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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달임 음식으로 좋은 염소 수육과 양념장이다.
 복달임 음식으로 좋은 염소 수육과 양념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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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복날이면 식당 문턱이 다 닳는다고 한다. 여름 보양식으로 염소탕을 추천해준 지인의 말이다. 보양식 염소탕을 먹기 위해 찾아든 사람들로 인해 문전성시다. 복날(중복)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여수 미평동의 한 향토음식점 풍경이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복날이면 향토 음식 염소탕을 즐겨 먹었다. 우리네 이웃들이 먹고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조선 시대 임금 숙종은 흑염소고기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고단백에 저지방인 흑염소를 보양식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산악지대를 좋아하는 염소는 활동량이 많아 지방이 적다. 고기의 식감은 질기고 쫄깃한 게 특징이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여름철 보양식으로 삼계탕과 더불어 자주 언급된다. 
   
여수 향토음식점의 염소 수육 한상차림이다.
 여수 향토음식점의 염소 수육 한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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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한 향토음식점이다. 염소 수육 1인분에 2만 원이다.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찾아갔는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몸보신을 위한 손님들이 식당으로 계속 찾아든다.

그렇다면 복날 이 집을 찾는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궁금증에 전화를 걸어봤다.

다음은 여수 미평동에 자리한 한 향토음식점 주인아주머니(추영미)와의 일문일답이다.

- 음식 솜씨가 예사롭지 않던데요, 올해로 몇 년째인가요.
"37년 되었어요, 이 자리에서만."

- 염소탕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우연한 기회에 그냥 하게 되었어요. 손님들이 여기에다 하나 하면 좋겠다고 해서."

- 염소탕과 수육을 주로 찾나요.
"염소탕과 수육을 찾는 손님이 한 60% 정도 돼요."

- 음식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더군요. 무슨 비법이 있나요.
"자랑할 게 없어요. 그날그날 재고를 전혀 안 남기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그날 삶은 고기만 써요."

- 복날이면 몇 명쯤 다녀가나요.
"복날 찾는 사람은, 한 500명 다녀가요. 그날은 많이 기다려야 해요."

- 음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세요.
"내 가족이 먹는다고 해요. 돈을 먼저 생각하면 안 돼요, (고객과) 신뢰를 져버리지 않으려고 하지요."
마당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했다. 푸근하고 안온한 느낌이다.
 마당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했다. 푸근하고 안온한 느낌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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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한옥을 개조한 식당이다. 마당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했다. 푸근하고 안온한 느낌이다.

다진 마늘과 잘게 썬 방아잎이다. 배추김치와 깍두기 등의 몇 가지 반찬이 더 놓인다. 염소 수육에 먹을 소스를 만들었다. 빨간 초장에 들깨가루, 다진 마늘, 방아잎을 차례로 얹었다. 이들 재료를 잘 섞어 염소 수육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다. 참 조화로운 맛의 향연이다.

염소탕이다. 들깨가루 듬뿍에 후추를 살짝 뿌린 후 밥을 적당하게 말아낸다. 한술 뜨니 몸에 기운이 전해져 오는 느낌이다. 염소탕이 올여름 복달임 음식으로 더없이 좋아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사랑의 맛있는 세상에도 실립니다.


태그:#복달임 음식, #중복, #염소수육, #염소탕, #맛사랑의 맛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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