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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엔 영화 <계춘할망> <더 헌트>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 주최하는 2022 마을 민주학교, 마을 활동가 '생활 속 민주주의' 길잡이과정. 온오프라인을 합쳐 80여 명의 활동가들이 한 달간의 과정을 함께한다. 지난 20일 박희정, 김은영 흥사단 민주피아 강사가 흥사단 강당을 찾았다. 두 강사는 각각 영화 <계춘할망>과 <더 헌트>를 주제로 '나 가족 이웃 공동체'와 '정직 신뢰 가족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계춘할망 스틸컷
 영화 계춘할망 스틸컷
ⓒ 계춘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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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고 신뢰... '사회적 가족' 될 수 있어"

창감독의 2016년 영화 <계춘할망>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 또 사회적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할머니(윤여정 분)가 은주(김고은 분)를 손녀로 인정하는 순간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둘은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마침내 가족이 된 것이다.

박희정 강사는 2007년 일어난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사랑과 신뢰를 이야기했다. 이 사건은 10대 소녀가 살해당했으나 지목된 7명의 용의자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7명 중 5명이 가출청소년이었는데, '재심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이 사건을 통해 당시 검경 수사의 문제점을 밝히고 이들의 무죄를 이끌어 국선변호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박 변호사가 이렇게 열심히 이들을 변호한 이유는, 해당 가출청소년들을 과거에 돌봤던 청소년센터 소장과 선생님들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에, 박 변호사도 더욱 열심히 사건을 분석하고 결국 이들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박 강사는 "사랑과 신뢰는 누군가를 구할 수도, 어둠에서 빛을 보게 할 수도 있는 가치"라며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믿어주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춘할망'의 할머니-손녀와,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의 선생님-청소년들처럼 말이다.

영화를 함께 시청한 강혜승 남부교육문화연대 대표는 "이번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에 함께 울분을 토하고 피해자를 추모하며 서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회적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혈연관계만 가족이 아니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은 모두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윤혁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아직 사회적 가족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영화를 보고 난 후 플로리다 프로젝트, 어느 가족 등 다른 작품들도 떠오른다"는 소감을 남겼다.
  
영화 더 헌트 스틸컷
 영화 더 헌트 스틸컷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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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의식 중요, 가짜뉴스로 동료 시민 매도 안 돼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2012년 영화 <더 헌트>는 한 어린아이의 거짓 증언으로 한순간에 성범죄자로 낙인찍혀 결백이 증명된 이후에도 자신의 마을에서 테러, 집단 폭행 등 핍박을 받는 유치원 교사 루카스(매즈 미켈슨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참가자들은 '내가 유치원의 다른 선생님이나 아이의 부모님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루카스가 무혐의를 받은 후에도 마을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김비취 간사는 "내가 영화 속 인물들이었어도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상상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더 이상 그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는 루카스가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은영 강사는 "SNS 등에 유언비어가 퍼져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모두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디지털 시민성,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영화를 보며, 지난 대선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우리 공동체에 당한 폭력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영화의 마지막, 의문의 상대(기자는 누군가 1명이 아닌, 그를 핍박한 마을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에게 총격을 당한 루카스에 모습에서 그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조 교수의 아픔을 위로하며,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태그:#민주피아, #계춘할망, #더 헌트, #사회적가족, #공동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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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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