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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수업을 하기 전 단어 테스트를 본 것을 교사가 함께 검토하고 있는 모습.
  학생들이 수업을 하기 전 단어 테스트를 본 것을 교사가 함께 검토하고 있는 모습.
ⓒ 김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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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대형 학원들의 온라인 수업이 다시금 시작됐다. 줌(온라인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서 열악하다.

한 강사는 수업 도중 "일부 무책임한 어른들 때문에 다시금 우리가 온라인으로 만나게 되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본 시민기자는 수업을 직접 수강하며 겪은 일들을 기사에 담기로 했다.

교사는 학생들 반응 보기 어려워 

수업에 앞서 항상 시행하던 단어 시험도 소크라티브(교육 사이트)를 이용한 온라인 테스트로 진행됐다. 강사가 미리 입력해놓은 단어들을 학생들이 보면, 타이핑한 후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 편할 것만 같은 시스템도 꽤 불편한 점이 있었다.

원래는 자동으로 채점해 주는 기능이 있지만, 교사가 입력해놓은 정확한 답이 아니면 오답으로 처리되는 바람에 교사가 일일이 확인하여 내 채점해야 한다. 여기서 '정확한 답'이란 띄어쓰기나 철자 하나하나가 다 맞은 답이다. 여러 가지 맞는 답안이 나오지만, '정확한 답'이 아닌 경우에는 오답 처리되는 것이다.

이 단어 테스트를 끝난 경우에는 학생들의 숙제를 점검한다. 지난주 제출된 숙제는 모의고사 기출문제의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틀린 문제의 수를 묻는다. 학생들은 각자가 틀린 개수를 말하며 문제를 풀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를 이용해 자신의 문제지를 찍어 송출한다.

이때에도 카메라가 없는 기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기로 인한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닌데, 마이크가 없는 학생들은 채팅으로 강사에게 자신의 의사나 질문을 전달해야 해서 마이크가 있는 학생들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경우 등도 있다.
 
강사가 마우스를 이용해 필기를 한 지문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강사가 마우스를 이용해 필기를 한 지문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 김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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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본 수업에 돌입하자, 강사가 마우스를 잡고 필기에 나섰다. 하지만 위 사진과 같이 마우스로 이루어진 필기는 칠판에 직접 하는 필기보다 지저분해 보일 수밖에 없다. 일부 강사들은 스마트패드와 그것과 호환이 되는 전자 필기구를 이용해 보다 깔끔한 필기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강사는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빛나는 눈빛이 강사가 더욱 열심히 수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듯했다.

강사들은 중간중간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혹여나 졸고 있지는 않은지, 멍 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강사들은 졸리지 않게 사소한 농담들도 계속했지만 조용한 온라인 수업의 분위기상, 학생들의 큰 웃음이나 반응을 보기는 어려웠다.

이런 식으로 학생들은 총 4교시의 수업을 들었다. 50분 동안 모니터를 바라보며 힘들어진 몸을 10분간 쉬게 하며 버틴 결과물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수업보다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는 듯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 와중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사교육을 지속해서 받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사이의 교육 편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교육 문제일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를 통해 우린 '어른'이 무엇인지, '어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리 불릴만한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이번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일부 참가자들과 방역을 방해하는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도들과 관계자들에게 학생이자 시민기자로서 묻고 싶다. 여러분들은 '어른'이라고 불릴만한가?

태그:#코로나19,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온라인수업,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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