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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쟁 종료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중계하는 CNN 방송 갈무리.
 아프간 전쟁 종료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중계하는 CNN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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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는 옳은 결정'이며 '탈레반의 점령은 기존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더 이상 미군이 희생되는 것은 안 된다며 국익 없이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휴가를 보내던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으로 미군 철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백악관으로 복귀해 자신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아프간도 포기한 전쟁, 미군이 죽을 이유 없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철수하면 탈레반의 진격으로 아프간 정부가 붕괴할 위험을 알고 있었다며 "우리의 예상보다 매우 빨리 전개됐다"라면서도 "아프간 지도자들은 나라를 포기하고 도망쳤고, 정부군은 싸우려고 하지도 않고 무너졌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 아프간 지도자들이 단결하고, 탈레반과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라며 "하지만 그들은 단호히 거부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기존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그러면서 "아프간이 스스로 싸울 의지가 없는 전쟁에서 미군이 나설 이유도, 죽을 이유도 없다"라며 "지금 아프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미군 철수가 올바른 결정이라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아프간 전쟁을 관장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이고,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취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탈레반과의 협정을 상속받았다"라며 "이를 따르거나, 탈레반과 다시 갈등을 일으켜 미군을 추가 투입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직면했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2021년 5월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겠다고 탈레반과 약속한 바 있다.

"미군 임무는 국가 건설 아니라 테러 대응"
 
탈레반 정권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주민들이 몰려 혼란이 벌어진 카불 공항 상황을 전하는 CNN 방송 갈무리.
 탈레반 정권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주민들이 몰려 혼란이 벌어진 카불 공항 상황을 전하는 CNN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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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좋은 시기가 결코 없었다는 사실을 20년 만에 어렵게 깨달았다"라며 "나는 미군이 조금 더 아프간에 머물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국민을 속이지는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프간에서 미군의 임무는 국가 건설이 아니라 테러 대응이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도 아프간 국민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미국 국민은 물론이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용감한 장병들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며 "내 결정이 비판받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 결정을 다른 대통령에게 떠넘기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모든 비판을 떠안겠다"라고 연설을 맺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AP통신은 이날 연설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한 비판을 도전적인 어조로 반박했다"라며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아프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에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CNN 방송도 "아프간에서의 미국의 패배와 혼란스러운 후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동맹국들에게도 미국의 확고함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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