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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 기자회견 취지 설명 중이다.
▲ 녹색당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 기자회견 취지 설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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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국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열리고 있다. 제8회 전국지방 선거는 2022년 6월 1일이다. 선거일 6개월 전, 2021년 12월 1일까지는 선거구가 획정 되어야 했지만 기한이 넘었다. 12월이 되어 서야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특히 인천광역시, 경상북도, 서울 마포구, 강서구, 강남구 등의 선거구가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았다.  

조속히 선거구가 다시 획정 되지 않으면 불법적으로 물품 제공을 해도 공직선거법 상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인구가 줄어 의원 정수가 줄고, 정치적인 바탕이 사라질 위기인 지역도 있다. 국회는 여러가지 상황으로 의원 정수가 줄어들거나 불법적으로 정수를 조정하는 것을 제대로 판단해서 다시 선거구를 최종 확정해야 한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2022년 2월 18일까지 이고, 지방선거 선거비용제한액 공고 시한 일도 1월 22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1월 22일, 늦어도 2월 18일까지는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 그 외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도 법안으로 정리가 되어야 한다. 정개특위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국무회의 등의 후속절차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녹색당은 정개특위가 곧 열릴 국회 앞에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도 발언을 했다.
▲ 녹색당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 참여자와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 녹색당은 정개특위가 곧 열릴 국회 앞에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도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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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은 지난 28일 오전11시, 국회 앞에서 '정치다양성 멸종의 시대, 판을 바꾸는 사람들' 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녹색당 공동대표와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 녹색당의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곧 열릴 국회 앞에서 한국 정치의 다양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을 알리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지방의회는 시민을 어떻게 대표하고 있을까? 전국 17개 광역 의회는 지역구에서 선출되는 의원에 비해 비례대표로 선출되는 의원이 11% 정도이다. 거대 양당의 경쟁을 뚫지 못하면 1등만 선출되는 지역구 선거판에서 소수정당의 후보들이 지방의회 의원이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을 기반으로 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는 의원 정수 자체가 작고, 그것마저도 '최소 5% 득표'라는 봉쇄조항에 걸려 거대양당이 대부분 가져간다. 

이상현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말한다. "지금 국회에는 광역비례를 30% 까지 확대하는 안이 제출되어 있지만, 녹색당은 '광역의회 전면비례대표' 도입을 촉구한다. 따라서 정당 득표율 진입 장벽(5% 득표)은 폐지하고 '1/의석수'로 바꾸어서 진정한 다당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은평녹색당 운영위원장 김유리씨는 말했다. "총선도, 지방 선거도 비례대표제가 답입니다. 나의 한 표가 사표가 될 것을 우려하며 투표하게 만드는 그런 선거가 제대로 된 선거일 리 없습니다. 승자 독식이 아니라 유권자의 한 표가 한 표로서의 가치로 존중되는 비례대표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녹색당 박제민 서울녹색당 사무처장 4인 선거구 확대 촉구 발언 중이다.
▲ 녹색당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 발언 녹색당 박제민 서울녹색당 사무처장 4인 선거구 확대 촉구 발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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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재 기초 지방의회 선거구의 상황은 어떨까? 한 지역구에서 2인의 의원을 선출하는 경우에 세력이 큰 양당이 후보를 한 명씩만 내보내면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 되는 것이 쉽지 않다. 거대 정당은 쉽게 의석을 가져가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소수 정당의 가치는 또 한번 좌절 당하고 만다.  

박제민 서울녹색당 용산구의원 출마예정자는 말한다. "2018년 서울에서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4인 선거구를 35개 만드는 안을 올렸지만 시의회에서 거대 양당이 4인 선거구를 0개로 만드는, 즉 하나도 안 만드는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녹색당은 정치를 통해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4인 선거구 확대를 주장합니다. 거대 양당은 정치도 잘 못하면서 세력만 유지하려고 4인 선거구 만드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입니다."

