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지역이던 울산은 지난 8월 15일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병상부족에 따른 의료공백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도시 중 유일하게 공공병원이 없는 영향이 크다.
2월 22일 첫 학진자 발생 후 8월 14일까지 62명이던 확진자는 9월 2일 8명이 늘어난 것을 포함해 보름 만에 모두 108명으로 늘었다.
울산은 공공병원이 없는 유일한 대도시로, 대학병원도 울산대병원이 유일하다. 따라서 울산대병원은 현재 울산지역 공공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울산에서 코로나19 환자를 격리치료하고 있는 유일한 병원이다.
병상 수 부족에 따른 의료공백 우려를 제기한 곳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병원분회. 이들은 의료공백 우려와 함께 지난 2월 22일 울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약 7개월 동안 코로나19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온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전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울산대병원 노동자들, 추가병상 확보 위해 일반환자 타병원 이송
울산대병원 81병동은 코로나19 국가지정 병동으로 전체 37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현재 35명의 코로나 환자가 입원해 있어 남은 병상은 단 두 개에 불과하다.
이에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은 급하게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지난 1일 울산대병원61병동 일반환자들을 타병동으로 이송하고, 61병동을 감염병동으로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병원분회는 2일 오전 10시 2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울산시와 울산대병원은 61병동까지 포화상태에 다다를 경우 의심환자 수용병동(32개병상)까지 감염병동으로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의심환자 수용병동은 병원 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코로나 의심환자를 임시 수용하는 병동으로 사용하고 있어, 만약 임시수용병동까지 오픈한다면 코로나 의심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어 병원 내 코로나 감염 예방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사 무리하여 임시병동까지 오픈한다고 하더라도 울산대병원 전체 코로나 병상은 108개 병상(81병동 37bed, 61병동 39bed, 71병동 32bed)으로 현재 입원환자 35명을 제외하고 추가로 7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울산시는 의료공백 사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노조는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이 현재 처한 노동강도를 토로했다.
이들은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다시 확산추세에 접어들면서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또다시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직접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간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추가 병상확보를 위해 일반환자를 타 병동으로 이송하면서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하루하루 긴장 속에서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병원노동자들은 의료진이기 이전에 한 명의 노동자인지라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고, 더 힘내서 일할 수 있는 사기 진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울산대분회는 '서울시가 의료진 사기 진작을 위해 의료진에게 3일간의 특별휴가를 시행'하고, 경기도와 인천시도 이틀간의 특별휴가 보상조치를, 대구시는 코로나19 의료진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하는 등 의료진의 사기진작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다른 시도가 의료진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하는 반면 울산시는 코로나19를 담당하는 의료진에 대해 어떠한 사기진작 노력도 없다"면서 "그저 병원노동자를 환자를 치료하는 기계부품으로 생각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은 "향후 73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추가병상 확보를 위해 시설, 인력, 재정운영 계획을 즉각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병원노동자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으므로 병원노동자들이 환자치료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타시도에 준하는 의료진 사기 진작 대책"을 아울러 촉구했다.
특히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은 전국 특·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공공종합병원이 없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울산시가 즉각 울산공공병원(울산의료원) 설립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