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복지법인 이레원 정진석 대표이사
 사회복지법인 이레원 정진석 대표이사
ⓒ 주간함양

관련사진보기


"어르신 한 분 한 분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달라요. 어떤 분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고 누구는 산책을, 누구는 잠을 자는 걸 좋아하죠. 살아온 방식도 다르고 생각도 달라서 한 사람 한 사람 하시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다릅니다. 어르신들이 제각각이니 서비스도 제각각이어야 해요. 맞춤형 서비스가 제일 중요하죠."

어르신들에겐 교장 선생님, 사장님, 원장님... 불리는 이름도 제각각인 경남 함양군 사회복지법인 이레원 정진석(65) 대표이사의 말이다. "여기는 대학교니까 결석하면 안 된다고 했더니 저를 교장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회복지법인 이레원 이레노인종합재가센터
 사회복지법인 이레원 이레노인종합재가센터
ⓒ 주간함양

관련사진보기


이레소망의 집을 시작으로 이레주간보호센터가 개원하면서 규모가 커진 이곳은 처음부터 노인복지시설을 위한 목적으로 확장된 곳은 아니다. 정진석 대표의 형님은 안의초동교회 목사로 2000년부터 어르신을 위한 도시락 배달을 해왔다. 기독교 박애정신으로 무의탁노인을 위해 도시락을 직접 싸서 배달하던 것이 무의탁노인거택보호를 시작하면서 노인복지 사업에 발을 딛게 됐다.

형님을 돕기 위해 2006년 함양에 온 정진석 대표는 복지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복지법인 이레원을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시켰다. "처음엔 재가복지사업을 하는 곳이 여기 밖에 없었으니 함양군에서 도시락사업, 노인일자리, 생활관리사 등의 사업을 맡아보라고 했어요. 열심히 했더니 잘했다고 칭찬도 받았죠."

노인도시락 배달사업은 이레원이 10여년간 해 온 사업이다. 밥값이 터무니없이 부족하여 매월 200여만원 사비를 들여가며 사업을 이어왔다. 넉넉하게 베풀고자 지역환원사업으로 시작했던 자장면 봉사도 5년간 추진했다. "직원 중 2명이 면을 뽑는 기술자여서 자장면 만드는 기계랑 그릇을 샀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마을을 다니면서 자장면 봉사를 했죠. 준비하는 데는 이틀 걸리는데 먹는 건 순식간이에요. 자장면이 참 맛있잖아요."

자신을 '돌팔이 복지사'라고 표현했지만 그를 믿고 함께 일하는 직원이 250여 명이나 된다. 처음 장기요양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직접 면접을 보고 뽑았던 요양보호사 40명 중 지금까지 일하는 직원도 여럿 있다.

"이곳에는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도 많고 18간 함께 근무한 직원도 있어요. 이 일은 저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요. 스스로가 원장이라는 마인드로 일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항상 교육하는데 잘 따라 주고 있어서 함께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하는 요양보호는 까다로운 업무가 많다. 처음 들어온 직원이 실수로라도 청구를 잘못하게 되면 형사처벌도 받는다. "유혹이 충분히 생길 수 있죠. 하지만 내가 깨끗하지 못하면 떳떳하게 요구할 수도 없으니 원칙경영, 정도경영이 최선의 방법이지요." 그런 노력을 보상이라도 받듯 사회복지법인 이레원은 건강보험공단 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노인복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정진석 대표는 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되면서 복지가 희석돼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는 정이 있는 사회잖아요. 그런데 장기요양이 복지, 희생, 봉사정신이었던 것들이 노인을 돈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버렸어요." 복지는 나눠주는 것이어야 하는데 점점 규제하고 통제하게 된 현실 속에서도 그는 '어르신이 좋아하는 것'에 항상 초점을 맞추며 사업을 진행한다.

"꽃 피면 꽃 구경 가고 옛 생각하면서 풀빵 사먹고 그게 추억이 되잖아요. 직원들에게 이론보다, 행정보다 '매일 매일 잔치하는 기분으로 어르신을 대하라'고 하죠." 어르신들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이레원은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근다. 조미료를 써야 한다면 대신 양념을 듬뿍 넣어 음식을 만든다. "중국산도 되도록이면 쓰지 않도록 해요. 나는 안 먹는 중국산을 어르신이 드시게 할 수는 없잖아요."
 
정진석 원장
 정진석 원장
ⓒ 주간함양

관련사진보기


학교(?)에 오겠다며 새벽 6시부터 문 앞에 나와 있는 어르신도 계시단다. 건강이 염려되어 집에서 기다려 달라고 할 정도이니 어르신들에게 이곳은 즐겁게 기다려지는 공간이다. "노인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정진석 대표의 복지마인드로 행복한 노인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레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태그:#414- 사회복지법인 이레원 정진석 대표이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언론 젊은신문 함양의 대표지역신문 주간함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