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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르노삼성차 건물 모습.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르노삼성차 건물 모습.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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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단체협상과 구조조정 등을 둘러싸고 르노삼성차 노사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오는 6일과 7일 본교섭을 앞둔 4일,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의 전면파업에 회사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국내 완성차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2020년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회사 "노조의 기습·지속적 파업으로 차질"

이날 르노삼성차 노사의 말을 종합하면 사측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사측은 부산고용노동청 북부지청에 하루 전 신고를 마쳤다. 사측은 3일 올린 공고에서 사측은 "노조의 기습적이고 지속적인 파업으로부터 회사의 재산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한 부분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장 출입금지를 지정한 대상은 르노삼성차 노조, 금속노조 부양지부 르노삼성차지회의 파업 참가 조합원이다. 사측은 이들에게 "폐쇄 즉시 퇴거해야 하며, 허가없이 난입할 경우 건조물 침입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측은 직장폐쇄 관련 입장문에서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파업을 반복하며 회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아르카나(XM3 유럽 수출명) 선적에 심각한 차질을 주고, 공장 점거 집회로 불법 업무 방해 행위까지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처가 부분적인 공장 폐쇄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측은 "직장폐쇄를 하더라도 조업희망자를 파악해 적절하게 라인을 운영하겠다"고 알렸다.

2020년 임단협 협상을 빠르게 타결해야 한다는 점은 사측도 인정한다. 한 해 전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 출시 초기 반응이 긍정적인 XM3의 생산은 모두 부산 공장이 맡고 있다.

사측은 노사 갈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르노 본사가 이 물량을 유럽의 다른 공장에 넘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런데도 기본급 인상과 구조조정 중단 요구 등의 노조 요구 수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유럽의 다른 공장보다 XM3의 제조 원가가 비싸진다는 이유에서다. 사측은 부산 공장의 가격 경쟁력 문제를 내세워 노조에 대응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 노동조합이 지난 17일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 노동조합이 지난 17일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 르노삼성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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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오직 우릴 비용절감의 도구로 취급"

전면파업에 들어간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사측이 최악의 수를 던졌다"고 반발했다. 박종규 르노삼성차노조 위원장은 기본급 연속 동결 논란과 구조조정 문제 등을 언급하며 사측의 조처를 비판했다. 그는 조합원에게 보낸 글을 통해 "사측이 오직 우리를 비용절감의 도구, 대상으로만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 논란이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근 계약직 모집, 희망퇴직 실시, 근무체계 변경, 강제 순환휴직 등 르노삼성차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루 전에도 인천과 창원의 직영 사업소가 폐쇄됐다. 이런 상황에 노조는 지난 30일에 이어 이날도 8시간 전면파업을 선포했다. 노조는 지난 2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57.5%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XM3 물량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안에선 사람을 줄이고, 밖에서는 비정규직을 뽑고 있다"며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급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2년간 동결로 사실상의 마이너스다. 이번에는 인상돼야 하고, 심각한 노동강도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르노그룹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진다. 정종훈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장은 "노사간 갈등의 배경에는 르노그룹의 세계 공장 간 경쟁과 비용절감 유도 정책도 자리를 잡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노동조건 후퇴와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런 악질적인 르노의 정책을 폐기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르노삼성차, #임단협, #구조조정, #르노그룹, #X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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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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