지방자치 의회와 단체장의 경우에서 성별에 따른 대표성을 살펴보자. 한국 남성과 여성의 인구 비율은 99.4% 비율로 여성이 140만 명이 더 많다(2021.11월 통계). 하지만 신기하게도 21대 여성 국회의원은 19%, 지방자치 여성 의원은 28.3%, 기초자치단체장은 여성이 1.8%이다.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는 0%, 단 한 사람도 없다.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지난 28년 동안 전무했다. 국회의원과 광역, 기초의원은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홀수 번호에 여성을 넣어야 하는 규정이 생겨 그나마 인원이 늘었지만, 자치단체장의 경우는 여성할당제가 의무화 되지 않았기에 이런 불균형적인 비율을 보여준 것이다. 

다음은 경기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전길선씨의 발언이다. "저는 여러분들이 평소 이웃에서 볼 수 있는 4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지금 제가 국회 앞에서 말 할 수 있는 것은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비율이 50% 이상 되도록 하는 녹색당 당헌이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색당은 여성들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구 공천 여성할당 40% 의무화를 제안합니다. 몇 명의 특출난 여성 정치인이 남성 정치인들 사이에서 변화하는 시대를 대표할 수 없습니다. 여성 의원 수와 비율이 집단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여성들의 이해가 대표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신현정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피선거권 하향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
▲ 녹색당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 발언 신현정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피선거권 하향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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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 이후 개최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국회의원, 지방선거 피선거권을 25세에서 18세로 하향 하는 개정안이 의결되었다. 2022년부터 만 18세 이상 청년, 청소년은 후보로 출마 할 권리를 갖게 되었다. 녹색당은 꾸준히 피선거권 하향을 이야기해왔고, 그와 더불어 청소년의 정당가입 연령을 제한하지 않고 정당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길 것을 주장했다. 피선거권을 갖기 이전부터 정당 활동을 해야 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청년녹색당, 청소년 녹색당의 활동가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정치활동을 할 수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신현정씨의 발언이다. "저는 4년 전 스무 살, 녹색당에 입당해서 지역에서 정당 정치를 펼쳐 왔습니다. 제주의 난개발을 막아내고, 인간다운 삶의 권리가 보장되는 지역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창당 초기부터 청소년/청년 당직자, 당내기구 위원들과 함께 당을 꾸려 온 녹색당에는 저와 길을 함께하는 청소년/청년 동료들이 있습니다. 정당에서 스스로 꾸준히 정치하는 우리들이 바로 피선거권 연령 제한의 무용 함을 증명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들의 미래가 불타고 있음에도 그 동안 강 건너 불 구경 밖에 할 수 없던 이들이 '당사자'로서 청소년과 청년의 정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번 법안 통과로 피선거권이 생긴 신현정씨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 된다. 제주에 다시 한번 녹색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녹색당은 정치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선거의 문턱을 낮추는 기탁금제도 폐지, 지역구 후보 복수공천 금지, 비례후보자 선거운동 확성기 사용 제한 삭제, 중앙당의 정당 소재지 제한조항 삭제 등을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정치개혁에 힘쓰려고 한다.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정치개혁 촉구 녹색당 기자회견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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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녹색당 공동대표 김예원씨의 발언이다. "우리는 더 지체할 수 없습니다. 녹색당은 국회 앞 오늘을 시작으로, 각 도청 및 시청 앞 1인 시위와 시민단체와 연대 활동을 통해 정개특위를 압박하고 정치관계법 개정 운동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녹색당은  2012년 창당 이후부터 국회의원 비례대표 고액 기탁금, 총선 2% 득표 미만 정당 등록 취소 조항 등에 대해 위헌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꾸준히 헌법소원과 정치개혁 운동으로, 높은 기득권 정치의 벽을 허물고 정치 제도의 틀을 바꾸어왔다.

하지만 양당구도 승자 독식의 선거 제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청년, 여성, 소수자, 청소년 등 더 많은 시민들이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생태계는 다양성을 잃는 순간 취약한 상태가 되어 다함께 멸종의 길을 걷게 된다. 다양성이 실종된 한국의 정치 생태계.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취지의 개혁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이 꼭 필요하겠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녹색당 당원입니다.


태그:#녹색당, #정치개혁, #기자회견, #피선거권, #정개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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