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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명망가들 위주로 휴먼북(사람책)을 모신 적이 있었는데 제가 1년 동안 마을에 나가 주민들을 직접 만나 보니 휴먼라이브러리 내용은 아주 좋은데 쉽게 다가설 수 있는 휴먼북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마디로 휴먼북의 문턱을 낮춰 달라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신규 휴먼북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그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습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임미경 관장의 말이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 개막식이 있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관장 임미경) 개관 7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지난 2년간 열람을 했거나 신규등록된 휴먼북 47명을 소개하는 자리로 '공감은 별책부록'이라는 주제로 전시장이 꾸며졌다.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전시중인 사람책(휴먼북) 47명 전시
▲ 사람책(휴먼북) 전시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전시중인 사람책(휴먼북) 47명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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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책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
▲ 사람책 전시 사람책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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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북이 뭐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휴먼북이란 '사람책'이다. 흔히 도서관에 가면 '종이책'을 빌려 보지만 노원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사람책'을 신청하여 그 책(?)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사람책 도서관'으로 2012년 3월 21일 전국 최초로 개관했다.

휴먼북(사람책) 도서관의 태동은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베겔이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페스티벌에서 창안한 것으로 유럽에서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개념의 도서관이다.

어제 개막식에서 김근 노원교육복지재단 이사장은 "체험과 경험을 가진 세대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대화로서 공유하는 일은 미래시대에 더욱 필요한 일이다. 휴먼북이야말로 사람과 소통이 부족한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소통의 통로이며 노원휴먼라이브러리가 그 구심점이 되어 휴먼북 확산에 힘썼으면 한다"고 했다.
 
노원구청장과 임미경 노원휴먼라이브러리관장 등이 개막식 테잎을 자르고 있다
▲ 개막식 테잎 자르기  노원구청장과 임미경 노원휴먼라이브러리관장 등이 개막식 테잎을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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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양시모 노원구 구립도서관 총괄관장은 "사람책이 되어 봉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여백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인생 이모작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람책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인생 이모작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다." 라고 했다.

개관 7년 만에 현재 771명의 사람책을 확보하고 있는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우리나라 휴먼라이브러리를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다. 정연희(상계동, 52살)씨는 한껏 사람책도서관을 자랑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노원구의 자랑입니다. 제 친구는 다른 지역에 살지만 종종 이곳에 와서 다양한 사람책을 신청하여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배명숙 사람책과 대화를 통해 '성장을 돕는 코칭, 새로운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다'라는 주제로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수많은 분야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힌 사람책들과의 대화를 한 달에 1번 정도 갖고 있습니다. 종이책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동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책 이윤옥 시인
▲ 이윤옥 시인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책 이윤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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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슬기 사람책
▲ 김슬기 사람책 법조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슬기 사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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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로 참여하고 있는 김진동 사람책
▲ 김진동 사람책 변호사로 참여하고 있는 김진동 사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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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에디터로 활햑하고 있는 권선근 사람책
▲ 권선근 사람책 콘텐츠 에디터로 활햑하고 있는 권선근 사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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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 사다 꽂으면 그만이지만 '사람책'을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습니다. 사람책과 사람책을 열람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잘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발로 뛰면서 이 두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한 시간을 내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책(휴먼북)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이루 말 할 수 없지요."

임미경 관장의 말을 들으니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졌다. 열심히 뛰는 사람이 있어 국내 최초의 휴먼라이브러리가 7년의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이러한 성장을 이룬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자도 2012년 첫 개관 때 사람책으로 등록하여 몇몇 독자에게 열람된 적이 있다. 그러나 늘 열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원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열람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항상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행사 등을 알려와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사람책으로서의 수명이 다했나 싶다가도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노원휴먼북라이브러리의 운영의 묘미인 것 같다.
 
발로 뛰는 임미경 노원휴먼라이브러리관장이 환한 미소로 이날 행사를 소개해주었다
▲ 임미경 노원휴먼라이브러리관장 발로 뛰는 임미경 노원휴먼라이브러리관장이 환한 미소로 이날 행사를 소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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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심리연구소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배명숙 사람책
▲ 배명숙 사람책 마중물심리연구소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배명숙 사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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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노원휴먼라이브러리 개관 7주년 행사인 '공감은 별책부록'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노원구청과 노원정보도서관 1층에서 열린다. 삶의 현장에서 느끼고 축적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책'을 소개하는 전시를 보러 노원구청(노원정보도서관에서도 진행 중)으로 떠나볼까? 살랑대는 봄바람 맞으며 도서관에서 기다리고 있을 사람책을 만나러 나서는 발걸음은 겨우내 무겁고 칙칙한 옷을 바꿔 입는 것처럼 신선했다.

*휴먼북스토리전시회: 서울 노원구청 1층 로비, 노원정보도서관 다인정담 1층 로비
*전시기간: 3월 18일부터 3월 23일(토),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 : 02-950-0041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노원휴먼라이브러리, #사람책, #휴먼북, #사람책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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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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