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꽤 희귀한 풍경이 나왔다. 바로 일본에서 재취업에 실패한 외국인 선수 2명이 한꺼번에 국내 프로야구 리그 취업에 성공한 것. 한 명은 히로시마에서 활약한 피렐라(최대 총액 80만 달러)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맺었다. 피렐라는 2020시즌 일본 히로시마 토요 카프에서 99경기 타율 0.266, 11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 2020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3년간 활약했던 뷰캐넌(15승 7패 3.45)의 활약으로 외국인 투수 잔혹사와 이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지켜 준 것이 최고의 장점이었다. 피렐라에게도 화려하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타선을 지켜주기를 바랄 것이다. 사실 삼성의 지난 시즌 타선은 답답했다. 팀 타율 0.268로 10개 구단 중 8위, 득점권 타율 0.272로 8위, 홈런 129개로 7위를 기록했기 때문. 당연히 허삼영 감독이 라인업을 계속 건드렸다. 144경기에서 만들어 낸 라인업이 137개였다. (리그 평균 119개, 1위는 한화 141개)  FA시장이 열리자마자 재빠르게 FA 오재일을 영입한 것도 파괴력 부족을 절감하였기 때문.

또 한 명의 선수는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했던 알몬테(최대 총액 77만5000달러). 2020시즌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62경기 .294, 9홈런 31타점을 기록하였다. 피렐라는 1년만 활약하고 KBO 무대를 노크했고 알몬테는 3년간 일본 리그에서 활약한 후 이번에 KBO리그를 노크했다. kt는 로하스와 올 시즌 다시 하기를 원했지만 돈 싸움에서 한신에게 패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알몬테도 스위치 히터다. kt가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는데 눈이 오를대로 오른 kt팬들을 얼마나 만족시켜 줄 지 지켜보아야 한다. 

3번, 5번? 최적의 타순은 6번 피렐라
 
피렐라의 2020시즌 타순별 성적 피렐라는 시즌 초반 1번 타자로 주로 활약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6번, 7번에서 활약했다. 6, 7번에서 기록을 주목해야 한다.

▲ 피렐라의 2020시즌 타순별 성적 피렐라는 시즌 초반 1번 타자로 주로 활약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6번, 7번에서 활약했다. 6, 7번에서 기록을 주목해야 한다. ⓒ 장정환

 
피렐라는 지난 시즌 소속팀 히로시마 토요 카프에서 꽤 여러 타순을 오고 가면서 활동했다. 히로시마에서는 개막 첫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 후 점점 내리막을 걸으면서 경기 출장이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본인이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 해 0.266, 11홈런, 34타점으로 시즌을 마치고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그렇다면 일본 시절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까? 기본적으로 파괴력은 동양 프로리그에서 통할만 하다. 다만 일본 시절의 활약을 근거로 할 때 타격에서 몇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스트라이크와 비슷하다고 판단하면 배트가 쉽게 따라 나오는 스타일. 특히 눈 높이에 들어오는 볼에 스윙이 다소 쉽게 나간다. 일본 시절에 가장 즐겨 스윙하던 코스를 뽑아보면 특히 좌투수의 몸 쪽 높은 볼에 쉽게 스윙이 나왔다. 실제 몸쪽 높은 볼을 건드려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또 하나는 지적하자면 상황에 따라 스윙을 크게 하거나 작게 해야 하는데 그런 세밀한 부분은 다소 약하다. 그가 가장 많이 안타를 만들어 낸 코스를 살펴보면 확연하다. 
 
