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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찾았다.

대전 대덕구 법동시장 인근에 위치한 대덕에너지카페 내 에너지전환갤러리, 이름하야 '내일'. 큰 미술관도 아니고 유명화가의 전시회도 아닌 기후위기로 사라져 가고 있는 개구리, 맹꽁이들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대덕에너지카페 내 에너지전환갤러리 '내일'에서 못찾겠다 맹꽁이 라는 이름으로 양서파충류 사진전이 열리고있다
▲ 맹꽁이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대덕에너지카페 대덕에너지카페 내 에너지전환갤러리 "내일"에서 못찾겠다 맹꽁이 라는 이름으로 양서파충류 사진전이 열리고있다
ⓒ 김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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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 작가인 문광연 선생님을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나는 천천히 전시를 둘러보았다.

몸을 크게 부풀리고 있는 맹꽁이, 개구리들의 다양한 서식지 모습이 담긴 작품을 봤다. 나의 걸음을 멈추게 한 작품은 떨어진 꽃잎을 잡고 있는 청개구리 사진이었다. 작은 손가락으로 꽃잎을 야무지게 잡고 있는 자태가 아름답기만 했다. 한쪽에는 맹꽁이 얼굴로 만든 포토존이 있어 아이들과 오면 사진 찍기 좋아 보였다.
   
전시를 보는 동안, 우리가 양서류에 대한 추억이 개구리 왕눈이 만화로, 제이레빗의 작은 도롱뇽 노래가 가사로, 어느 음식점 계산대 앞 복두꺼비 인형으로만 남지 않길 바라며 나머지 전시를 마저 둘러보았다.
 
"기후변화의 위기를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는 문광연 작가와 인사를 나누며, 기후변화의 위기로 사라져 가는 양서파충류 사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기후위기와 양서류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전을 연 양서파충류 박사 문광연 작가 기후위기와 양서류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 김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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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맹꽁이 친구 문광연입니다. 반갑습니다. 32년 동안 교직생활 하다가 올해 2월 퇴직을 했고요. 그동안 양서파충류에 관심이 많아 연구하고 전시회도 하고 책도 쓰며 다양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책을 발간했다고 했는데요, 책 이야기도 잠깐 해주시겠어요?
"한 20년 정도 양서파충류를 연구했는데 하다 보니 강의만 해서는 자세한 내용 전달하기 어려워 일찍부터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제가 쓴 책이 지금껏 3권이 있는데 최근에 쓴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는 저의 모든 생각, 연구 및 연구동기 등 여러가지 하고 싶었던 이야기,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등을 다 넣은 책입니다."

- 그간 몇 번의 전시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이번 에너지전환갤러리 내일에서의 전시회를 하시게 된 소감은요?
"에너지전환갤러리 내일에서 첫 전시회를 하게 되어 우선 영광스러워요.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한 맹꽁이를 주제로 한 양서파충류 사진전은 대덕에너지카페 갤러리 내일의 취지와도 잘 맞는 전시가 아닌가 생각을 해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지금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기후변화의 위기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요즘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올 수는 없지만, 오신 분들이 기후변화의 위기를 많이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갤러리 내일의 첫 전시가 양서류 사진전이잖아요. 그만큼 기후위기로 인해 양서류들 생존에도 문제가 많다는 뜻이 아닐까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양서류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는 뉴스들도 봤는데, 실제 조사를 해보시니 어떠셨나요?
"이야기한 대로, 기후변화의 위기는 정말 가까이 와 있습니다. 우선 대전의 허파라고 불리는 곳이 월평공원인데 이곳의 양서파충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최근 5년간 보더라도 특히 북방산개구리를 보면 산란시기가 계속 빨라지고 있어요. 보통 북방산개구리는 3월초 경칩을 중심으로 알을 낳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1월 말에 알을 낳았어요. 북방산개구리 알의 산란일이 빨라지고 있는 거죠. 이런 것들을 보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후위기와 양서파충류에 대한 연관성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양서류가 기후위기를 판정하는 어떤 지표종이 된다는 것을 잘 아시지요? 양서류는 글자 그대로 공기 중에도 살고 흙에서도 살고 물에서도 살고 하니까, 그중 하나라도 오염되면 양서류는 살기가 어려워지니까 어떻게 보면 기후위기에서 가장 취약한 지표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양서류가 기후위기 가장 중요한 지표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양서류들은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피부에 미세먼지가 들어갈 수 있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양서류들은 물에 알을 낳는데 물이 오염되면 여러 가지 기형이나 알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 땅은 땅속에 오염물질이나 중금속으로 겨울잠을 잘 때 문제를 일으킬 수 도 있어, 결국은 공기 물 흙이 모두 중요하다 볼 수 있겠습니다."

- 이 카페가 위치한 대덕구에도 양서류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지요?
"대전 대덕구는 갑천과 금강이 흐르고 대청호가 있으며 산이 많은 생태도시입니다. 이번 전시 주제인 맹꽁이가 대전에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대덕구예요. 갑천과 금강이 만나는 대덕구 문평동은 대전 최대 맹꽁이 서식지 입니다. 과거에 4대강 개발 사업 당시 최대 서식지가 발견되었는데 서식지에 자전거도로와 같은 개발계획이 있다가 멸종위기종 맹꽁이 때문에 완전히 차단됐고 온전하게 맹꽁이가 보존되어 있는 공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평동 옆의 석봉동, 금강변에 살고 있는 맹꽁이는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곳은 서식지 중간에 사람들이 다니는 대전둘레산길이 있고, 웅덩이가 없어서 산란이 어렵습니다. 문평동 맹꽁이나 석봉동 맹꽁이는 다같은 보호종이니 보호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푸른 공기, 맑은 물, 깨끗한 흙... 이것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전시를 보고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사라지고 있는 맹꽁이들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면 좋겠어요. 첫번째, 대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이 필요해요. 제 자랑 같은데 저는 차가 없거든요. 몇 년 전부터 폐차하고 대중교통으로 전국을 다니고 있고, 지도앱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서 이걸 이용해 불편함 없이 전국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미세먼지를 경감하는 큰 일이 되겠습니다.

두번째는 집에서 설거지나 샤워할 때 화학제품을 적게 사용하는 것, 세번째는 토양이 좋아야지 우리의 먹거리도 좋아지는 거 아니겠어요? 제초제 사용을 줄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덕에너지카페잖아요. 마을주민들이 자주 찾아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가면서 기후변화지표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요. 아는 것으로 만 끝이 아니라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져 우리가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구별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덕에너지카페 입구에서 문광연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맹꽁이 친구 문광연 작가 대덕에너지카페 입구에서 문광연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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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날 50주년 기념전으로 진행되는 이번전시는 4월 22일(수)부터 5월 2일(토)까지 대덕에너지카페에서 진행된다. 한국에너지공단, 대덕구,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주최하는 전시로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을 위해 기획됐다. 곧 시작되는 연휴에 대덕에너지카페를 찾아 맹꽁이가 주는 작은 울림을 느껴보고 지구를 살리는 행동에 동참해 보면 어떨까.

태그:#대덕에너지카페, #기후변화생물지표종, #맹꽁이, #문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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