도 선수들의 찰떡호흡이 돋보였다. 안정적인 레이스 속에서 6분56초824의 기록으로 조 1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적잖은 메달이 걸려있었던 대회 2일차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에 그친 한국은 대회 3일차 반격에 나선다. 개인 종목에서는 남녀 1000m가 진행되고, 혼성계주 2000m를 포함한 계주 종목들도 남아있다.

한편 야유와 환호를 함께 받은 린샤오쥔(중국, 한국명 임효준)은 남자 500m 결승에서 실격 처리됐다. 사유는 경기 시작 전에 기록 측정기를 발목에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결승이 진행될 당시 중계화면에 다른 선수들과 달리 린샤오쥔만 랩타임이 기록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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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박지원 최민정 목동아이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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