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이번 시즌 8년 만에 외국인 좌투수를 영입하였다. 주인공은 미란다 투수. 금액은 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총액 80만 달러다. 경력이 특이한데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까지 감안한다면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대만 프로야구를 모두 뛰어본 투수다. 우리에게도 꽤 낯이 익었는데 2016 시즌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에 이대호 선수(현 롯데)와 같은 팀에서 활약하였다. 

두산 베어스가 지금의 왕조를 구축하는데 왼손 선발 투수가 큰 공헌을 했다. FA로 영입한 장원준은 2015, 2016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유희관 투수도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인물이다. 다만 장원준 투수는 부진에 빠져있고, 유희관 투수는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타자를 상대를 하려니 잠실 구장이 아니면 팀에서 활용하는 데 애를 먹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란다 투수를 영입한 모양새. 그는 일본과 대만에서 어떤 투수였을까? 장점과 단점으로 나누어 분석해본다. 우선 장점.

떨어지는 변화구를 골라 던질 수 있다

 
미란다 투수의 2019시즌 볼 배합 미란다 투수는 타자의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2가지를 구사한다. (체인지업, 스플릿터) 따라서 국내 리그에서 괜찮은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 미란다 투수의 2019시즌 볼 배합 미란다 투수는 타자의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2가지를 구사한다. (체인지업, 스플릿터) 따라서 국내 리그에서 괜찮은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 장정환

 
일본 시절의 미란다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볼을 구사한 좌완 투수였다. 그런데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은 이제 동양 야구에서도 흔하다. 오히려 포커스를 맞춰 보아야 하는 부분은 2가지의 떨어지는 변화구. 보통 투수들이 체인지업을 구사하면 스플릿터를 구사하지 않거나 스플릿터를 구사하는 투수라면 체인지업을 구사하지 않는데 미란다는 둘 다 잘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할 수 있고 스플릿터로 헛스윙 유도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두 가지의 변화구만 타자들이 집중하기도 어려운 것이 간간이 슬라이더도 섞는다. 힘으로만 타자를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투수에게 말려들기 좋은 스타일이다.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졌다
 
2019시즌 일본 리그와 2020년 대만 리그의 이닝 소화 미란다 투수가 일본시절보다 확실히 좋아진 것은 경기 운영 능력. 5이닝 미안 투구가 확연하게 줄어버렸다. 두산 베어스가 이 점을 확인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았을 것이다.

▲ 2019시즌 일본 리그와 2020년 대만 리그의 이닝 소화 미란다 투수가 일본시절보다 확실히 좋아진 것은 경기 운영 능력. 5이닝 미안 투구가 확연하게 줄어버렸다. 두산 베어스가 이 점을 확인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았을 것이다. ⓒ 장정환

 
미란다는 일본 소프트뱅크 시절 2018시즌 8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출장 성적이 7경기뿐이므로 표본이 다소 적다. 그래서 2019시즌, 2020시즌을 따져보았다.  

우선 2019년 당시 일본 소프트뱅크 시절 18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하였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이닝 소화. 5이닝 미만 경기가 18경기 중 8경기로 절반에 가까웠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것은 5이닝 미만 소화 경기 숫자. 따라서 당시 소프트뱅크가 미란다 투수와 계속 함께 하기에는 안정성에 문제가 많았던 투수였다.

재계약에 실패한 미란다는 대만 중신 브라더스로 이적했다. 그렇다면 대만 시절의 미란다는 어떤 투수였을까? 분명한 것은 일본 시절과 비교 해 볼 때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지는 대만리그라는 점을 감안 해야 하지만, 5이닝 미만으로 소화한 경기가 불과 1경기. 6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8경기. 7이닝을 소화 한 경기는 25경기 중 11경기. 리그의 수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미란다가 일본 시절보다 분명 좋아진 것은 맞다.

다음은 단점이다.

크게 좋아지지 않은 피안타율과 주자 출루
 
미란다 투수의 직전 3년간의 기록 우려스러운 부분이 whip.(주자 출루율)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확실히 좋아졌다.

