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자 30여 명의 청소년과 대학생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였다. 이들은 왼손에는 'NO 아베 끝까지 간다' 피켓을, 오른손에는 'LED촛불'을 들고 삼삼오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앉았다.
8일 오후 7시 30분부터 일본대사관 앞에서 청소년과 대학생이 모여 '우리가 일본대사관 앞으로 향하는 이유'라는 이름의 '시민촛불발언대'를 열었다. 이들은 각각 '청소년 겨레하나' '대학생 겨레하나'라는 역사를 공부하는 연합 동아리에서 만나 집회를 조직했다. 시간이 되자 청소년과 대학생이 아닌 성인들도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이들의 발언을 경청했다.
입시공부보다 중요한 것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입시 공부를 하는 것보다 현실을 잘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서 환호를 받았다. 이 참가자는 "일본이 당장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한 청소년은 "우리는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한국 국민으로서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대학생은 "주변 사람들을 만나서 강제동원 문제를 알리기 위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말문이 막히기도 한다"면서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제징용 사죄배상가'라는 노래를 만들어 일본대사관 앞에서 불렀다. 4절로 이뤄진 노래의 후렴구는 "하라 하라 사죄를 하라/찾자 찾자 명예를 찾자/전범국가 역사왜곡 끝날 때까지/소리 높여 노래 부르세" 등 쉬운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한 번 따라 부르더니 바로 4절까지 이어 불렀다.
또 이날 집회에서 청소년들은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집회는 전반적으로 노래와 춤으로 이루어져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그러면서도 집회 참가자들은 "파렴치한 경제보복 온국민이 분노한다"거나 "적반하장 경제보복 아베정권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칠 때는 진지한 모습으로 임했다.
서울 시민 박은주씨는 마이크를 잡더니 이들 청소년과 대학생을 보고 "규탄을 해야 되는데 오늘 너무 풋풋한 기분"이라면서 "젊은이들이 발언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니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하면서 미소 지었다.
집회를 진행하던 중 자신의 아버지가 강제동원 돼 희생당했다고 주장하는 유가족이 나와 한동안 피해 사실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이들은 '2019 청소년 대학생 자주 선언'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일본대사관 앞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이들은 일본대사관 앞을 돌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지나가는 시민여러분 반갑습니다. 저희는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일본대사관 주변을 행진하고 있습니다. 행진에 동참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참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