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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장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장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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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지역 한 중등학교 A교사는 원격수업을 진행하다 말고 맥이 풀렸다.

한 학생이 학생들 단톡방에 A교사의 짤(사진)을 올려놓고 "토 나온다"고 적었기 때문이다. A교사에 따르면 이 학교 교장은 원격수업 도구로 해외 업체의 화상회의시스템인 줌(ZOOM)만 사용하게 하고, 수업 과정에서 교사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교육부가 원격수업 학교자율권 줬지만, 학교장이..."

A교사는 "교육부는 어떤 수업도구를 사용할지 학교에게 자율권을 주었지만, 학교장이 줌만 사용토록 지시한 결과 '토 나온다'는 글까지 보게 됐다"면서 "이번 문제는 학생도 잘못이지만 전문직인 교사들에게 특정 도구만 강요한 교장의 행동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B교사는 국내 대기업이 만든 소통앱(웹)으로 원격수업을 관리하려다가 교장의 제지를 받았다. B교사는 "우리 학교 교장이 (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e학습터라는 수업관리사이트만을 사용하라고 지시한 뒤 다른 웹을 사용한 학생 출석관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무리 교장이더라도 교육부에서도 추천한 우리나라 대기업의 소통웹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 자체가 교권침해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4월 9일부터 시작한 원격수업 기간에도 교사들이 교권침해를 당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남짓 짧은 기간인데도 교권침해 호소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교권침해자는 학생보다도 학부모와 학교 관리자(교장과 교감) 등 어른들이 많았다.

12일 교사노조연맹이 내놓은 '교사의 교권 인식과 코로나 대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원격수업 과정에서 교권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교사는 6.8%였다. 이번 조사는 교사노조연맹이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 교사와 특수교사 2585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교권침해의 종류에는 '학부모의 개입으로 인한 교육활동 침해'(62.8%)와 '관리자의 개입으로 인한 교육활동 침해'(32.4%)가 많았다. '(학생 등의) 욕설이나 폭언''도 2.9%를 차지했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방식에 대해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원격수업 내용을 학부모가 본 뒤 수업 질이나 교사 인물평 등을 맘카페 등에 모욕적으로 올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교사들의 58.1%는 '원격수업하면서 교권침해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9%였다.

'교육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교사들의 64.2%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답변도 81.9%에 이르렀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에 대한 예측 가능한 일정 제시 여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78.7%였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연맹은 "우리는 코로나19 관련 교육부의 대응에 그동안 최대한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의 교사 경시, 현실성 없는 정책과 관행적 업무 지시는 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교사의 부정적 평가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교 교사 7.3%만 "자는 학생 거의 없다"
 
12일 오전 전교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12일 오전 전교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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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복수응답)로 '행정업무 교육청 이관'(62.3%)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대책 수립'(39.1%)이 많이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전국 교사 4만908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벌인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결과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이날 공개한 것이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수업시간 엎드려 자는 학생이 거의 없다'고 답한 교사는 37.3%였다. 유치원 교사는 71.0%, 초등학교 교사는 70.5%, 중학교 교사는 21.2%, 고교 교사는 7.3%로 답했다. 초중고로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이 많은 것이다.

고교교사의 경우 '수업시간 엎드려 자는 학생 비율'에 대해 '학생 10% 이내'는 28.3%, '학생 10~30%'는 41.8%, '학생 30% 이상'은 22.0%라고 답했다.

전교조는 이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대책'으로 "입시제도 혁신과 교육과정 적정화 등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면서 "교사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함께 국가수준교육과정의 양을 축소하는 등 학습량 감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그:#코로나19, #전교조, #교사노조연맹,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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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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