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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동 공원에서 길냥이 꺼먹이를 추모하고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조동 공원에서 길냥이 꺼먹이를 추모하고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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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서 가엾게 여기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대조동에서 애견미용실을 운영하는 고다은씨가 전하는 말이다. 고씨는 이 자리에서만 8년째 애견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길냥이들이 오가는 모습도 자주 보고 아프거나 다친 길냥이들을 보살피기도 한다. 길냥이 '꺼먹이'도 그런 아이였다.

고씨는 지난해 겨울부터 미용실 앞에 앉아 떠나질 않던 꺼먹이'의 입양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꺼먹이가 죽은 건 지난 5월 5일이다.

근처 주택 담벼락에 매달린 채 죽어있는 걸 지나가는 행인이 발견하고는 신고했다. 고다은씨는 꺼먹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 그때가 오전 7시, 출동한 경찰이 꺼먹이가 매달린 줄을 끊고 사체를 가져갔다. 

꺼먹이를 비롯해 동네 길냥이를 돌보던 시민들은 누가 꺼먹이를 죽인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죽은 꺼먹이를 살려낼 수는 없어도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특정 집 담벼락에 매달려 있었으니 경찰이 그 집에 대한 수사를 할 거라는 기대도 했다. 

꺼먹이 부검 결과는 '자연사'로 판명됐다. 죽기 전날 밤까지도 동네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봤고 줄에 매달려 죽어있는 꺼먹이가 발견됐는데, 사인은 교살이 아니라 자연사였다. 주민들은 자연사를 믿기 어렵다고 했다. 꺼먹이는 주민들이 주는 사료도 잘 받아먹고 자연사를 할 정도의 몸 상태로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꺼먹이의 죽음도 충격이지만 그간 대조동 일대에서 길냥이가 잔혹하게 죽어 있거나 끈끈이 등에 의해 털이 빠진 채로 발견된 일이 종종 있어 앞으로도 이와 같은 동물학대가 지속적으로 일어날까 걱정하고 있다.

지난 6월 2일 주민들은 대조동 공원에서 길냥이 꺼먹이를 추모하고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동물학대 강력처벌과 애니멀폴리스 설립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꺼먹이 사건을 맡은 은평경찰서 담당 수사관은 지난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양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밝혀내려고 부검도 하고 국과수에 고양이를 매단 줄도 보냈는데 수사 단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누군가 죽은 고양이를 다시 담벼락에 매단 것으로 보이는데 근처 CCTV도 없어서 범인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동물보호법상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꺼먹이 , #길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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