피렐라 선수의 타격 코스 피렐라는 좌투수가 눈높이로 오는 볼에 상당히 잘 반응했다. 빨간 원이 가장 안타를 많이 만들어낸 코스. 전반적으로 바깥쪽 볼에 스트라이크와 비슷하다고 판단하면 배트가 잘 나갔다. 따라서 이 점을 노리고 상대 투수들이 던지는 유인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 피렐라 선수의 타격 코스 피렐라는 좌투수가 눈높이로 오는 볼에 상당히 잘 반응했다. 빨간 원이 가장 안타를 많이 만들어낸 코스. 전반적으로 바깥쪽 볼에 스트라이크와 비슷하다고 판단하면 배트가 잘 나갔다. 따라서 이 점을 노리고 상대 투수들이 던지는 유인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 장정환

 
그렇다면 가장 편안하게 여겼던 타순은 몇 번이었을까. 욕심이라면 내심 오재일 선수 바로 앞이나 뒤에 피렐라를 허삼영 감독도 배치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런데 피렐라가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타순은 6번과 7번이다. 1번에서도 활약을 분명히 많이 보였지만 1번 타석에서 활약하였을 당시에는 시즌 중반으로 가면서 출루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조급한 타격을 많이 보여주었다. 반대로 6, 7번 타순에서는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아래는 피렐라 선수의 타순별 성적이다. 

여러가지를 종합 해 볼 때 피렐라는 중심타선에 투입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선수다. 이를 놓고 보았을 때 2021시즌 삼성 라이온즈 타순에서 키는 5번 타순이다. 오재일 선수를 4번으로 배치한다면 6~7번 타순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생산성이 확연하게 떨어지거나 타순의 흐름이 뚝뚝 끊어지는 현상이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피렐라는 중심 타선에 둘 만해 보이지만 중심 타선에 두고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선수다.

안정적인 알몬테? 건강하지 않았던 것이 옥의 티
 
알몬테의 지난 3년간 성적 알몬테는 2018 시즌 리그 5위의 타율을 선보였다. 다만 이 후 2년간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큰 활약을 보이지는 못 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타율이 크게 꺾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

▲ 알몬테의 지난 3년간 성적 알몬테는 2018 시즌 리그 5위의 타율을 선보였다. 다만 이 후 2년간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큰 활약을 보이지는 못 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타율이 크게 꺾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 ⓒ 장정환

 
알몬테 선수는 2018~2020시즌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했다. 2018시즌에는 132경기 출장 15홈런 77타점 .321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특히 2루타 37개로 리그 1위를 기록하였고 타율은 리그 5위, 타점 리그 10위를 기록하였다. 이 해에 주로 3번 또는 5번 타자로 활약을 하였는데 4번 타자에게 찬스를 연결 해 주거나 4번 타자가 해결하지 못 하는 찬스를 해결하는 등의 역할을 해 주었다. 아래가 알몬테 선수의 지난 3년간의 주니치에서 성적이다. 

그런데 2019시즌 출발부터 삐걱대면서 불안하였다. 개막부터 14타수 무안타를 보여주더니 2군에서 꽤 오랜 시간 조정 등을 거쳤다. 감을 잡아가나 싶었는데 8월에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이 오면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 하였다. 지난 시즌에도 여기저기 시즌 중에 계속 아픈 곳이 나오면서 62경기 출장에 그쳤고 결국 규정타석 진입에 2년 연속 실패하였다. 이렇게 여기저기 아픈 곳이 자주 나오자 주니치 구단에서 계약 불가를 통보하였고 올 시즌 kt에 입단하였다.
 
알몬테 선수의 일본 주니치 시절의 타격 코스 알몬테는 우타석에 들어섰을 때 좌투수 낮은 볼 공략이 좋았다. 어설프게 몸쪽으로 들어가면 안타로 연결했다. 보기와 달리 신중하게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입이다.

▲ 알몬테 선수의 일본 주니치 시절의 타격 코스 알몬테는 우타석에 들어섰을 때 좌투수 낮은 볼 공략이 좋았다. 어설프게 몸쪽으로 들어가면 안타로 연결했다. 보기와 달리 신중하게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입이다. ⓒ 장정환

 
타격 스타일은 지난 시즌을 놓고 보았을 때 좌타석에서 홈런을 많이 뽑아내는 스타일. 우타석은 주로 안타를 노리는 타격이다. 그렇지만 양 타석의 타율 편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여기서 하나 주목 해 보아야 할 점은 알몬테가 우타석에 들어 섰을 때다. 좌투수의 몸쪽 낮은 볼을 상당히 잘 쳤다. 스윙 궤적이 약간 골프 스윙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떨어지는 볼은 걷어 올릴 수 있다. 아래가 알몬테의 일본 시절 타격 코스다. 

