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회관에서 '20대 대선 후보 정당 초청 문화예술정책 간담회 IN 광주'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5개 정당 광주시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이 자리를 "현장이야기를 통해 문화예술 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전달하고 각 정당들과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약속을 맺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정당 관계자들의 정책 발표에 앞선 현장이야기에서는 현장 예술가들이 직접 현장 상황들을 공유했다.
현장이야기에 나선 조선대 공연예술무용학과의 공진희 강사는 예술계 입시, 임용 과정의 불공정을 이야기했다. 공 강사 주장에 따르면, 얼마 전 그는 조선대 무용과 교수 임용과정에 응했는데, 이 과정에서 '조선대 측이 특정 인물의 교수 임용을 위해 공고 내용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특혜 의혹을 받은 A씨가 2차 공개 강의 심사위원 여럿과 사적으로 매우 친밀한 관계라는 증언도 나왔다.
공 강사는 "제 학생들 중에는 졸업 후 더 이상 무용을 하지 않겠다는 이들이 많다. 아무리 노력해도 특정 사람이나 세력이 모든 성과를 독점하는 걸 학생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제가 임용되지 않아서 억울하다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제가 나오지 않길 바라기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현장이야기를 들려준 재즈밴드 스카이브릿지의 강상수씨는 시각장애인으로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며 겪어온 어려움에 대해 공유했다. 강씨는 참석 예술인들에게 "장애 예술인과의 협업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라며 "대화로 소통하고 함께 예술 현장을 누빈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강씨는 각 정당 관계자들에게 "정부나 지자체에서 많은 예술 사업을 공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장애 예술인들의 접근성은 크게 떨어진다"라며 "공모 사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장애 예술인들에게 안내하는 등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시각예술단체 1995Hz의 김소진씨는 "정부는 더 많은 예산과 보다 체계적으로 갖춰진 지원 제도를 통해 청년 예술인들을 지원해야 한다"며 "본격적으로 예술 세계에 진입하는 예비 예술인들의 창의성과 순수성이 현실의 문 앞에서 좌절되지 않도록 청년 예술인 지원 정책이 작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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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대선 후보 정당 문화예술 정책 간담회"가 끝난 직후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 ⓒ 김동규 | 관련사진보기 |
현장 이야기가 끝난 직후,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김형미 홍보본부장은 지역별 장애인 지원센터의 기능과 지원을 확대해 장애인들의 활동의 폭을 넓혀갈 것, 국민의 문화 기본권을 확대하고 누구나 1인 1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등 이재명 캠프의 6대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문정은 정책위원장은 "정의당은 문화예술 정책의 핵심을 예술노동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핵심 정책은 예술노동이 당당한 문화강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일하는 모든 예술인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노동관계법을 개정하고 평등수당을 도입하겠다"고 주장했다.
문 정책위원장은 현장 참석자들에게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100만 원을 수령했는지 묻고, "지금처럼 예술인에 대한 지원금이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방식의 지원을 넘어, 재난 상황이 오면 지속적으로 예술인들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예술인 블랙리스트 특별법을 비롯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8대 문화예술 공약을 공유했다.
기본소득당 광주시당 문현철 공동위원장은 예술을 넘어 창작으로, 모든 창작자의 생활, 활동, 권리, 안전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지향하는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의 6대 문화예술 공약을 공유했다.
문 위원장은 "우선 기본소득당은 예술인 1호 공약으로 전국민 기본소득을 제시하고 있다"며 "가난을 증명하는 것에도, 예술인임을 증명해주는 체계에 들어가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부분적 기본소득이 아닌 전국 기본소득을 실시한다면 이러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직후 "한 사람의 예술인을 지켜내는 일이 한 사회의 문화예술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주최측 안내에 따라 함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주최측은 "문화예술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문화예술 영역이 우리 사회의 다른 영역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며 "함께 문제를 풀어가고 싶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준 정당들에게 약속을 지켜줄 것을 요청드리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