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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7일 오후 4시 18분]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성일종 단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TV토론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주혜 의원, 성일종 단장, 황상무 특보.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성일종 단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TV토론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주혜 의원, 성일종 단장, 황상무 특보.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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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 특보가 기자협회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기자협회는… 국민의힘 취재 거부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항의할 것임을 천명한다."
 

오는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4명의 대선 후보 간 두 번째 TV토론이 결국 무산된 가운데, 한국기자협회가 '취재 거부'까지 거론하며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의 황상무 공보특보(언론전략기획단장)이 실무협상 과정에서 한국기자협회와 JTBC 등을 "좌편향"이라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성일종 의원이 대신 기자협회장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성 의원의 사과 이후 황상무 특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차 협회와 JTBC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되자, 성 의원의 지시에 따라 황 특보는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기자협회가 더 이상 이를 좌시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기자협회 "황상무 본인도 협회 소속이었다... 좌편향 단체 소속이었나?"
 

한국기자협회는 7일 오전 "황상무 국민의힘 언론전략기획단장은 한국기자협회 편향 발언을 사과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느닷없이 기자협회를 좌편향으로 몰고 있다. 기자협회와 JTBC가 편향돼 있다고 주장해 다른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황 단장은 본인 스스로 기자협회 회원이었다고 했다"라며 "그렇다면 황 특보는 좌편향 단체에 소속됐었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기자협회는 오히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반대해 민주당과 갈등을 빚었다"라며 "황 단장은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 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라고도 꼬집었다.

특히 "황상무 단장은 공영방송인 KBS 9시뉴스 앵커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그가 KBS 뉴스를 진행할 때 시청자들은 그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인물로 신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어디에 몸담고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기자협회는 황 특보를 향해 "기자를 그만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특정 정당에 들어갔다"라며 "과연 누가 누구한테 편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무엇보다 성일종 의원이 황 특보의 언행에 대해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도 '개인 의견'임을 강조한 데 대해, 협회는 "국민의힘을 대표하고 윤석열 대선 후보를 대신해 참석한 황 단장의 발언이 어떻게 개인 의견으로 치부할 수 있는가?"라며 "성일종 단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황 특보를 즉각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배제하라"라고 요구했다. 황상무 특보에게도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글로 한국기자협회와 김동훈 회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데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TBC지회 "국민의힘 강력 규탄, 황상무 거취 결정 촉구"
 

"한국기자협회 JTBC 지회는 발언 주체인 황 단장과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하며, JTBC 기자들에 대한 사과와 황 단장 거취 결정을 촉구한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황 특보가 손석희 전 JTBC 사장을 "온국민이 아는 좌편향 언론인"이라고 지칭하고, JTBC도 "종편 중 가장 좌편향"이라고 주장한 데 반발한 것이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기울어진 운동장' 발언을 취소하고 '기울어진 언론관'에서 벗어날 때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황 단장은 JTBC 뿐 아니라 JTBC에 소속돼 현장에서 '팩트'를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전체를 모독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영방송 메인앵커 출신이 쓴 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편협하고 편향적인 시각은 눈을 의심케 한다"라며 "유력 대선주자를 보유한 제1야당 선대본부 언론전략을 기획하는 인물이라면, 특정 언론사를 지목해 정치적 성향을 운운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JTBC지회는 "황 단장은 특히 JTBC가 '좌편향' 돼 있다고 맹공을 퍼부으면서도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오로지 내놓은 것이라고는 '손석희 사장의 편향성'인데, 정작 손 사장의 보도 관여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거치지 않았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손 사장은 이미 해외 순회특파원 보임을 받고 지난해 11월 출국한 상태다"라며 "무분별한 비판으로 손 사장의 명예는 훼손됐고, JTBC 구성원 전체도 편향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되고 말았다"라는 반박이었다.

이들은 "열심히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기자들에게 돌팔매질을 한 셈"이라며 "이번 TV 토론 무산 사태에서 국민의힘이 드러낸 것은 좌와 우를 가르며, 네 편과 내 편을 따지는 '낡은 언론관'이다"라고 강조했다. "구태정치를 답습해 민심이 등을 돌렸던 지난날 과오를 잊고,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이대니 한심한 노릇"이라며 "반 년 전 고발 사주 의혹이 터졌을 때 '메이저' 언론과 '인터넷 언론'을 나눠 호되게 뭇매를 맞았던 기억도 잊었는지 묻고 싶다"라고도 날을 세웠다.

JTBC지회는 "적어도 이번 '좌편향' 발언이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장의 해명대로 황 단장 개인의 생각이 맞다면, 국민의힘은 편협하고 편향된 언론관을 드러낸 황 단장에게 더 이상 공보 업무를 맡기지 않는 것이 순리"라며 자신들의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11일 오후 8시 2차 TV토론

한편, 무산됐던 두 번째 TV토론은 오는 11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기자협회는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와 연합뉴스TV, YTN 등 보도전문채널 2개사 등 총 6개사가 공동으로 TV토론을 중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회자는 한국기자협회가 추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과 국민의당 등 4당이 모두 동의하는 인물이 맡기로 했다.

태그:#한국기자협회, #JTBC, #황상무, #국민의힘,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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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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