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때 4대강사업으로 8개 보가 들어선 낙동강 전 구간에서 녹조가 심하게 창궐했다. 퇴적토는 오염으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물과 퇴적토에선 역한 시궁창 냄새가 났다.
'낙동강 국민 체감 현장 조사단'은 4~6일 사이 낙동강 하류 김해대동선착장부터 상류 상주보에 이어 영주댐까지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이같이 밝혔다.
조사단은 마지막날 칠곡보 생태공원과 해평취수장, 낙단보 선착장 부근에서 분석을 위해 물(채수)과 강바닥 흙(채토)을 채취하고, 저서생물을 살폈다.
현재 낙동강은 전 구간에 걸쳐 녹조가 발생했다. 조사 첫날 김해 대동선착장과 매리‧물금 취수장, 창원 본포취수장, 창녕함안보 선착장, 함안 칠서취수장, 창녕 유어선착장 부근은 온통 녹색을 띠고 있었다.
둘째 날 살펴본 합천창녕보 쪽 어부선착장, 달성보 선착장, 화원유원지, 매곡취수장 부근도 마찬가지였다. 낙동강 상류에 해당하는 해평취수장, 낙단보 선착장 부근도 역시 강물은 온통 녹색이었다.
낙동강 상류인 해평취수장에 발생한 녹조와 관련해,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육안으로 봐도 녹조가 엄청 심하다. 쉽게 말해 녹조가 바글바글하다"고 했다.
또 낙단보 부근에 있는 물놀이 시설과 관련해, 박 교수는 "지금 강물 속에는 녹조 알갱이가 매우 심하다. 육안으로만 봐도 미국 물놀이 금지 기준보다 훨씬 높은 녹조가 발생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환경부는 보를 활용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물놀이에 대해 그냥 보고만 있는 모양새다. 현재 녹조가 창궐해 있는 낙동강에서 물놀이를 한다는 것은 국민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며 "물놀이 시설이 운영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월과 7일에 벌인 낙동강 수질 조사 결과,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스시틴이 미국 물놀이 금지 기준(8ppb)보다 최대 1075배(본포 취수장 부근)에 달했고, 낙단보 율정호 선착장은 147.5배(1180ppb)로 나왔다.
강 바닥에는 퇴적토가 쌓여 있고, 흙은 색깔이 시커먼 상태였다. 특히 칠곡보 생태공원 부근에서 뜬 퇴적토는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모든 구간의 퇴적토는 시커멓게 변해 있었고, 시궁창 냄새가 아주 심하다"며 "강바닥이 썪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서 강바닥에 퇴적토가 쌓여 시커멓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현장조사에서는 달성보에 이어 칠곡보 부근에서 뜬 퇴적토에서 '실지렁이'가 나왔다. 실지렁이는 깔따구 유충과 같이 '4급수 지표종'이다. 또 상주보 쪽 퇴적토에서는 깔따구 유충이 20마리 가량 나왔다. 이곳은 낙동강 상류인데도 4급수에서 자라는 생물이 나온 것이다.
임 집행위원장은 "녹조로 인해 수질도 탁하고, 물에서 악취가 나는데다 썩은 퇴적토로 인해 강물 속은 현재 현기성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보인다"며 "그래서 4급수에서 서식하는 생물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비례)은 6일 오전 낙동강 상류 지역 현자조사에 함께 했다. 이 의원은 시커멓게 된 퇴적토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은 "강에 녹조가 창궐해 국민 식수가 심히 걱정된다"며 "환경부 업무보고를 보면 재자연화 이야기는 없고, 보 활용에 대한 내용만 들어 있다.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 국회에서 적극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장조사단은 이번에 곳곳에서 뜬 '채수'에 대해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채토' 자료에 대해 '강한 열로 태워서 남은 유기물'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장조사단은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