알몬테는 일본에서도 펜스가 높고 넓기로 악명높은 나고야 돔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다. 따라서 홈런 등의 수치는 분명 손해를 본 것은 맞다. 상대적으로 야구장의 크기가 작은 축에 속하는 수원구장에서는 홈런 등의 장타 숫자가 오를 것이다. 단, 로하스와 같은 폭발력과는 약간 거리가 멀 것이다. 일본 시절에도 정확하게 맞추는 스타일이지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아래의 야구장 스펙을 참조 해 보면 확연하게 차이를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수비는 어떨까? 일본 시절에는 주로 좌익수로 활약하였는데 kt에서는 아마 좌익수로 최대한 배치하도록 배려를 해 줄 것이다. 다만 다쳐서 1~2달씩 자리를 비운 이력은 걸린다. 최대한 지명타자로 뛰기는 할텐데 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알몬테의 2018시즌 타순별 성적 그가 건강했을 때 성적이다. 특히 3, 5번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4번에 유한준 등을 배치한 후 그를 3, 5번에 두고 활용하지 않을까 예상 해 본다.

▲ 알몬테의 2018시즌 타순별 성적 그가 건강했을 때 성적이다. 특히 3, 5번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4번에 유한준 등을 배치한 후 그를 3, 5번에 두고 활용하지 않을까 예상 해 본다. ⓒ 장정환

 
사실, 알몬테의 성공 여부는 다른 것은 없다. 타격이 좋은 선수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 특히 일본 시절에 겪었던 오른쪽 허벅지 통증 이력이 걸린다. kt가 이런 점은 분명히 숙지하고 알몬테 선수를 영입했을 것이다. 타순은 3번 또는 5번에 배치 할 것이다. 그가 가장 좋을 활약을 보였던 2018시즌 타순별 성적을 참고 해 보면 확실하게 감을 잡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활약에 조금은 긍정적인 부분을 꼽아보자면 수원 구장은 천연잔디 구장이다. 나고야 돔도 그렇지만 일본이 관리상의 편리함을 들어 인조잔디 구장이 대다수다. 분명 알몬테 선수가 뛰는데 피로도가 일본 시절보다는 덜 할 수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픈 곳이 많았던 선수에게 구장의 여건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적어도 흙 바닥에서 뛰는 것이 허리나 무릎에 쌓이는 피로도가 훨씬 적을 것이다.

다른 듯 같은 같은 듯 다른 두 선수의 기대치
 
두 선수가 뛰었던 그리고 뛸 구장의 비교 피렐라는 일본 시절이나 큰 차이가 없다. 환경이 실제 비슷한 편이다. 알몬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나고야 돔은 일본에서도 타자들의 무덤이었다. KT위즈 파크는 그에 비하면 장타를 뿜어내기는 수월할 것이다.

▲ 두 선수가 뛰었던 그리고 뛸 구장의 비교 피렐라는 일본 시절이나 큰 차이가 없다. 환경이 실제 비슷한 편이다. 알몬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나고야 돔은 일본에서도 타자들의 무덤이었다. KT위즈 파크는 그에 비하면 장타를 뿜어내기는 수월할 것이다. ⓒ 장정환

  
 
이 두 선수는 어쨌든 일본에서 실패를 뒤로 하고 KBO 무대를 노크했다. 삼성은 지난시즌 타선에서 파괴력 부재를 절감해 적어도 20홈런은 피레라에게 기대를 할 것이다. kt는 로하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괴물 같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kt의 첫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알몬테도 팀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한국에 진출 했을 것이다. 로하스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어야 재계약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무튼 두 선수 모두 해당 구단의 중심 타선을 책임지거나 중심타선을 지원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녔다. 이 두 선수들이 뛰는 야구장 모두 타자 친화적인 구장.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지켜보는 것도 2021시즌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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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일본 시절 활약했던 자료는 https://baseballdata.jp/ 그리고 http://www.baseball-lab.jp/를 참조 및 가공했습니다.
KT위즈 삼성라이온즈 알몬테 피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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