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롭 포터 백악관 선임비서관(가운데)의 가정 폭력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롭 포터 백악관 선임비서관(가운데)의 가정 폭력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이 '가정 폭력' 스캔들로 쑥대밭이 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논란을 일으킨 백악관 선임비서관 롭 포터의 가정 폭력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포터 비서관이 두 차례의 결혼 생활 당시 전처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첫 부인은 최근 포터 비서관이 자신을 상습적으로 때렸다며 얼굴에 멍이 든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포터 비서관은 "악의적인 주장이며, 15년 전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두 번째 부인도 그에게 폭력을 당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법원이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버드대 출신의 포터 비서관은 켈리 비서실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각종 정책에 관여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까지 얻었다. 그러나 포터 비서관의 가정 폭력 경력이 뒤늦게 밝혀지며 결국 지난 7일 사표를 냈다.

오히려 켈리 비서실장은 폭력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포터 비서관에 대해 "정말 진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두둔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으면서 결국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켈리 비서실장은 백악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근 발생한 논란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우리 사회에서 가정 폭력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다"라고 포터 전 비서관을 비판했다.

그러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서 알게 된 포터 비서관에 대한 나의 발언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누구나 자신을 방어할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포터 비서관, 잘 되길 바란다" 덕담 논란

롭 포터 백악관 선임비서관 전 부인의 폭행 피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롭 포터 백악관 선임비서관 전 부인의 폭행 피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민주당과 여성단체, 언론은 켈리 비서실장이 포터 비서관의 과거를 알고 있으면서도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포터 비서관은 폭력 경력 때문에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완전한 기밀취급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4성 장군 출신의 켈리 비서실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시위를 옹호하고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수혜자들을 게으르다고 비난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더구나 포터 비서관에 이어 데이비드 소렌슨 연설문 담당 비서관도 전 부인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하는 등 백악관 비서관들의 가정 폭력 스캔들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궁지에 몰렸다. 

사태가 악화되자 한국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은 물론 미국 사회에서는 가정 폭력에 대한 관용이 없다"라며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미여성연합(NOW)의 토니 밴 펠트 대표는 "포터 비서관을 옹호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곧 성폭력 옹호자이자 신뢰의 배신자,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켈리 비서실장의 본성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포터 비서관에 관한 논란을 듣고 매우 놀랐다"라며 "그는 매우 훌륭한 직원이었고, 앞으로도 좋은 경력을 쌓고 잘 되기를 바란다"라고 덕담을 하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태그:#백악관, #존 켈리, #가정폭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