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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몇 날 며칠이 아니고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비대면이 길어지다 보니 만남이나 전화가 끊긴 지 오래다. 자주 만나던 친구들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흔히 우리 세대를 샌드위치 세대라고 부른다. 샌드위치 세대가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다. "맛있는 것도 마음껏 먹고, 여행도 다니며 건강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 가장 행복이다"고들 하지만...

적당한 노동과 휴식, 놀이 등은 삶의 활력소다. 즐겁게 하면 일도 놀이가 되고 운동이 된다. 친구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 텃밭 가꾸기다. 야생화나 하천 등 생태계도 관찰하면 금상첨화다.
 
땅속에 보물을 숨겨놓았다. 파고 파다 보면 보물이 나온다는 아버지의 유언에 형제들은 사이좋게 과수원의 땅을 파며 사이좋게 일했다. 먼저 괭이나 쇠스랑으로 판 뒤에 삽으로 이랑을 만들었다.
▲ 땅파기 땅속에 보물을 숨겨놓았다. 파고 파다 보면 보물이 나온다는 아버지의 유언에 형제들은 사이좋게 과수원의 땅을 파며 사이좋게 일했다. 먼저 괭이나 쇠스랑으로 판 뒤에 삽으로 이랑을 만들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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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땅을 파고 이랑을 만들었다. 트랙터를 이용하면 몇 분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이지만 괭이나 쇠스랑을 이용했다. 흙을 잘게 부수고 퇴비와 비료를 뿌렸다. 상추와 고추, 쑥갓 등 몇 가지만 심기로 했다. 
 
고추10, 가지10, 애호박2, 호박2 모종하고 상추, 쑥갓, 부추 씨를 파종
3*3 = 9, 여분 1개다. 셋이서 사이좋게 나누기로 약속했다.
▲ 채소 고추10, 가지10, 애호박2, 호박2 모종하고 상추, 쑥갓, 부추 씨를 파종 3*3 = 9, 여분 1개다. 셋이서 사이좋게 나누기로 약속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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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애썼네. 수고했어~"

어렵사리 모종을 끝냈다. 땀이 범벅이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지하 150m에서 끌어 올린 암반수다. 뼛속까지 냉기가 스며든다. 어른 3명이 채소 모종 20주 심어놓고 생색이라니... 

과거에는 보리, 목화, 콩 등을 재배한 땅들이다. 일부는 전원주택지로 개발되어 외부인이 들어와 사는 곳도 있지만 경작할 사람이 없어 대부분 놀리고 있다. 젊은 청년으로 통하는 이장님이 70대 중반이니까.

보리 베기는 정말 싫었다. 앞을 보면 까마득했다. 보리 까시락(가스랭이)은 땀에 베인 몸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때 보리 수확했던 일이 나에게는 유일한 농사 경험이다. 어머니와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이다.

샌드위치 세대의 인생 골든타임 보내기가 이렇게 시작됐다. 친구 부인이 올해는 고추 걱정 안 해도 되겠다고 하는데...

태그:#농사, #샌드위치세대, #코로나극복, #인생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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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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