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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발표했다. 사진은 1월 8일 앤드류공군기지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1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가과학기술원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발표했다. 사진은 1월 8일 앤드류공군기지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1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가과학기술원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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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남북간, 북미간 화해와 평화의 시대가 오는가.

2018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대표단 참가 및 북한예술단 파견용의 표명에서부터 촉발된 남북의 평화 화해 분위기는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케 할 정도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5월 안에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일 정도니 말이다.

먼저 이런 평화 화해 분위기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그대로 옮겨본다.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입니다. 우리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루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 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는 속에서는 북과 남이 예정된 행사들을 성과적으로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서로 마주앉아 관계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수도, 통일을 향해 곧바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의 운명과 이 땅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미국의 무모한 북침 핵전쟁 책동에 가담해 정세 격화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화답해 나서야 합니다.

이 땅에 화염을 피우며 신성한 강토를 피로 물들일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하며 미국의 핵 장비들과 침략 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걷어 치워야 합니다.

미국이 아무리 핵을 휘두르며 전쟁 도발 책동에 광분해도 이제는 우리에게 강력한 전쟁 억제력 있는 한 어쩌지 못할 것이며, 북과 남이 마음만 먹으며 능히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긴장을 완화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산불처럼 타오른 화해 분위기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뒤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보인다.
▲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 전달하고 악수하는 정의용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뒤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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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김 위원장의 화해 제스처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용의 표명 및 남북 당국 간 만남 제의를 환영하는 논평을 내고, 남북 고위급 대화를 제의하는 등 판문점 연락 채널이 10여 년 만에 재가동됐다.

이후 남북 정상 간의 분단 극복 및 화해 분위기 조성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 접촉,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대한민국 선발대 12명 방북,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 방남, 마식령 스키장 남북선수 공동훈련 등을 적극 추진케 했다.

그리하여 지난 1월에만 해도 남북 관련 뉴스는 온 국민들을 열광시키며 평화 분위기에 젖게 했다. 이러한 두 정상간의 화해 노력은 우리 민족사에 한 획으로 기록될 것이다. 

2월에 들어서자 1일부터, 북한 선수단 32명의 방남에 이어 4일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 파견 통보, 북한 예술단의 강릉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으로 전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는 북한의 김여정·김영남, 폐회식에는 김영철 등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해 남북 교류 및 화해의 분위기는 산불처럼 타올랐다.

대북특사단과 김정은 위원장 만남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안겼다. 4월 말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 등 6개항의 합의 사항을 선물로 안고 왔다. 이에 대북특사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위원장은 미국에 방문,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며 5월 안에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가을을 떠올리면 불과 몇 달 사이 한반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전쟁의 공포에서 평화 무드가 조성됐다. 8000만 겨레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세계인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 정치지도자에 드리는 읍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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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고위 정치지도자에게 몇 말씀 드린다.

첫째, 북한이 손을 내밀 때 화끈하게 잡아주시라. 피차 지난날 구원을 잊어버리고, 서로 먼저 자신들의 지난 행위를 반성·참회하면서 상대를 용서한 뒤 인류의 앞날을 내다보며 굳게 손잡고 나아가시라.

둘째, 진정한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이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싸워서 승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다. 더욱이 현대전은 각종 무기의 발달로 그 파괴의 위력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다. 피차 상처투성이, 파멸상태에서 승리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셋째, 미국은 대국다운 아량을 베푸시라. 한반도를 누가 분단시켰는가. 동양 한자말에 '결자해지'(結者解之)란 게 있다. 이는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로 분단의 원인 제공자가 해결한다는 말이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이러한 큰 아량을 베푼다면 집토끼도 잡고 산 토끼도 잡은 곧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다.

먼저 북미 간 평화협정을 맺고 장차 새로이 탄생할 한반도 새 나라에 미국이 그 산파 역할을 한다면 곧 미국은 우리 겨레뿐만 아니라 세계인들로부터 무한한 찬사와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 역사이지만 잠시 월남 사이공에서의 최후의 날을 기억해 보시라. 미국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날이 아니었나.

만일 미국이 한반도에서 '통일의 산파' 역할을 한다면, 한반도에 태어날 새 국가는 결코 반미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앞에서도 말한 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요, 한국 속담으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일거양득이다. 미국의 국익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임은 분명하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부탁한다. 우리 8000만 겨레의 소원인 화해와 분단 극복의 성업(聖業)을 이뤄주길 엎드려 호소한다.

2018년 3월 9일 강원도 산골에서 박도 올림.


태그:#북미 첫 정상회담,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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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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