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문자 보내기부터 차근차근 이어나가는 교육에 어느새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의 신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교육이 거듭될수록 어르신들에게 궁금증이 더 많이 생긴다. 덕분에 필자도 함께 공부를 하게 된 것.
 문자 보내기부터 차근차근 이어나가는 교육에 어느새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의 신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교육이 거듭될수록 어르신들에게 궁금증이 더 많이 생긴다. 덕분에 필자도 함께 공부를 하게 된 것.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선생님 이것 좀 보세유~~~"
"우리 손녀가 할머니 너무 이쁘데유~~~"


한 어르신이 필자를 보자마자 자랑을 한다.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필자는 홍성의 시골 마을 회관에서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했다.

어느 시골 마을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보다 교육생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다. 불과 4, 5년전만해도 어르신들 대부분이 폴더폰을 사용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이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대중화됐다.

그래서일까. 부쩍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교육이 느는 추세다. 강의 첫날 스마트폰에 대한 설명하자 어르신들의 집중도가 높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서너 살 먹은 손자들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여주면 금방하게 된다'는 말로 어르신들을 응원했다.

문자 보내기부터 차근차근 이어나가는 교육에 어느새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의 신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교육이 거듭될수록 어르신들에게 궁금증이 더 많이 생긴다. 덕분에 필자도 함께 공부를 하게 된 것.

어느 날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포토샵 수정에 대해 수업했다. 자신의 모습에 고양이 수염, 선글라스, 토끼 모습 등 어르신들이 보정 작업을 거치면서 마을회관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은 연신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에게 자신의 모습을 전송하기 바쁘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모습에 고양이 수염, 선그라스, 토끼 모습 등 보정 작업을 거치고, 완성된 사진을 보며 마을회관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선그라스 쓴 모습으로 편집된 사진)
 어르신들은 자신의 모습에 고양이 수염, 선그라스, 토끼 모습 등 보정 작업을 거치고, 완성된 사진을 보며 마을회관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선그라스 쓴 모습으로 편집된 사진)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이같은 수업이 이어지고 다음 날 한 어르신은 필자에게 "어제 며느리에게 선생님께 수업받은 대로 사진을 멋있게 꾸며서 전송했는데 큰일 났다"며 "며느리가 손녀 사진을 잔뜩 보내주면서 동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서 하소연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동영상 만들기 수업이 이어지고, 어르신들 모두 지금까지 수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집중했다.

교육 후 만들어진 음악을 추가한 동영상에 음악을 추가한 어르신들은 여러 곳에 동영상을 보내기 바쁘다.

교육 중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어느 날 이 마을 이장님은 문상 중 벨소리가 울려 당황했던 일을 이야기했다.

이때 간단하게 무음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 친구에게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이같은 스마트폰 교육 수업이 끝나고 많은 어르신은 필자에게 고마워했다.

"선생님 정말 좋은 수업 받았슈~~~"
"다음에 또 새로운 거 알려주세유~~~"


하지만, 오히려 감사한 것은 필자다. 필자는 어르신들에게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순수함을 배웠다.

교육이 끝나고 4일이 지난 지금도 많은 어르신이 카카오톡을 통해 문자와 사진 그리고 영상을 보내온다.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 방법 가르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웃음 잃지 않으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들과 소통의 즐거움이 있던 10일간의 '스마트폰 교육'이 필자에게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으로, 이게 사는 세상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태그:#어르신스마트폰교육, #동영상만들기, #소중한경험, #사는세상이야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