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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묵은지, 돼지고기 수육, 홍어의 행복한 만남 홍어삼합이다.
 배추 묵은지, 돼지고기 수육, 홍어의 행복한 만남 홍어삼합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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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삼합이다. 배추 묵은지, 돼지고기 수육, 홍어의 행복한 만남이다. 즐거운 술상에 술맛 거드는 안줏거리로 홍어삼합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인과 만남에서 술안주로 선택한 메뉴다.

여수 둔덕동 한적한 곳이다. 도심의 빌딩 숲을 벗어났나 싶었는데 바로 곁에 아파트 숲이 보인다. 시골 마을과 도심이 공존하는 곳이다. ○○상회라는 빛바랜 입간판이 인상적이다.

실내로 들어서자 가게 선반에는 라면과 과자 등 주전부리가 잔뜩 진열되어 있다. 도심 근처에서 만난 시골 상회가 잠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일깨워준다.

가게 선반에는 라면과 과자 등 주전부리가 잔뜩 진열되어 있다.
 가게 선반에는 라면과 과자 등 주전부리가 잔뜩 진열되어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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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00상회 메뉴다.
 여수 00상회 메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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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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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쪽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왁자하니 잔칫집 분위기다.

남도의 잔칫상에 약방의 감초처럼 꼭 등장하는 게 홍어삼합이다. 이 집의 인기메뉴 역시 홍어삼합이다. 둘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홍어 소(小) 가격은 15000원이다. 손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주는 선술집이다. 주당들이 이곳 모르면 손해라고 할 정도로 착하고 멋진 곳이다. 

홍어의 주산지는 신안군 흑산도다. 하지만 전라도 땅에 오면 이렇듯 어느 지역에서나 홍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홍어는 삭혀 먹어야 톡 쏘는 오묘한 맛이 살아난다. 그러나 뭍에서 삭혀 먹는 것과는 달리 흑산도에서는 싱싱한 홍어를 더 즐겨 먹는다고 한다. 참고로 정약전이 유배 중 머물면서 어민들의 도움을 받아 <자산어보>를 집필한 곳이 흑산도다.

15000원의 착한 홍어삼합이다.
 15000원의 착한 홍어삼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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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이 깃든 홍어삼합 상차림이다.
 남도의 맛이 깃든 홍어삼합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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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잔칫집에서 인기 메뉴인 홍어는 옛날에도 귀한 존재였다. 귀한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그 비싸고 귀한 홍어를 많이 먹으면 주인에게 눈치가 보일까 봐 잔칫집을 찾은 손님들은 김치와 돼지고기를 함께 곁들여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눈치껏 먹던 그 맛이 너무 좋아 즐겨 찾다 보니 삼합이라는 메뉴가 생겨났다고 한다.

어쨌거나 홍어삼합은 남도의 대표 음식이다. 홍어를 처음 접한 이들은 오만상을 찌푸리게 하는 홍어의 독특한 맛과 향 때문에 쉽게 먹기가 힘들다.

이 집의 홍어는 삭힌 맛이 아니라 그냥 덤덤하다. 홍어 입문 초보자들이 먹기에 딱 좋겠다. 홍어 안주에 술은 막걸리가 좋다. 막걸리의 유기산이 홍어의 암모니아 성분을 중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여수 둔덕동의 00상회다.
 여수 둔덕동의 00상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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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홍어삼합, #남도의 참맛, #여수맛집, #맛돌이, #홍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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