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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황금들판 너머로 멀리 개성의 송악산이 보입니다. ⓒ 이안수

#1 
  
저는 단속적으로 계절을 인식하게 됩니다.

자유로변 너른 들이 오직 오리와 기러기 떼들만 가득할 때,
그때는 겨울입니다.

그 논에 물이 그득하고 수면을 반사한 빛이 눈 부실 때,
그때는 봄입니다.

초록으로 완전히 뒤덮인 채 적막 속에서 에너지가 뿜어 나올 때,
그때는 여름입니다.

사흘 전에 대면한 오금리 들판은 멀리 개성 송악산의 검은 바위를 배경으로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달력을 보지 않아도 곧 추석임을 알겠습니다.
 
깊어진 헤이리의 하늘 ⓒ 이안수
 
#2
 
햇살 좋은 어제 헤이리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았습니다.
 
더위로 아우성 치던 시간이 그제 갔습니다만
헤이리의 풍경에 한발 다가가 허리 굽혀보면
곳곳에 가을이 당도해 있습니다.
 
메뚜기는 어느새 몸집을 키웠고
연인의 잡은 손에는 더욱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밤송이는 토실토실해졌고
담쟁이덩굴은 잎을 붉혔습니다.
 
정신 놓고 사는 제게 자연은 이렇듯 빛깔로 시간을 일깨웁니다.
 
이 준엄한 세월.... 가장 무서운 것도, 가장 고마운 것도 시간인 듯싶습니다.
 
'심쿵'한 풍경 앞에서 나는 무엇을 수확할 수 있을지 고민도 다급해졌습니다.
 
ⓒ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가을 , #파주, #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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