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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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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공공기관을 대거 지방으로 이전하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충분치 않습니다. 행정수도 완성이 지체되면서 효과는 반감됐습니다. 

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성과는 분명합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연구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수도권 집중이 8년가량 늦춰진 것으로 나타납니다. 다시 한번 균형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행정수도를 제대로 완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길거리 국장, 카톡 과장을 줄이려면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합니다."


20일 오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국회 연설 중 일부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에서 행정수도 완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국회의 세종특별자치시(아래 세종시) 이전 필요성을 제기했다(관련 기사: 김태년 "대전환의 시대,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집권 여당에서 국회 세종시 이전 제안이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이낙연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여러 대책에서 핵심 중 핵심은 국회의사당의 세종 이전"이라며 "세종시로 국회의사당을 옮기는 게 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세종시 이전은 단지 지역 이해관계가 걸린 현안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제 정부 부처 대부분은 세종시에 입주한 상태다. 특히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건설교통부 등 국가 운영 중추인 행정·경제·복지를 담당하는 부처들이 세종시에 있다. 

하지만 부처장관은 서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무회의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을 때면 세종시를 비우기 일쑤다. 업무는 원격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빈번하고, 그래서 '길거리 과장', '카톡 과장'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충남 지역 시민 한 사람으로서 이런 모습은 비효율적 행정으로 보였다. 

국회, 혹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은 세종지역 시민단체 숙원이기도 했다. '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대책위원회'(아래 세종시민대책위, 김준식 상임대표)는 지난해 4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지역 시민단체가 국회·청와대 세종 이전을 촉구하며 내세우는 명분도 바로 국가행정의 효율적 운영이었다. 

김 원내대표도 이 점을 의식한 듯 "정부 행정기능을 지역으로 옮긴다고 해서 공공서비스가 부실해질 염려는 없다. 이미 많은 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했고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공무원 사회도 국회 세종의사당에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3월 세종시가 여론조사 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정부세종청사 21개 정부 부처 공무원 106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85.8%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면, 집값 안정에도 도움 될 것 

국회 세종 이전은 집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수도권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인구과밀이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기 때문이다. 집값을 낮추려면 결국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켜야 하는데, 국회나 청와대 세종 이전은 여기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어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역 시민사회는 김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을 환영하고 나섰다. 

김준식 세종시민대책위 상임대표는 "원내 과반의석 원내대표의 말이라 신뢰를 보낸다. 또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은 이미 여야 합의가 이뤄졌기에, 이참에 여야가 합의해 잘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 세종 이전은) 수도권 과밀화, 집값 안정, 지방분권 실현 등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충청지역 주민으로서 집권당 안에서 국회 세종시 이전 목소리가 나오는 게 참으로 고무적이라고 본다. 특히 여당 유력 당권 주자와 원내대표가 차례로 공언했으니, 그 약속 꼭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충청권 민심을 노린 단발성 정치적 수사에 그쳤다간 심각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태그:#김태년 원내대표, #세종시, #이낙연 의원, #국회 세종의사당, #세종 대통령집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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