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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 간호조무사들의 염원은 전문대학에 간호조무과를 개설하는 것이다. 오래전에 경기도의 한 전문대학에서 간호조무과를 개설했다가 폐지하는 아픔도 겪었다. 시대는 바뀌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위한 과정들이 대학이나 전문대학에 설치되어 있지만 유독 간호조무과만이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물을 관리하는 애견과나 죽은 사람을 위한 장례지도과, 응급환자를 위한 응급구조과도 있지만 간호조무과는 없다. 보건복지부에 문의하였더니 '간호조무학'이 따로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참 바보 같은 답변이다. 세상 어디에도 간호조무학은 없다. 간호조무사가 배우는 것도 간호사들이 배우는 것과 동일한 간호학이다. 당연히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이 배우는 것도 간호학이다. 단지 그 간호의 깊이가 다를 뿐이다.

전문대학에 간호조무과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논의 할 사항들이 있으며 가장 먼저는 특성화고등학교에 개설된 간호과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3년제 전문대학 간호과도 이제는 4년제 간호학과로 통합이 되었는데 간호조무사도 전문대학을 나온 간호조무사와 고등학교를 나온 간호조무사로 이분화 된다면 그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하나는 전국의 500여개 간호학원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간호조무사들은 이 간호학원을 거쳐 간호조무사가 되었고 지금도 많은 예비 간호조무사들이 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나온 간호인력 개편 안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이원화 된 체계를 간호사와 전문대학 2년을 나온 1급 간호실무사, 고등학교를 졸업한 2급 간호실무사로 삼원화하는 것이었다. 현재 미국은 이 방법으로 간호를 운영하고 있고 일본은 우리와 같이 간호사와 준간호사 이원화 되어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간호체계와 우리나라의 간호체계가 다른 것은 이원화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직역간의 경력 상승체계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보건교육사, 응급구조사는 경력 상승이 시행되고 있고 미국이나 일본은 이 경력 상승체계를 통해 실무간호사가 간호사가 되고 준간호사가 간호사가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간호조무사 경력이 10년이 되어도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간호대학을 가야한다.

간호조무사들은 경력으로만 간호사가 되게 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경력이 되는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어 학점이나 시험을 통해 간호사가 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전문대학에 간호조무과를 개설해 달라는 것이다. 간호사가 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런데 이 때 진학하는 대학원은 대부분이 야간과정에 개설되어 있어 간호사라는 고유의 직업을 버리지 않고 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간호조무사에게도 같은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에 간호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처음 개설의 목적은 3년제 전문대학을 나온 간호사들에게 학위를 주기 위한 것이었으나 현재 우리나라 간호대학은 4년제로 통합이 되었고 학위가 없는 간호사들이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게 열려 있어 방송대 간호학과가 꼭 있어야 하는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경력 상승체계가 이루어지면 전문학사를 가진 간호조무사들에게 방송대 간호학과 편입의 기회를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되기 위해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며 평생교육 과정을 통해 경력을 상승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경력 상승제가 이루어진 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이원화된 간호체계를 간호사와 1급 간호실무사 2급 간호실무사로 삼원화 하여도 혼란이나 문제점은 없어질 것이다. 간호사 역시 의학전문대학원을 통해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문대의 간호조무과는 개설을 막을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없으며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 되어야 한다고 본다. 

태그:#간호조무사, #간호사, #간호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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