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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세대 이월이 꼭 필요하다. 선배 세대와의 영광스러운 경쟁을 기꺼이 하겠다." 최근 당권도전을 선언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던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의 무대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불씨를 당긴 것은 친문 좌장 이해찬 의원(7선, 세종)의 지난 20일 등판이다.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대교체론'이 바로 그것이다.

"민주당 4세대 운동을 위한 세대전환 필요"

"세대 이월이 꼭 필요하다. 선배 세대와의 영광스러운 경쟁을 기꺼이 하겠다."

세대교체론의 본 예고편은 이 의원의 출마 전날 최재성 의원(4선, 서울 송파을)의 출마 현장에서 나왔다. 그의 주장을 '나이경쟁'으로 구도화한 해석도 뒤따랐다. 이 의원 또한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혁신은 철학과 정책으로 하는 것이지 나이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꼭 나이가 많기 때문에 세대교체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정치 문화와 정당 정치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새 정치문화가 윗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지난 23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대교체론의 속 의미를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의 '멈춘 혁신'과 맞닿아 있었다. 정권 창출과 별개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계파 갈등 등으로 완수하지 못한 시스템 정당으로의 변화를 이어 진행하려면 세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전환의 윤활유는 '불가역적 시스템 공천'이었다.

"이해찬 전 총리가 나왔으니 다 끝났다? 이 자체가 옛날 감각이라고 본다."

이 의원의 압도적 승세를 예측하는 당 안팎의 일부 시각에는 정당 환경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옛날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해석법으로 보면야 올킬"이지만, 당원, 지지자들의 생각과 정당 환경 자체가 만만치 않게 변해 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의원의 등장으로 "후보 모두가 호랑이가 됐다"고 말했다. 잠잠했던 전당대회의 판을 "한 등급 올려놓는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무조건 누구다'라는 것은 무지하고 후진적인 선거다. 이번 전당대회는 의미도 있고 뜨겁기도 한 전당대회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관련 기사 : 호랑이 출마하자 '멘붕'...이해찬은 왜 출마를 선택했나)

최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날이었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믿기지가 않는다. 고인은 평소 진보정치에 매진하고 늘 열심히셨다. 명복을 빌고 유족들께 위로를 드리는 것이 다 일 것 같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아래는 최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해찬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 아니다"
최재성 "이해찬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 아니다" 최근 당권도전을 선언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비교적 출마가 늦은 편이다. 고민이 깊어진 이유가 있나.
"내가 출마하는 것이 적합한지 많이 생각했다. 전해철 의원과 이전에도 이야기했듯, 혁신과 세대 문제, 당청 관계, 그에 따른 리더십 등이 화두가 되는 좋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게 키워드가 됐다. 이 세 측면에서 전 의원과 비슷한 생각이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는 통상 단일화와는 다르다. 전략적 측면은 아니기 때문이다."

- 역시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 의원 또한 전해철 의원 이야기를 했다. 김 의원과의 단일화 여지는 남아 있나.
"애당초 단일화라는 말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고 얘기했다. 비슷하거나 같은 점이 있으면 둘 다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단일화 여지는) 없다. 이번 선거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래서 내가 해당 되는가. 그러면 나가는 것이다. 민주당의 2004년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이야기했다. 그 안에 세대 문제가 있다. 이번만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당 혁신 문제를 제기했다. 정당발전위원장을 하면서 혁신안도 만들었다. 세대, 당청, 리더십 문제. 이제 모든 후보들이 이 세 혁신을 이야기한다. 김진표, 이해찬 의원과 저는 각각 세 의미에서 다른 점이 있다. 그럼 경쟁하는 거다."

- 이 의원의 출마, 어떻게 보나. 출마 전 '선배세대와의 영광스러운 경쟁'을 강조했는데, 출마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나.
"그렇지는 않았다. 출마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의) 출마 무렵에 했다. 우선 지금 전당대회는 계파 전쟁이 아니다. (세력 경쟁을 했던) 이전 전당대회와 다르다. 또 이해찬 후보님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호출당할 수밖에 없다'는 분명한 생각이 잡히지 않아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저는 나오실 수 있겠다는 생각을 출마 선언 직전 좀 했다."

- 당내 한 중진의원은 이 의원을 '호랑이'로 비유하며 나머지 후보들이 "다 잡아먹힐 것"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이런 '이해찬 압승' 판세, 어떻게 보나.
"이제 우리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그 정도의 구도, 과거 방식에 그대로 빨려가지 않는다. 그게 다 옛날 생각이다. 이 의원은 정말 능력 있고 검증된 거물 정치인이다. 다만 '이 총리가 나오니 다 끝났다'는 자체는 옛날 감각이라고 본다. 그 사이 당원들은 진화됐다. 정치 문화와 정당 환경이 바뀌었다. 과거 해석법으로 보면 그냥 '올킬'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는) 새로운 정치 문화와 그 흐름이 관통하고 있다. 당연한 것인데, (흐름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눈에 띈 대목은 '세대교체' 선언이다. 이 의원은 출마 당시 관련 의제에 '내가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라고 답하더라. "선배 세대와의 경쟁"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나.
"나이 많은 분도 이야기하고 나이 적은 사람도 이야기한다. 생물학적 나이 때문에 세대 교체하냐, 생각이 중요하다고. 서로 그렇게 말한다(웃음). 정치 문화와 정당 정치에 대한 생각 차이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새 문화, 새로운 정치가 윗세대들의 그것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이를 바꿔야한다는 이야기다."

