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업무 재구조화 시범학교 운영 추진(교원업무 행정실 이관)을 놓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비단 경기도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전국의 지방공무원들이 경기도교육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업무 재구조화 추진 업무내용 20여 가지 중 일부를 언급하고 지적하고자 한다.
1. 학교 회계업무
각 사업부서(교무실 각 부서)는 교육사업에 필요한 예산이 얼마고, 그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언제 사용할 것인지는 사업의 주체가 결정하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품의'란 수업 또는 교육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결재해 달라는 것이다. 수업과 사업에 필요한 물품은 본인만 알 수 있고, 그 물품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의 몫이다. 품의조차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2. 학교운영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의 대부분 심의사항은 교육활동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것들이다. 수익자부담금이 발생하는 교육활동(체험학습, 교복, 각종 청소년단체 등), 학사일정에 관한 사항, 학생복지 등이 해당된다. 그런데 수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실로 넘기겠다고 한다.
3. 교육홍보 업무
학교 행정실은 교원의 교육활동 방향을 알 수 없다. 교육의 효과가 학생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모른다.
4. 계약제교원 인사
계약제교원의 범죄경력조회, 성과금지급, 계약제교원의 채용조건, 학력, 채용기간 등은 행정실 지방공무원이 담당할 수 없고 권한도 책임도 없다.
5. 학적관리
의무취학, 장기결석자, 전출입, 정원외, 편입학, 취학유예, 취학의무면제, 신입생현황, 신입생 예비소집 및 오리엔테이션은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으로 학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업무다.
6. 학업성적관리
기관운영사무를 담당하는 행정실 지방공무원이 수업시간표와 시험감독을 어떻게 관리하나.
7. 수업관리
수업을 준비, 진행, 관리하는 것은 교원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8. 각종안전훈련
학생 안전훈련이 교육활동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9. CCTV는 학생 안전사고, 부상, 학교폭력 등에 대한 정거와 정황관리를 위한 것으로 학생지도 및 관리에 포함된다.
10. 학교환경위생관리
보건교사의 고유직무인 학교환경위생관리 업무는 학교보건법 시행령 23조 제4항 제3호는 학교 환경위생의 유지ㆍ관리 및 개선에 관한 사항을 보건교사의 직무로 명시하고 있다. 학교보건법과 학교보건법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학교의 환경위생이란 어떤 것이고, 환경위생 관리의 주체는 누구이며,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건강 관련 업무는 누가 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학교 행정실은 적게는 나홀로 실장(1명)부터 많게는 4명의 지방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행정실은 예·결산, 계약입찰, 학교회계 세입세출, 공유재산관리, 물품대장관리, 학교공사관리, 세입세출외 현금관리, 발전기금관리, 교직원 급여관리, 4대보험관리, 교육공무직원 인사노무관리, 민원응대 등 '기관운영사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수십 명의 교사들이 나누어 수행해야 할 '교무업무' 20여 가지를 1명~4명이 근무하는 행정실 지방공무원에게 업무를 떠넘기기려고 하고 있다. 시도교육감과 교원단체가 교원업무 경감을 주장해 교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교육공무직원(교무실무사)가 1명~3명 배치되어 있다. 그럼에도 교사 내부의 업무 불균형 해소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업무 이관을 추진하는 것은 '업무 갑질'이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본연의 업무이기 때문에 행정업무를 할 수 없고, 심지어 잡무로 치부하면서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교무실 해당 부서에서 처리하면 될 일을 한사코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럼 누가 해야 하는가. 방학 3개월 동안 수업연구하고, 학기중에는 교무실 각 사업부서에서 업무를 챙기면 된다.
전국 시도교육감과 교원단체의 조직적 업무 갑질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역지사지의 마음과 자세로 지방공무원의 업무경감과 사기 앙양을 위한 대책과 방안을 마련하라! 강조하지만,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학생 안전, 건강 등의 업무를 잡무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학생 건강과 안전을 외면하고, 잡무로 치부하는 행태들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