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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 <미나리>가 화제다.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잘 보여주면서 한국 할머니의 정서와 사랑이 잘 표현된 영화로 평가되며 해외 영화제 수상은 물론, 언론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다.

<미나리>로 전국이 들썩이는 것을 보며 '인천에도 미나리 밭이라고 불리는 미나리꽝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릇한 새싹이 돋는 봄은 미나리가 제철을 맞는 때다.

수소문해보니 인천에서도 오래전부터 미나리가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었다. 서인천농협 미나리작목반에 소속된 농부가 33명이나 된다.
 
인천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김동준씨(왼쪽)와 김정호 회장(오른쪽)
 인천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김동준씨(왼쪽)와 김정호 회장(오른쪽)
ⓒ 오철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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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천농협 미나리작목반 김정호(58) 회장은 "인천 서구 루원시티와 청라 사이의 30만평(99만1735㎡)에 달하는 땅이 거의 미리나꽝이었는데 택지로 개발되면서 없어졌다"고 말한다. 그 역시 서구에서 미나리를 키웠는데 농지가 택지로 수용되면서 지금은 경기도 김포 대곶에서 미나리 농사를 하고 있다.

왜 인천 서구 지역에 미나리꽝이 많았을까?

"서구 지역의 땅은 수렁처럼 빠지는 논이 많았습니다. 그런 논에서는 벼농사를 하기 힘들어요. 반면에 미나리꽝이 제격이지요."
 
서구 연희동 일대 미나리논. 지금 이곳에서는 미나리 파종이 이뤄지고 있다.
 서구 연희동 일대 미나리논. 지금 이곳에서는 미나리 파종이 이뤄지고 있다.
ⓒ 오철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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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드경기장 인근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농장을 찾았다. 농부 김동준(62)씨는 2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다. 그의 미나리 재배 규모는 1만3000평(4만2975㎡)에 달했다.

"미나리가 물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채소로 알고 있는데 그건 잘못 알려진 겁니다. 미나리는 키우기 까다로운 채소 중에 하나예요."

그는 "미나리가 온도에 민감해서 온도를 맞추는 게 중요하기에 여름에는 물을 부었다, 뺏다 하면서 미나리가 좋아하는 온도를 맞춘다"고 말한다.
 
서구 연희동 미나리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인천 미나리. 이곳에서는 주로 업소용으로 나가는 '대 미나리'를 수확한다.
 서구 연희동 미나리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인천 미나리. 이곳에서는 주로 업소용으로 나가는 "대 미나리"를 수확한다.
ⓒ 오철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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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김동준씨
 인천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김동준씨
ⓒ 오철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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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기계화가 안 되는 채소작물이다. 벼는 기계를 활용해서 벼를 심고 수확할 수 있는데 미나리는 아직도 사람이 일일이 장화를 신고 미나리꽝에 들어가 심고, 베는 일을 한다. 발이 쑥쑥 들어가고, 땅이 깊숙이 빠지는 특성 때문에 트랙터도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인천에서 재배하는 미나리는 나물용이 아닌 아귀찜 등에 들어가는 업소용이다. 그래서 김동준씨 농장에서도 미나리를 이파리가 아닌 대 위주로 키운다. 여기서 재배한 미나리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으로 출하한다.

김동준씨는 "봄 미나리는 무침으로 먹는 게 제일 좋다"며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고, 해독작용이 있어 숙취에도 좋은데 시민들이 많이 드셨으면 한다"며 미나리의 좋은 점을 자랑을 했다.
 
농부 김동준씨가 미나리논에서 미나리를 한 포기씩 옮겨 심고 있다.
 농부 김동준씨가 미나리논에서 미나리를 한 포기씩 옮겨 심고 있다.
ⓒ 오철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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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인 김동준씨는 미나리 농사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농부의 하루는 태양이 뜨면서 시작해 해가 지면 마무리한다. 그 역시 아침 6시에 미나리꽝에 나가 파종하고, 논둑보수, 벼를 심듯이 미나리를 심는 일을 저녁 6시까지 해야 일과가 끝난다. 고되고 힘든 일이기에 사람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또 지방은 농업에 지원이 많은데 반해 도시농부들에게는 미미한 게 현실이다.

예전에는 연희동 일대도 미나리꽝만 있었는데 지금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퇴비를 뿌리면 주변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미나리를 비닐로 덮어 놓고 있다.
 미나리를 비닐로 덮어 놓고 있다.
ⓒ 오철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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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천 미나리는 1년에 3모작을 한다. 미나리 재배기간은 45일이고 추위 때문에 12월부터 2월까지는 농사를 짓지 않는다.

영화 <미나리> 때문에 미나리 소비가 늘었냐고 물어봤다. 김동준씨는 "영화 때문에 미나리 홍보는 되지만 그것 때문에 소비가 느는 것 같지는 않다. 25년 전 만 해도 젊은 사람들 중에는 미나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대중화 된 것 같다"며 인천 미나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부탁했다.

글 이용남 i-View 편집위원, 사진 오철민 자유사진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태그:#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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