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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주들불축제 모습
 2017년 제주들불축제 모습
ⓒ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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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던 '오름 불놓기'가 전격 취소됐다. 

제주들불 축제는 제주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축제로, 10일부터 12일까지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특히 오름 불놓기(11일 예정)와 횃불 대행진, 달집 태우기 등이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축제이다. 

제주시는 들불축제가 시작된 9일 저녁 '오름불놓기'를 취소하는 방침을 정하고, 강병삼 제주시장이 10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정부 차원의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 발표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새별)오름불놓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취소한 이유는 산불 예방을 우려해 나온 정부 지침과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 때문이다. 

산림청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자 지난 8일 산불재난 국가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지난 8일에는 경남 합천 용주면 월평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번졌고 산림청은 합천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정부는 또한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를 '산불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했다.

제주시는 합천 화재와 건조한 날씨 속에 산불 위험성이 커졌다고 판단, '불놓기'를 강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취소를 발표한 것이다. 

행사 시작날 '불놓기' 취소... '준비 안일' 지적도  
 
10일 오전 제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이날 개막식이 예정된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해 오름불놓기 등 불과 관련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3.3.10
▲ 오름불놓기 취소 발표하는 강병삼 제주시장 10일 오전 제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이날 개막식이 예정된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해 오름불놓기 등 불과 관련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3.3.1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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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불놓기 행사를 취소했지만 너무 늦은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때는 이미 채화 행사와 불씨 퍼레이드 봉송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축제를 보기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한 관광객 중에는,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제주기후평화행진' 등 도내 환경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불놓기' 행사를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 기후 위기 속에 기름 등을 사용해 새별오름을 태우는 행위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3월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화재의 위험성 또한 항상 존재해 왔다. 이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제주시가 들불 축제 사전 준비를 안일하게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들불(방애불)은 봄이 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 가축에게 먹일 좋은 풀을 얻는 제주의 전통을 축제로 넓힌 것이다.

그러나 2년 동안(2020~2021년) 조사 결과 '논두렁 태우기에 해충 방제 효과가 거의 없다'는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도 지난해 나온 바 있고,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불을 피우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 위법 행위라는 점에서 들불축제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오름 불놓기 행사만 취소, 다른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
 
제주들불축제 프로그램 일정
 제주들불축제 프로그램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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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불놓기' 행사는 취소됐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은 당초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미 9일에는 불씨 채화 행사가 시작됐고 10일에는 개막축하공연이 진행된다. 

공연에는 가수 10cm, 밴드 이강, 강서예지, 전건호 등이 출연하고 황교익·박성현이 함께 하는 '제주맛토크쇼'도 열린다. 

11일에는 제주어 퀴즈와 제주 전도 화합 풍물대행진 등도 그대로 진행된다. 다만, 축제 하이라이트였던 불놓기와 횃불 행진, 달집태우기 등 불과 연관된 행사만 취소된다. 

이외 어린이 승마체험, 오름트레킹, 잣담 쌓기 체험 등 도민과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제주들불축제, #새별오름, #환경파괴, #제주여행,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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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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