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평창 한국 선수단의 막내 김하늘(16·평촌중)이 해냈다. 생애 가장 큰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개인 기록까지 경신했다.

김하늘은 프리스케이팅 121.38점(기술점수 67.03점, 구성점수 54.35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 54.33점과 합쳐 총점 175.71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에서 세운 자신의 개인 기록 173.10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2그룹이 끝난 현재 김하늘은 14위를 확보한 상태이며 1~2그룹 12명의 선수를 통틀어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선전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김하늘은 이번 평창 올림픽 한국 선수단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다. 2002년 5월생으로 평창 출전 나이 요건을 간신히 충족했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대였지만 김하늘은 가장 빛나는 연기를 펼치며 화려하게 날아 올랐다.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A급 대회 두 번 연속 개인 기록 경신

김하늘이 A급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4대륙 선수권에서 공식적으로 A급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놀라운 것은 김하늘이 4대륙 선수권과 이번 올림픽에서 연달아 개인기록을 경신했다는 것이다.

4대륙 선수권에서 당찬 연기로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쳤고 6위로 선전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어려운 프리스케이팅을 깔끔하게 해냈다. 올 시즌 김하늘은 세 번의 B급 대회를 출전했는데 그 대회는 모두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4대륙 선수권이나 평창 올림픽과는 비교하기가 어렵다.

김하늘의 기술 요소는 현재 최상위권 선수들과 견주어 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등 고난이도 점프가 모두 들어가 있다. 다만 차이는 전반부와 후반부에 점프 배치를 각각 몇 개씩 했느냐 정도일 뿐이다. 김하늘은 초반 이 점프를 모두 성공했고, 결과적으로 기술 점수만 무려 67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10위 이내 선수들이 기록하는 점수로 상당히 높은 것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선수가 긴장한 탓에 두 개의 트리플 점프에서 모두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아 개인 기록에 7점 가량 못 미치는 점수를 받으며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그것을 프리스케이팅에서 충분히 만회하며 개인 기록을 경신해 냈다. 15살의 어린 소녀가 일궈낸 쾌거였다.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하늘이란 이름 세계에 알렸다

김하늘은 지난해 9월 기자와 인터뷰에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피겨에 입문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오늘 프리스케이팅 경기장에는 피겨여왕이 방문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의 우상이 보는 앞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하늘에게는 피겨 인생에 있어 가장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기자의 기억에 김하늘은 참 작은 체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야무지면서도 말을 상당히 똑부러지게 하는 소녀로 기억에 남아있다. 만약 평창에 나간다면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김하늘은 이렇게 답했다.

"김하늘이란 선수가 '매 대회마다 열심히 하는 선수, 최선을 다하는 선수', '김하늘 하면 정말 열심히 하는 애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체구가 작아 안무나 동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더욱 크게 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던 김하늘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안무 동작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키가 작다 보니 활주나 스토르킹에 있어서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김하늘은 시원하게 은반 위를 누볐다.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피겨 여자 싱글 김하늘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김하늘이 연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결국 김하늘은 2그룹까지 경기가 끝난 현재 14위를 확보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1위였는데 무려 6계단을 끌어 올린 선전을 프리스케이팅에서 펼친 것이다. 당초 20위 이내를 기대했던 성적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다. 김하늘이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세계 피겨스케이팅에 알렸다.

김하늘은 평창 이후 국내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성장하고 있는 유영(14·과천중), 임은수(15·한강중), 김예림(15·도장중)과 경쟁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앞서 한 발 먼저 올림픽 경험을 쌓은 김하늘에게 평창은 피겨 인생에 있어 소중한 추억이자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김하늘은 오는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최다빈(18 수리고)과 함께 출전해 시즌 마무리를 장식한다.


피겨스케이팅 평창동계올림픽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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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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