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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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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주한 대사관을 통해 자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지 하루만에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오히려 한국 조종사의 위협비행을 문제 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아 한러 간에 진실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24일 자국 군용기의 독도 상공 침범과 관련, 한국 공군 조종사들이 러시아 조종사들과 교신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자국 군용기의 안전을 위협했다면서 한국 공군의 유사비행이 반복되면 대응 조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날 국방부로 초치된 러시아 차석 무관이 정책기획관을 만나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걸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러시아 차석 무관의 발언은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영공 침범 사실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우리 공군이 잘못했다는 러시아 주장에 대해 한국 정부는 당시 조종사 교신 음성 내용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침범 레이더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가 이날 한국 정부에 보내온 전문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수석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전문에서 '2019년 7월 23일 러시아 항공우주군 소속 두 대의 전략 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가 계획된 비행을 수행했는데 한국 F-16 전투기 2대가 러시아 공군기들에 근접해 러시아 공군기 1대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등 비전문적 비행을 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 '한국 조종사들은 러시아 조종사들과의 교신에 나서지 않았고, 경고 비행을 하지도 않았다'라고 주장하면서 'F-16 전투기들은 플레어 발사 후 자국 영해 방향으로 멀어져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영공 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기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독도로부터 25㎞ 이상 떨어진 상공에서 계획된 항로를 벗어나지 않고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전문에서 '이번 훈련 과정에서 러시아 공군기들은 엄격하게 국제법 규정에 따라 비행했다'며 '한국 공군 측의 유사한 비행이 반복되면 대응 조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수석은 "우리는 조종사 교신 음성 내용을 확보하고 있으며, 플레어 발사 사진, 레이더 영상도 확보하고 있다"며 "경고 사격 통제 음성도 확보하고 있다, 이 음성은 '무엇을 하겠다', '무엇이 끝났다'라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또 윤 수석은 "우리 공군은 비상 주파수 교신을 시도했다"며 "비상 주파수 교신이란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다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국제적인 주파수 하나로 통일한다고 한다. 그래서 서로가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같은 주파수를 이용해 통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이 교신 내용은 '(한국 영공에서) 나가라'라는 우리 음성이 담겼고 이에 대한 러시아 음성이 없었다는 게 저희가 확보한 자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자료를 열람시켜 우리의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입증시킬 테니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는 게 우리의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A-50 조기경보기.
▲ A-50 조기경보기 A-50 조기경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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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건과 관련, 25일 러시아 측과 국장급 실무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어제(23일) 러시아가 무관을 통해 우리 측이 갖고 있는 자료를 공식 요청했기 때문에 실무협의를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열리는 실무협의에는 국방부 국장급 당국자와 주한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협의에서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관련 자료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23일 러시아 군용기(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KF-16 전투기에서 발사한 '플레어' 사진과 레이더 영상, 전투기 조종사의 경고사격 음성기록 등의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영공 침범, #A-50,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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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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