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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가 15일 부산 가야점 매각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의 가야점 매각은 지난해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다섯 번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가 15일 부산 가야점 매각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의 가야점 매각은 지난해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다섯 번째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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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야점만 보더라도 전국에서 5위 안에 드는 매장을 만들어 놓은 건 20년 넘게 헌신적으로 일한 직원들이란 말이에요. 최저임금 받으며 자기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 이만큼 왔는데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일방적 폐점 추진을) 한 거 아닙니까. 이대로 거리로 나앉을 수,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단결해 싸웠어요."

김도숙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부산본부 사무국장은 홈플러스 가야점이 재입점한다는 소식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11일 <오마이뉴스>에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 들어와서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고 했고, 우리는 그걸 막아야 했다"라며 계속됐던 싸움을 떠올렸다.

"더는 일방적 매각, 폐점 없어야"

"가야점 매각 저지 투쟁은 말할 것도 없고, 가장 먼저 폐점한 경기 안산점도 용적률을 낮추는 싸움을 했죠. 둔산점도 다른 점포도 마찬가지예요. 땅을 사들인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이런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앞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유통업계 불황을 이유로 일부 매장과 부지를 팔아 자금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경기 안산점을 시작으로 대전 둔산점과 대구점이 차례대로 문을 닫았다. 전국 매출 5위, 부산 매출 1위의 가야점도 폐점 점포 중 하나였다. MBK의 매각으로 다른 부동산 개발회사가 가야점을 인수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윤극대화를 위해 알짜매장까지 팔아치우고 있다"라며 크게 반발했다. 부산의 경우는 지역주민과 시의회도 한목소리로 상생을 요구했다. 부산진구 주민 5000여 명이 폐점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부산시의회는 본회의에서 '가야점 일방적 폐점 규제와 고용안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런 노력 끝에 재입점 검토 소식이 전해졌고, 10일 사측이 공개적으로 가야점 재오픈 사실을 언론에 발표했다. 사측은 "올해 영업 종료 예정인 가야점 부지를 매입한 부동산 업체와 협의해 새 건물이 지어지는 대로 다시 문을 열 방침"이라고 밝혔다. 폐점 대신 재입점을 하는 홈플러스 매장의 첫 사례가 된 셈이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13일 오후 운영사인 MBK파트너스가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앞에서 집단삭발을 했다. 이들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6년간동안 '1조 투자약속 미이행' '인력 9천명 감축' '매장 및 부지 등 부동산 3조5천억 매각' 등으로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망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삭발을 하던 한 노동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홈플러스 노동자 눈물의 삭발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13일 오후 운영사인 MBK파트너스가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앞에서 집단삭발을 했다. 이들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6년간동안 "1조 투자약속 미이행" "인력 9천명 감축" "매장 및 부지 등 부동산 3조5천억 매각" 등으로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망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삭발을 하던 한 노동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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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이번 재입점 결정에 대해 '새로운 경쟁력 강화'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가야점을 시작으로 자산유동화 부지에 재오픈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하나의 실천전략으로 삼겠다"라는 것이다. 사측은 내부 메일 통해 "지속가능한 매장 추진"과 "사람에 대한 투자, 일하기 좋은 업무환경 구축" 등을 부각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마트 노동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폐점 반대 선전전에 펼친다. 아직 이 논란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와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대책위원회는 다음 날인 11일부터 열흘 간 서울 MBK앞 카트행진 등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가 낸 별도의 입장문에서는 긴장감이 여전히 감돌았다. 지부는 자체 성명을 통해 "국내 2위의 대형마트가 영업할 생각은 하지 않고 땅장사, 땅투기를 하겠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정책이었다. 당연한 결정이 내려졌다"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이를 환영하지만, 남은 문제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도숙 사무국장은 사측을 향해 '노동자와 대화, '소통'을 연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상생을 말한다면 이제부터는 어떤 일이라도 노동자들과 함께 의논하고,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가야점 사태 해결에 힘을 써온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인 도용회 시의원 역시 "일방적 폐점을 막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이를 선례로 삼아 적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그:#홈플러스, #가야점, #둔산점, #안산점, #재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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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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