당 위기 돌파, 선결 조건은 '공천'
최재성 "(이해찬 의원의 등장으로) 후보 모두가 호랑이가 됐다" 최근 당권도전을 선언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왜 세대교체인가?
"민주당은 이제 4세대 정당운동을 해야 한다. (1세대 정당인) 1987년 이전까지는 제왕적 총재가 이끄는 정당으로 정상 시스템으로 보기 어려웠다. 독재와 권위주의에 맞서다보니 그랬다. 그 후 2세대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하기 전까지는 억눌렀던 민주적 요구가 분출해 한국 사회가 크게 변화하는 시기다. 당도 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지금의 원내대표인) 원내총무도 직선하고 정당 내 구조 개편도 일어났다. 2002년, 국민참여경선을 선보이며 혁신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권 재창출을 성공시켰다.

2002년부터 다시 정권을 잡기 전인 2015~2016년까지가 3세대 정당이다. 이 시기, 디지털 융합문명으로 한국 사회가 급속하게 이동했다. 그러나 이때 계파 싸움에 흔들리느라 디지털 정당으로 가기 위한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당시 문재인 대표 시절 이 문명에 맞는 시스템 정당을 위한 시도를 쫙 했다.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진행 과제로 남았다. 그 과제가 4세대 정당 운동으로 이월된 것이다. 이 시점에 2004년 열린우리당 체제와 문화가 함께 남아 있다. 이를 크게 넘는 것이 4세대 정당운동이다."

-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다. 경제지표까지 악화돼 여론도 이전만큼 우호적이지 않다.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맞닥뜨릴 상황인데, 돌파구가 있나.
"위기는 수습하는 것이다. 그 이전에, 그 요인을 처방하고 해결해야한다. 그래야 위기를 넘을 디딤돌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그게 바로 공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어렵다고 하는데, 공천 싸움한다? 국민은 당을 버린다. 전당대회 이후 불확실한 공천으로 의심하고 싸우게 되면, 아무리 중요한 문제가 있더라도 내부 갈등이 더 크게 일어난다. 공천 문제는 선결 요건이다."

-시스템 공천을 공약하며 '불가역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러나 선거철만 되면 늘 흔들리는 것이 또 공천 원칙이다.
"예외가 없었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분당되거나 심하게 싸우거나 둘 중 하나였다. 공천으로 갈등하면 집권당은 망한다. 지방선거 전까지 국회의원이 심판이고 감독이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선수다. 공천으로 싸우고 갈등하는데 경제 처방 내놓는다고 국민들이 박수치겠나.

방법은 이미 정당발전위원회 혁신안에 다 있다. 개정 통로는 열어두되, 대표나 지도부가 맘대로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전 당원과 전 대의원 투표로 결정케하면, 시스템을 개정하기 어렵게 된다. 인위적이고 자의적인 (공천 개정) 남용을 막자는 것이다. 지금은 '달리 결정할 수 있다'라고 돼있다. 정상적인 의결을 거치지 않고 세칙으로 (지도부 뜻대로) 결정하는 것이다."

-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고자 결심한 계기를 듣고 싶다. 멀리 전당대회 출마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었는지 궁금하다.
"나는 자리를 목적과 전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시대는 이미 갔다. '저 자리를 해야겠다'고 뛰는 정치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일을 해야겠다'는 방향은 분명히 있다. 자리 목표 없이 정치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과거 정치였다면, 이제는 무엇을 해야겠다는 흐름을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자리를 정하고 하는 정치는 성공 확률도 높지 않다.

국회로 복귀해 당을 위해서 혁신과제를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은 불출마 당시부터 있었다. '정치를 안 하겠다'가 아니라,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서 나부터 내려놓겠다는 생각으로 불출마를 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집권했다. 정당 혁신과제,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그럼 당권 도전은 언제부터?) 그건 아주 최근이다. 한 곁에 전혀 생각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깊지 않았다."

최 의원은 인터뷰 다음날인 24일 당 초선의원 초청 토론회에 앞서, 일부 초선 의원들이 비판을 던진 당청관계에 대한 답을 미리 내놓기도 했다. 당청관계는 "이견이 있을 때 이해를 구하는 문제"라는 요지였다.

"대통령과 맞짱 뜨겠다, 할 말 한다는 식은 대통령도 당도 망하는 길이다.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온당치 않다. 수면 아래서 이견을 조율하지 않고 버틸 수는 없다. 이견이 있을 때 이해를 구해야 하는 문제다. 항상 이견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좁혀본 경험적 증거를 가진 사람이 중요하다. 대통령과 이를 잘 해봤던 경험이 있으면 좋지 않겠나. (당권 주자 중) 인사와 정무만 가지고 과거 청와대와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 있고, 정책만으로 보조했던 분도 있다. 저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나눠봤기 때문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최재성#이해찬#김진표#더불어민주당#전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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