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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뜩 쌓여있는 쓰레기 산, 모두 의류 폐기물이다(출처: https://youtu.be/4C5F3eCBVR4)
 잔뜩 쌓여있는 쓰레기 산, 모두 의류 폐기물이다(출처: https://youtu.be/4C5F3eCBVR4)
ⓒ 유튜브, "adida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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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옷장에만 넣어두고 입지 않는 옷이 몇 벌이나 되는가? 인터넷 쇼핑 등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구입하고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 유행이 지났거나 계절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입지 않는 옷이 많을 것이다.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우리는 의류 광고를 쉽게 접하고, 쉽게 구매한다. 충동적으로 구매한 옷은 결국 시간이 지나 버려지고 우리는 새로운 옷을 구입한다. 이처럼 유행에 맞춰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버려지는 의류를 '패스트 패션'이라고 한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악순환은 결국 의류 폐기물의 증가로 이어진다.

한반도 면적의 7배… 8만 톤이 넘는 의류 폐기물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배출된 대한민국의 의류 폐기물 배출량은 약 8만2423톤으로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양이다. 2016년 5만8692톤에서 2020년 8만2423톤으로 5년 사이에 의류 폐기물 배출량이 140% 이상 증가했다. 패스트 패션의 영향으로 배출되는 의류 폐기물의 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옷들이 처리해야 할 쓰레기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옷은 어떻게 처리될까?
     
 의류 폐기물 발생현황
 의류 폐기물 발생현황
ⓒ 환경부 환경통계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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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폐기물 처리에 골머리 앓는 사람들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진 옷들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사람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통되겠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21년 7월 방송된 KBS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내가 버린 옷의 민낯'에 따르면, 실제로는 5%만 국내 구제시장으로 유통되어 재판매되고, 95%의 의류는 수출된다.

2021년, AFP통신은 옷이 산처럼 쌓여 있는 칠레 아타카마(Atacama) 사막의 모습을 보도했다. 형형색색의 옷들은 중국,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소비 국가를 거쳐 칠레에 들어온 것이다. 칠레에는 매년 약 5만 9000톤에 이르는 옷이 들어온다. 이 중 약 2만 톤만 중고 의류 상인에게 되팔리고, 팔리지 못한 의류 3만 9000톤은 아타카마 사막에 그대로 버려진다. 버려진 옷은 화학 처리가 되어 있어 쉽게 썩지 않고, 분해되는 데도 최소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이상 걸린다. 가장 대표적으로 의류 제작에 사용하는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의 경우 분해되는 데 최소 500년 이상 소요된다.

이처럼 선진국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저렴한 옷들은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어 쓰레기가 되고, 이를 개발도상국이 떠안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2019년 기준으로 헌 옷 수출국 5위(Baci, Product by year and country)에 이름을 올린 한국 역시 '쓰레기 산'을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재활용이 어려운 의류 폐기물

무엇보다 의류 폐기물은 재활용이 어렵다. 지금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을 떠올려보자. 옷에 프린팅이 있거나 지퍼 등 장식물이 달려있지는 않은가? 청바지만 하더라도 지퍼, 단추, 봉제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옷의 색을 내기 위해 염료도 들어간다. 면으로만 이뤄진 티셔츠도 보통 폴리에스터 등으로 만든 라벨이나 봉제실이 들어간다. 대부분의 옷은 섬유에 접착제 등을 바르거나 실로 꿰매어 만든다.

문제는 옷의 소재를 손으로 분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현대 의류는 인공 섬유와 천연 섬유가 혼합되어 있어 옷 소재를 분류하고 재활용하는 게 쉽지 않다. 수작업으로 하는 직물 분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혼합 섬유의 증가로 기계 분류 작업조차 어려워졌다. 그리고 섬유를 분류하더라도 실을 재활용하려면 섬유 속 염료를 제거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옷의 절반 이상은 페트병과 같은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에스터로 만든다. "페트병 하나보다 티셔츠 한 장이 훨씬 큰 플라스틱 쓰레기"(그레이웨일디자인 이현상 대표)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폐페트병의 80% 이상이 재활용되는 반면 헌 옷은 그렇지 못하다. 

의류 재활용은 섬유를 분해하는 것이 아닌 옷의 천이나 부자재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양털 점퍼로 카펫을 만들고, 헌 가방을 리폼해 새 가방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며, 재활용 과정에서 상당한 인건비와 연료가 소모된다.

물론 중고 거래나 자선 행사를 통해 헌 옷이 재사용되도록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헌 옷 기부는 점점 더 섬유 폐기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방법으로 전락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상왕십리역점 관계자는 지난 11월 12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기증받은 옷들의 질이 전보다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름다운 가게의 자체 재분류 시스템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옷은 판매하지만, 폐기물에 가까운 옷들이나 입던 양말 속옷 등은 폐기된다. 실제 2022년 폐기율은 54%에 달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해외에 비해 부족한 규제 정책
 
 Factsheet on Textiles
(출처 : European commission 홈페이지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fs_22_2017)
 Factsheet on Textiles (출처 : European commission 홈페이지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fs_22_2017)
ⓒ European com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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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EU는 '지속가능한 순환 섬유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친환경적이고 경쟁력 있는 유럽의 섬유 산업을 위해 2030년까지 법적 조치와 규칙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EU의 다양한 조치사항 중 의류에 생산자책임재활용(EPR :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제도를 도입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기존에는 생산자가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시점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 후 발생한 폐기물은 소비자의 책임이었으나, 사용 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생산자의 책임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대한민국도 종이팩, 유리병, 금속캔, 합성수지포장재 등의 부문에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이미 실행 중이다. 하지만 그 대상에 의류가 포함되어있지 않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 대한민국이 해외에 비해 의류 폐기물에 대한 규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관심

이처럼 패스트 패션으로 의류 폐기물은 점차 증가하는 데 비해 의류 폐기물에 관한 관심은 적은 것이 현실이다. 저렴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의류 공급의 증가로 소비자들은 큰 고민 없이 옷을 구매한다. 안 입어서 버리는 옷들이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다는 것과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의류 폐기물의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의류 폐기물에 관심을 두고, 실생활에서 옷을 구매할 때 꼭 필요한 옷만 구매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패스트 패션 관련 문제를 인식해야 의류 폐기물 감소에 관심을 두고 환경 문제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 의류 생산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자체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을 고려하게 될 것이고 정부도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의류 관련 규제정책 제정에 힘쓸 것이다. 

패스트 패션에 대한 작은 관심이 다양한 환경문제를 줄이고, 의류 폐기물 처리 관련 대안 마련에 힘이 될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옷에 관해 관심을 갖고 의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시민> 강의에서 패스트패션 주제로 활동한 아나바다팀(남예은, 박지선, 이승현, 장재은, 최성은)의 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태그:#환경, #패스트 패션, #의류 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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