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사진보기
▲ 김재성 원장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
ⓒ 김영의	관련사진보기

"아이들이 어릴 적에 '아빠는 남을 위해 봉사한 적이 있어요?'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그럼 봉사한 적 있지' 대답하고 싶어 봉사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느새 이만큼 왔네요."

'지역사회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나누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은 어느새 20여 년을 훌쩍 넘었다. "나도 이렇게 오래 봉사를 할 줄은 몰랐다"며 환하게 웃는 김재성치과 김재성 원장을 지난 9월 30일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 무료진료소에서 만났다.

김 원장은 지난 2010년부터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20여 년 가까이 해오셨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대학교 졸업 후 전혀 연고가 없는 의정부에서 개업하게 됐다. '지역주민과 어떻게 하면 친해질까?' 고민하던 중 평소 자주 모임을 하던 의사, 변호사, 지역봉사단체 관계자 등과 '21세기 장학위원회'를 만들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들을 학교에서 추천받아 졸업할 때까지 매달 10~20만 원의 장학금을 주었다. 이때가 개원 후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21세기 장학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이후 고아원과 보육원, 양로원, 요양원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21세기 장학위원회를 통해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어른이 되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고 약속하는 편지를 받을 때 보람을 느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사람은 1999년에 지원받았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생활보호대상자로 생활하던 중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게 됐다. 그 학생이 2016년 11월 병원에 찾아왔다. 당시는 어렵게 살았지만 현재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결혼해서 자식까지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잘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가족과 함께 찾아왔다고 했을 때 오히려 감사했고 가슴이 뭉클했다.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 치과 무료진료소 초창기 때 꾸준히 봉사해준 신한대학교 치위생과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했는데도 한동안 계속 봉사에 참여해주었다. 그 학생들과 봉사동아리 윤미숙 교수님도 기억에 남는다."

-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 무료진료는 언제부터 하게 됐는지, 또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면 말해달라.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는 2007년 7월 개소 후 현재까지 내과 외과 한방 약국 등 지역 의료단체들의 도움으로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가정을 위한 무료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치과는 고가의 장비, 비용, 장소, 봉사인력 등의 문제로 설치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의정부시 치과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던 2010년 3월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아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 내에 치과 무료진료소 개설해 그때부터 봉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중고의 의료장비를 기증받아 운영했는데 고장이 잦고 보기도 좋지 않았다. 이후 여러 업체로부터 고가의 치과기자재를 지원받아 완전히 새것으로 교체하여 좋은 의료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여건을 개선했다. 무료로 진료를 받는 곳이라 하더라도 좋은 시설과 깨끗한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편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 무료진료소는 2007년 7월 개소 후 매월 의정부 지역 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신한대 치위생과, 봉사동아리 학생의 자원봉사로 이뤄지고 있다. 치과진료는 개설 이후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게 조사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재성 원장은 무료 치과 진료소 개설 및 무료진료를 하는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대외적으로 치과의사의 위상을 크게 향상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경기도 치과의사회로부터 제4회 '올해의 치과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