▲ 미란다 투수의 직전 3년간의 기록 우려스러운 부분이 whip.(주자 출루율)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확실히 좋아졌다. ⓒ 장정환

 
미란다 투수의 세부 성적을 살펴보아야 할 때 주목했던 점은 피안타율과 이닝당 주자 출루율 (whip.)다. 2019시즌 일본 시절을 살펴보면 특별히 우선 좌, 우 타자의 편차가 다소 심하게 드러났다. 좌타자는 일발 장타를 많이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피안타가 문제였다. (2019 일본 소프트뱅크 whip. 1.49)

그렇다면 대만 시절에는 이 기록이 어떻게 변하였을까? 경기 숫자, 리그 수준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우타자에게 허용하는 피홈런은 어느정도 억제하는데 성공하였다. 일본 시절에는 우타자에게 19타석당 홈런 1개 꼴로 허용했지만 대만에서는 32타석당 홈런 1개 꼴로 허용했다.

 
2019시즌 일본 시절의 구종별 피안타, 피홈런 빠른 볼 구사가 많은 것은 대부분 투수들이 비슷하지만 일발 장타를 많이 허용했던 것은 걸림돌이다.

▲ 2019시즌 일본 시절의 구종별 피안타, 피홈런 빠른 볼 구사가 많은 것은 대부분 투수들이 비슷하지만 일발 장타를 많이 허용했던 것은 걸림돌이다. ⓒ 장정환

 
다만 안타 허용은 크게 차이는 없었다. 둘 다 5타석에 1개 꼴로 허용했다. 좌타자 상대 요령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일본시절이나 대만시절이나 약 4타석에 1개 꼴로 안타를 허용했다. 완전하게 줄이지는 못 해도 이 점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그 때문에 whip.를 크게 줄이는데 실패했다(2020 중신 브라더스 whip. 1.34).

그래도 삼진 잡는 능력은 좋아졌다. 일본 시절 7타석에 한 개 수준으로 삼진을 잡았다면 대만에서는 4타석 당 한 개 수준으로 잡아냈다. 따라서 KBO리그에서는 아마 일본과 대만 시절의 중간 정도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 해 본다(5~6타석 당 삼진 1개 수준).

 
미란다의 좌우 타자 상대 성적 우타자의 일발장타 허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것이 걸린다. 이를 얼마나 극복하는가가 중요하다 .

▲ 미란다의 좌우 타자 상대 성적 우타자의 일발장타 허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것이 걸린다. 이를 얼마나 극복하는가가 중요하다 . ⓒ 장정환

 
다소 불안한 빠른 볼의 제구 

또 하나 불안한 점은 빠른 볼의 제구. 미란다의 일본 시절을 살펴보면 빠른 볼이 통타 당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물론 빠른 볼의 구사가 많았으니 그만큼 많이 맞았지만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맞다.

다만 체인지업, 스플릿터가 장타 허용이 많지 않다는 의미는 변화구의 제구는 괜찮다는 의미. 다행이 그가 홈 구장으로 활동 할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 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두산 베어스도 이러한 점을 고려 하고 미란다 투수를 영입했을 것이다.

그래도 한 번 해 볼 만한 선택

두산 베어스는 강력한 수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수들에게 항상 도움을 주는 구단이었다. 이제는 한신으로 넘어간 알칸타라도 두산 베어스의 수비,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바탕으로 활약하였고 결국 니퍼트에 이어 20승을 달성하였다. 이미 알칸타라는 검증이 끝난 투수이기에 적응에 큰 무리가 없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미란다 투수의 세부 수치를 보았을 때 약간 불안하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리그의 수준을 감안해도 다소 많은 우타자 피홈런, 꽤 높은 whip.다. 이 두 가지 지표를 얼마나 개선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그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두산 베어스의 내야 수비력과 조직력 등을 감안 해 볼 때 예상 성적은 11~12승, 최대 15승~17승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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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일본 시절의 기록은 https://baseballdata.jp/, 대만 시절의 기록은 대만프로야구 공식홈페이지 http://www.cpbl.com.tw/의 기록을 가공했습니다. 참고 해 주세요.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미란다투수 #대만프로야구 #N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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