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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순신 광장의 '찾아가는 여수사건 피해 신고센터' 운영 모습
 6일 이순신 광장의 "찾아가는 여수사건 피해 신고센터" 운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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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가 '찾아가는 여순사건 피해신고'를 받고 있다. 지난 6일엔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전남도가 지원한 '찾아가는 여수순천 1019사건 신고접수' 서비스까지 시.도 합동신고센터가 운영되었다.

이 자리에는 전남도 여순사건지원단, 여수시 총무과 여순사건지원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순사건유족회 관계자 등이 천막을 치고 접수를 받았다.
 
상황을 설명하다 설움에 복바쳐 우는 할머니를 여순사건 유족회 간부가 위로하고 있다
 상황을 설명하다 설움에 복바쳐 우는 할머니를 여순사건 유족회 간부가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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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여수 이순신 광장 현장 신고센터를 찾은 80대의 서아무개 할머니는 복받쳐 우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나(내)가 어디다 이 말(피해 당한 사실)을 한 번도 못하고 살아요. 말을 꺼내면 억울하고 서러워서 눈물부터 나니까요. 주변에서 신고하라고 해서 할려다 망설이고 망설였어요. 여기 지나가다가 신고센터가 있어서 와 본겁니다."

현재 여수시는 '여순사건 사실조사반' 반원 5명을 특별 채용해 조사와 신고 등 돕는 일에 투입되고 있다. 여수시 여순사건지원팀 조경일씨는 "여순사건이 오랜 된 일이고 대상자들이 워낙 고령이어서 방문도 힘들고 서류작성도 어려워 이런 원스톱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접수를 받고 있었다.
 
6일 이순신 광장 ‘찾아가는 여순사건 피해신고’ 센터 현장에서 신고를 돕고 있었다.
▲ 여수시 여순사건지원팀 조경일 주무관 6일 이순신 광장 ‘찾아가는 여순사건 피해신고’ 센터 현장에서 신고를 돕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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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일 주무관은 신고된 서할머니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81세이신데 당시 덕충동에서 살다가 부모님 두 분, 오빠 두분, 그리고 어린 조카까지 이렇게 5분이 피해를 당했다는 겁니다. 옆에서 신고하라고도 했고, 또 스스로 하시는 말씀이 '나 죽어버리면 누가 이 일을 할거냐'면서 흐느껴 우시면서 신고를 하셨어요. 이런 정도만 접수를 하셔도 상세히 더 보완하고 주변 증언도 더 듣고 할겁니다. 더 정리를 해야죠. 

이 분은 당시 7살정도 되었겠죠. 그런데 한 살 남짓한 큰 오빠의 자녀(조카)도 피해를 당했다는데요. 들어보니까 간접 피해죠. 갓난아이가 집안이 풍지박살이 나니까  제대로 못 키우고 그래서 죽었단 겁니다. 직접 살해된 것은 아니구요. 아마 당시 어린아이는 영양실조로 죽었을 것 같아요.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정리해서  피해신고 서비스를 충실히 하려고 합니다."


여수시는 지난 2월부터 여순사건 피해 신고 접수를 받고 있다. 찾아가는 현장 접수 서비스는 2주 정도 지났는데 호응이 좋은 편이다. 여수시 피해신고 접수 상황은 6일 현재 235건이다.

전라남도는 6일부터 2개월 동안 여수시를 시작으로 도, 시군, 시민단체, 유족 등이 함께하는 '찾아가는 여수순천 1019사건 신고접수'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수 이순신 광장의 버스까지 지원된 현장 서비스는 전남도 순회 첫날이다. 이틀간 캠페인 차원에서 여수 현장을 지원한다. 앞으로 두 달에 걸쳐 6개 시.군(여수, 순천, 광양, 구례, 고흥, 보성)에 각 이틀씩 버스를 운영하며 마을까지 찾아가서 지원하게 된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은 발생한지 74년이나 지나 희생자와 유족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방문 신고접수나 서류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피해 지역인 여수, 순천, 광양, 구례, 고흥, 보성 등 6개 시군 마을을 순회하며, 사건 피해 신고를 현장에서 직접 접수한다. 또한 여수순천 1019사건에 대해 주민 홍보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전남도 여수사건 실무위원인 박종길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부소장은 현장에서 "전남도의 이런 지원과 여수시의 찾아가는 원스톱 서비스는 호응이 좋다. 행정의 바람직한 서비스라고 본다"며 누락없이 여순사건 피해를 당한 많은 분들이 피해 신고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순사건 피해자들의 빠짐없는 접수를 당부했다
▲ 전남도 여수산건지원단 김형성 기획운영팀장  여순사건 피해자들의 빠짐없는 접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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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여수사건지원단 김형성 기획운영팀장은 "여순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 명예를 회복하는데 신고 접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건 발생 74년 만에 아픈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기회가 생긴 만큼, 유족과 도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증언을 이렇게 받고 있는데 여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체계적이고 활발한 편이다. 전남 타 시.군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순천 1019사건은 1948년 10월 19일부터 1955년 4월 1일까지 전남과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 발생한 혼란의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여수순천 1019사건 특별법 시행에 따라 지난 1월 21일부터 2023년 1월 20일까지 1년 동안 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및 유족 피해 신고 접수를 하고 있다.
 
 전남도 버스까지 동원된 ‘찾아가는 여수순천 1019사건 신고접수’ 서비스 현장
  전남도 버스까지 동원된 ‘찾아가는 여수순천 1019사건 신고접수’ 서비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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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복지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여순사건, #찾아가는 여순사건 피해신고 , #여순사건 피해신고, #여순사건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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