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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  꽃밭에  할미꽃망울이  피었다
▲ 할미꽃 울집 꽃밭에 할미꽃망울이 피었다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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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호미 안마 거부하던 언 땅
따사로운 햇살 내려 뜸 떴을까
마른 줄기 덮고 감감하더니
할미꽃망울 내어 봄햇살 안았다

거실 한 켠 구부정하게 앉아
창으로 들어선 봄햇살에
팔순 너머 구순 앞둔 울엄니
아픈 무릎 뜸 뜨고 계실까


꽃밭에는 자작 시 할미꽃 구절처럼 할미꽃 얼굴 내밀고 텃밭에는 머위순 내는 봄 문턱 너머로 봄물이 밀려오고 있다.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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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지나고 연일 따스한 기운에 땅끝 해남에 이른 봄이 들어선 것이다. 농로 산책 길에 봄까치, 냉이꽃이 바람에 살랑대더니 집 마당 꽃밭에 아직 찬 기운 품은 바람 때문인지 솜털 옷 입은 할미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텃밭에는 머위순이 파릇하게 순을 내고 가운데 오목한 머위 꽃망울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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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담 밑에는 강낭콩이 파릇하게 돋아 덩굴 손을 뻗고 겨울 이기고 돌아온 마늘, 양파, 파, 돌산갓, 노지 딸기도 파릇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겨울 이긴  승전보 같은  텃밭의  파릇한 기운  돌산것  파 양파
▲ 승전보 같은 텃밭의 파릇한 기운 겨울 이긴 승전보 같은 텃밭의 파릇한 기운 돌산것 파 양파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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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잖아 들어설 꽃밭의 황홀한 꽃제전과 텃밭의 초록제전을 그리며 마늘, 돌산갓, 양파, 케일에도 재를 뿌려 주며 장하다는 듯 쓰다듬는다. 그리고 강낭콩과 노지 딸기 밭엔 대나무 터널을 만들어 주었다. 뒤안 대숲과 봄물 오른 나뭇가지마다 참새들 지저귐이 요란하고 골목엔 고양이들이 나와 졸고 있다.  
 
▲ 대숲 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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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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