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금강하구에 진을 치고 있는 불법 실뱀장어 안강망 어선들
 금강하구에 진을 치고 있는 불법 실뱀장어 안강망 어선들
ⓒ 이용기

관련사진보기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기는 민물장어는 사실 멸종위기종이다. 2014년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매년 2월 초부터 5월 말까진 태평양을 거슬러 우리나라 연안으로 돌아온 뱀장어(민물장어) 새끼를 잡기 위한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기승을 부린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도가 나오지만, 올해 금강하구엔 버젓이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찰 파출소 앞에 자리 잡은 불법 어업 선박은 선박 명칭이나 어선 번호판이 없어 명백한 어선법 16조 위반이다. 금강하구에선 오랜 기간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관습처럼 자행되고 있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변화되는 모습은 없다.

금강하구 불법 어업은 어업에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확연하게 불법 어업을 확인할 수 있다. 해양경찰서 앞에 정박한 불법 실뱀장어 어선의 불법 유형은 무허가어업, 허가규칙(실명제) 위반, 어구 규모 위반, 조업 금지구역 위반, 금지 어구 적재, 선박 개조, 어선법 위반 등 다양하다.

전북 군산시청에는 불법 어업을 단속하는 수산진흥과가 있고 군산시 금동 동백대교 옆에는 해양경찰서가 있다. 서천과 군산 지역 주민들의 제보에 의하면 형식적인 단속, 조업 기간 한 번 적발되면 다시 적발되지 않는 점, 낮은 벌금형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서너 달 실뱀장어 불법 조업으로 가져갈 수 있는 이득이 억대에 달하는데 불법 어업을 주도하는 어민과 유통업자들에게 백만 원 정도의 벌금은 한 해 입어료의 느낌도 되지 않는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군산시의회 서동완 의원은 "군산시에서 버젓이 시행되는 불법 어업에 지자체와 해양경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의구심은 유착관계에 대한 의심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3차 생태계 파괴까지 심각
 
불법 방치된 폐선, 폐그물, 폐유로 인한 환경파괴가 심각하다.
 불법 방치된 폐선, 폐그물, 폐유로 인한 환경파괴가 심각하다.
ⓒ 환경운동연합

관련사진보기

 
실뱀장어 불법 어업에는 폐기돼야 할 폐어선이 사용된다. 등록되지 않은 폐어선은 어민들이 받을 수 있는 유류 보조금 혜택, 엔진오일이나 선박유 수거, 어구 수거에 대한 보상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어선의 폐선 처리비용이 천여만 원 이상에 달해 등록자가 없는 불법어선은 사용 후 바다에 방치돼 국민의 세금으로 처리된다.

정상적인 등록 어선이라면 수산업협동조합(수협)을 통해 폐엔진오일과 선박유를 처리할 수 있으나 처리할 방도가 없는 기름은 바다에 버려질 수밖에 없다. 어업에 사용한 실뱀장어 그물도 마찬가지다. 사용 후 폐그물을 수거해 수협에 반납하면 어구폐기물 수거에 대한 비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강하구 폐선박이 버려진 자리엔 폐그물이 함께 버려져 바다에 쓸려 내려가길 기다리고 있다.

버려진 그물은 바다에 방치돼 목적 없이 해양생물을 포획하는 유령어업으로 전락한다. 유령어업에 포획된 해양생물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부패하고 부패한 사체를 먹기 위해 모여든 다른 해양생물이 다시 그물에 걸려 폐사하게 된다. 플라스틱이 주재료인 그물은 유령어업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오염과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다다른다.

폐어선, 어구에 대한 정부의 관리 부재로 폐기돼야 할 어선이 불법어선으로 둔갑해 사용되고 어구가 폐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법 어업의 문제뿐 아니라 사용 후 바다에 방치되는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폐선, 플라스틱 어구, 선박유로 인한 2차, 3차 생태계 파괴가 심각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의 단호한 대처로 불법 어업 근절해야
 
실뱀장어는 매우 작고 약해 붓을 이용해 이물질과 분리한다.
 실뱀장어는 매우 작고 약해 붓을 이용해 이물질과 분리한다.
ⓒ 환경운동연합

관련사진보기

 
실뱀장어는 태평양에서 부화해 한국, 중국, 일본 등 연안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성체가 되고 다시 바다로 나가 번식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새끼의 모습으로 연안에 돌아올 때 워낙 작은 몸집으로 인해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모기장과 같이 촘촘한 그물의 세목망을 사용한다. 작은 세목망은 실뱀장어뿐 아니라 치어나 어류의 알까지 모두 싹쓸이해 먹이사슬의 최하위 단계를 위협하는 강력한 생태계 파괴범으로 거듭난다.

불법 어업으로 진행되는 불법 실뱀장어 안강망 어업은 위아래 긴 장대에 어구를 연결하고 실뱀장어를 포획한다. 어구 규정상 어구 입구 장대의 길이가 최대 20m 이하여야 하지만 불법 어업으로 수익을 챙기는 어민에게 규정은 의미가 없다.

금강하구엔 눈에 보이는 불법 실뱀장어 안강망 선박 외에도 세목망으로 무장한 실뱀장어 불법 정치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실뱀장어보다 큰 해양생물의 생태계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

민물장어의 새끼, 즉 실뱀장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록된 멸종위기종 생물이다. 비교하자면 멸종위기종은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보다 생태적으로 더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뜻이다.

군산 금강하구에서 진행되는 실뱀장어 불법 어업에는 실뱀장어에 대한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불법폐선의 이용 ▲금지구역에서의 어업 행위 ▲규격 이상의 어구 사용 ▲생태계를 위협하는 세목망의 무차별적 사용 등 다양한 생태 파괴 문제가 담겨있다.

불법 행위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없는 것은 불법 행위에 대한 행정의 묵인이고 해양생태계 파괴에 대한 정부의 동조다. 적극적인 대응과 대처로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불법 어업을 근절해야 한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환경운동연합 이용기 활동가입니다. 해당 기사 내용은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태그:#실뱀장어, #환경운동연합, #군산, #불법어업, #민물장어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작은 힘이지만 도움이되고자 환경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