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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민일보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와 윤석열 예비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7일 국민일보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와 윤석열 예비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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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검찰총장)와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국회의원) 사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5일 밤에 열린 KBS 국민의힘 대선경선 제6차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 "아시는 이름이 있는지 몇 분의 이름을 물어보겠다"라며 '천공스승님' '지장스님' '이병환' '노병한' 등을 거명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는 '천공'에 대해서는 "알긴 하는데 무슨 멘토니 하는 이야기는 좀 과장됐다"라고 말했다. '노병한'씨에 대해서도 "지난번에 신문에도 났지만, 자주 보는 게 아니고 딱 한 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갑윤 (전 국회의원과) 식사하는 데 나왔더라"라며 "딱 한 번 봤다"라고 밝혔다. 나머지 두 사람의 이름에 대해서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모두 역술인, 관상가 및 민간요법 치료사 등이었다. 유 후보의 질문은, 손바닥 '왕(王)'자 미신 논란 이후로 지속되고 있는 윤석열 후보의 '주술 논란'에 불을 붙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중 일부 인사들과는 안면이 있음을 윤 후보가 인정하며 논란이 더욱 거세졌는데, 이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번지며 양 캠프 간 감정싸움도 격화되고 있다.

하나의 현장, 다른 해석

우선 5일 토론회가 끝난 직후, 두 후보 사이의 다툼에 대해 양 캠프가 상반된 설명을 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윤 후보가 당시 현장에서 유 후보의 가슴팍을 밀치며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후보 '국민 캠프'는 기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통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며 오히려 유승민 후보가 거칠게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토론 직후 후보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유 후보에게도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악수를 하면서 '아까 말씀하신 분들중에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 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라고 했다"라는 것.

이어 "격한 분위기나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라며 "토론에서 나온 얘기 가지고 굳이 따지거나 항의할 이유도 없고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러자 유 후보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승민 후보의 캠프가 발끈하고 나섰다. 유 후보 측은 "윤 후보가 대뜸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라고 하면서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 후보는 '내가 언제 그 사람들 보고 미신이라고 했습니까? 아는 사람인지 물어본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라고 밝힌 유 후보 측은 "토론회에서 '정법'은 거론한 적도 없는데, 대체 '정법'은 또 누군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유 후보가 악수한 손을 뿌리쳤다는 건 명백한 허위"라며 "있지도 않은 말과 상황을 만들어내는 윤석열 후보 캠프와 후보의 창의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고,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어댄 거나 사과하시라"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후보 측은 7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반복된 가짜뉴스 살포를 중단하시기 바란다"라고 재반박했다. 유 후보 측 상황설명이 '가슴팍을 밀쳤다'에서 '손가락을 흔들어댔다'로 바뀌었다고 지적한 윤석열 후보 측은 "이런 말 바꾸기는 유 후보 측의 말이 거짓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주위에 다른 후보들이 다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유 후보 측의 주장과 같은 격한 상황이 일어났다면 모두 보았을 것"이라며 "윤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상대로부터 불편한 말을 듣더라도 토론을 마치면 늘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나왔으며 누구에게도 토론 내용을 가지고 항의한 적도 없고 그럴 아무런 이유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 측에 당시 상황 물어보니
 
국민의힘 유승민(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하태경, 안상수, 최재형,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황교안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제6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하태경, 안상수, 최재형,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황교안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제6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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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의 시각은 어떨까? 국민의힘 다른 경선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토론회 직후 윤석열-유승민 대면 상황은 고성이 부딪히는 충돌 상황이었다.

이 관계자는 7일 <오마이뉴스>에 "현장에 있던 사람에게 전해 듣기로 윤석열 후보가 화를 낸 게 맞다고 하더라"라며 "목소리가 커서 처음에는 싸움이 난 줄 알고 지켜봤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윤석열이 수행원들을 뚫고 유승민에게 항의하러 다가갔으나, '가슴팍을 밀쳤다'라고 하기엔 어려워 보였다고 한다"라며 "살짝 민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항의에 유승민 후보도 목소리를 높이며 부딪혔다고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외에 당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전하는 이를 찾기는 어려웠다.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맞춰, 최근 각 캠프는 후보의 일정 수행도 최소한의 인원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목격자도 많지 않을 뿐더러, 당시 상황을 기록한 음성파일이나 영상 역시 나오지 않고 있다.

정법의 등장... 윤석열 "미신 아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일치하는 부분은 바로 '정법'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법에 대해선 유승민-윤석열 간 '장외 설전'으로 비화됐다. 양측이 말하는 정법은 '천공스승'이라는 인물이 강의하는 내용을 일컫는 말로 보인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토론회 이후 있었던 일을 제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았으나, 굳이 윤석열 후보 측이 상기시켜 줘서 소위 '정법'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봤다"라며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감흥이 조금도 없었다. 따르고 싶은 생각도 안 들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영상 보셔서 손바닥에 '王(왕)' 자도 쓴 채 TV토론에 나오신 건가. 이런 유튜브 볼 시간에 정책 준비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윤 후보님의 개인적 취향이 그런 거라면 그거야 뭐 존중하겠지만, 굳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보라고 권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을 올린 '정법시대' 홈페이지에는, 정법에 대해 "인류 역사는 정점의 시대를 지나 후천 개벽을 알리며, 사람이 운용하는 인본시대가 도래되는 새로운 질서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모든 분야에 걸쳐 온갖 논리에서 빚어진 고착화된 모든 상식이 깨뜨려져야 한다. 그 상식을 깨는 데에 기초가 되는 것이 정법(正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후보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사람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정법'은 미신이나 점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그:#윤석열, #정법시대, #천공스승, #유승민,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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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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