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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배워서 뭐하게요!"
"선생들, 아이들한테 깨지다."

아이들한테 깨지면서 배운 공립대안학교 교사들이 유쾌한 수다 한마당을 펼쳐 놓았다. 창원마산 태봉고등학교 교사 6명이 책 <선생님들의 수다>(도서출판 다빈치/여름언덕)를 펴낸 것이다.

류주욱, 백명기, 손옥금, 오도화, 이인진, 하태종 교사가 같이 쓴 책이다. 이 책은 여태전 교장(현 남해 상주중)이 펴낸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로 나왔다.

태봉고는 권정호 전 경남도교육감 때인 2010년 3월, 국내 최초의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로 개교했고, 올해로 12년째다.

이 책은 교사들이 지난 세월 아이들한테 된통 깨지며 얻은 배움과 성찰을 솔직하고 유쾌한 대화로 풀어 놓았다.

교사들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교장실에서 자유롭게 놀고 선생님의 이름을 친근히 부르며 다가오는 아이들, 새로 온 선생님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태봉고의 모습이다"며 "졸업식이나 행사 때마다 울음바다가 되곤 하는 이 학교는 어떻게 특별할까"라고 했다.

태봉고는 "교사와 학생이 더불어 자라는 학교를 꿈꾸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사들은 스스로 '꼰대'라 털어놓았다.

"저는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내 관념 속에 있는 더 나은 교사, 더 선량한 교사가 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지나고 보니 그건 꼰대 같은 짓이라는 것을 알았던 거죠. 부족함을 인식하고 배우려 하기보다는 나는 완성되어 있고 너희는 미숙하니 내가 도와주고 가르치려 했던 것, 그것이 문제였어요. 이런 저를 학교와 학생들이 많이 기다려줬던 것 같아요."

태봉고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실천하고 있다.

교사들은 "태봉고에서 꼰대들은 어떻게 변하게 되었나", "공립에서 대안학교는 어떻게 가능했나", "태봉고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나", "태봉고, 배움의 공동체 수업 도전기", "코로나19 이후, 학교가 필요해요?", "어떤 학교를 꿈꾸는가"라는 제목으로 각각 이야기를 해놓았다.

여태전 초대 교장은 "이 책에는 지난 10년 동안 공립대안 태봉고를 만들고 지켜온 현장 교사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자'는 태봉고의 교훈을 그대로 실천하는 교사들의 땀과 눈물로 빚은 감동 교육과 행복 교육 이야기다. 그야말로 배움과 성찰에 목마른 아름다운 교사들의 행복한 수다이다"고 했다.

박영훈 2대 교장은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나중에 내가 교육한 것을 바탕으로 '실천교육학'을 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며 "이 여섯 분의 선생님들이 나눈 수다를 곁에서 귀 기울여 듣듯이, 자세히 꼼꼼히 다 읽고 나서 문덕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교사로 첫 발을 들여놓은 시절에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을 이 친구들이 해냈네"라고 했다.

태봉고는 10일 오후 6시 30분 '개교 11주년 행사'를 연다.
 
창원 태봉고등학교 교사들이 책 <선생님들의 수다>를 펴냈다.
 창원 태봉고등학교 교사들이 책 <선생님들의 수다>를 펴냈다.
ⓒ 도서출판 다빈치/여름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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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봉고등학교,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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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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