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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열린 새단장 기념 프레스투어 참석자들이 새문안극장등 마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는 마을을 '근현대 100년, 기억의 보관소'콘셉트의 역사문화시설로 새단장해 운영한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열린 새단장 기념 프레스투어 참석자들이 새문안극장등 마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는 마을을 "근현대 100년, 기억의 보관소"콘셉트의 역사문화시설로 새단장해 운영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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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서대문역에서 강북삼성병원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경희궁에 도착하기 전에 만나는 마름모꼴 모양의 땅(9770㎡, 약 2960평)이 있다. 

1422년에 조성됐다가 1915년 3월 일제의 도로 정비를 위해 철거된 '새문'(돈의문 또는 서대문으로도 불림)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새문안골' 또는 '새문안 동네'로 불렸던 지역이다. 

인근에 강북삼성병원·경향신문 사옥 같은 고층 건물이 들어선 후에도 골목 식당 집결지로 인기를 누렸던 이곳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2014년 서울시가 인근 교남동에 고층 아파트(경희궁자이) 건설을 허용해주는 대가로 공원 터로 기부채납됐지만, 이듬해 서울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편입되면서 '돈의문 박물관마을'(아래 박물관마을, http://dmvillage.info)로 재탄생하게 됐다. 

박물관 마을은 2017년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 뒤 일반인들에게 공개됐지만, 시민들의 이목을 끌 만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지는 못했다.
 
서울 종로구의 돈의문박물관마을 전경
 서울 종로구의 돈의문박물관마을 전경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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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부터 '근현대 100년의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기억의 보관소'라는 콘셉트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를 위해 기존 가옥 63채 중 40채를 유지·보수하고 일부 가옥을 허문 자리에는 넓은 마당을 만들었다. 

박물관마을은 ▲ 새문안골의 역사와 아날로그 세대의 감성이 살아있는 '마을전시관'(16개동) ▲ 한옥에서 서예와 자수, 통기타 등을 배워보는 '체험교육관'(9개동) ▲ 마을 콘셉트에 맞는 입주작가의 전시와 워크숍이 열리는 '마을창작소'(9개동)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박물관마을에만 특화된 공간은 16개동에 이르는 마을 전시관이다. 20세기 초 주한 외국인들의 사교 클럽·독립운동가의 집부터 1960~80년대 서울의 모습을 구현한 사진관과 극장·만화방·이발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형태는 박물관이지만 내용상으로는 6080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다. 

새문안극장은 1층 한국영화사 전시 공간과 2층 상영관으로 나뉜다. 2층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 '칠수와 만수' 등 한국 영화와 '달려라 하니' '아기공룡 둘리'등의 만화영화를 상영하며 영사기가 아닌 빔프로젝터로 보여준다.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내의 새문안극장에서는 매일 4차례 한국 영화와 만화영화를 상영한다. 사진은 빔프로젝터로 상영하는 영화의 한 장면.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내의 새문안극장에서는 매일 4차례 한국 영화와 만화영화를 상영한다. 사진은 빔프로젝터로 상영하는 영화의 한 장면.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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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문구락부'는 20세기 초 한국에 살았던 외국인들과 개화파 인사들의 파티·스포츠·문화교류가 이뤄졌던 공간을 재현한 곳이다. 프랑스인 부래상(富來祥·Plaisant)과 미국인 윌리엄 테일러(W. Taylor) 등 새문안골에 살았던 외국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돈의문콤퓨타게임장·새문안만화방·생활사전시관·서대문사진관·삼거리이용원 등은 1960~198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새문안만화방은 '1300여 권의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고 소개했지만,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책들은 대부분 1990년대 이후에 발행된 판본으로 아쉬운 점이 남는다. 

서울시는 도슨트(박물관·미술관 등에서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를 별도로 고용해 매일 2차례 마을 투어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박물관마을의 새 단장 이후 첫 주말이 되는 6~7일에는 통기타 등 각종 음악공연과 추억의 골목 놀이 이벤트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열며 시민들의 관람을 유도할 방침이다(운영 시간은 화~일요일 10시~19시, 입장료 없음). 

박물관 마을에는 지금까지 약 300억 원의 예산이 투여됐고, 연간 운영 예산만 25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중장년층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퍼질 것이다. 다만, 하나의 문화유산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진득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그:#박물관마을, #새문안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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