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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 대행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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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23일 논평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그러나 추모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가치나 대통령 재임시 추진했던 정책들을 거론하면서 결과적으론 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셨다"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구호는 허공 속 메아리가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부동산, 일자리 등 산적한 민생현안과 코로나19라는 국난 앞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지금처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입법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통합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소통과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추도식 후 기자들을 만나, "아픈 역사의 현장에 다시 왔다"면서 "국민 참여 민주주의와 실용 정신을 되새기면서 노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큰 족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좀 더 개방적인 통 큰 소통과 진영 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고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의 발언은 보다 직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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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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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지자들의 비판을 무릅쓰고 진영을 뛰어넘는 용기를 보여줬다. 한미FTA, 이라크 파병, 제주해군기지가 그랬다"고 평했다. 이어, "그 분이 살아계셨다면, 공정이 무너지고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현 정권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은 자신들의 행적을 부끄러워 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날(22일) 밤 본인 페이스북에 "적어도 노 대통령은 지지층에게 욕 먹을 용기는 있는 분이셨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하는) 척만 하는 대통령이다. 공정한 척, 정의로운 척, 어려운 사람을 위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반대로 움직인 정권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진정성의 노무현 대통령은 부활하였지만, 위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일말의 연민이나 동정심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였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뜨거운 가슴으로 국민을 사랑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되는 날"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독선과 위선. 불공정이 가득한 시대인지라 선동적이지도 않고, 위선과는 거리가 멀었던 진솔한 노 대통령이 오늘따라 무척 그립다"고 밝혔다.
 
특히 "상식이 통하는 사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나라다운 나라, 살맛 나는 세상을 위해 온 마음 다 바쳐 헌신한 노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들이 오늘만큼은 서민팔이와 민주팔이에 여념이 없는 정치인들에게 큰 반향이 되어 작금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노 대통령, 누구보다 보유세에 대한 의지 강했던 대통령"
 
정의당의 추모 논평은 결이 조금 달랐다.
 
보수 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합·실용 등을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한 것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및 부동산 불평등 타파 노력, 소상공인 보호 및 친환경 가치 실현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 정부·여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3년은 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때였다. 당시 행정부의 빠른 대처와 끈끈한 민간협력으로 확진환자 1명 없이 사태를 수습했다"며 "현재 대한민국도 방역우수국가로 평가받고 있지만 방역에 협조한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극히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이 코로나 손실보상법 소급적용에 의지가 없다는 점은 큰 비극이다"며 "집권여당은 누구보다 재래시장 활성화 등 소상공인 정책에 앞장섰던 노무현 정신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또 "부동산 보유세 완화의 물꼬를 트고 있는 집권여당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노 대통령은 누구보다 보유세에 대한 의지가 강한 대통령이었다. 성장보다 분배를 중요시했지만 결국 투기와의 전쟁에서 실패했던 참여정부 시절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